그러나 나의 의구심과는 상관없이 5차례의 공개 대국을 벌인 결과, 드디어 알파고의 승리로 게임은 마무리되고, ‘인간 승리’라는 호평을 받은 이세돌은 점수로는 졌지만 사람들의 마음으로는 진 것이 아닌 게 되었습니다. 감정 없는 기계와의 대국에서 승부를 겨루며 외로움을 느꼈을 이세돌에게 많은 사람들이 찬사를 보내고, 세계 최고의 바둑 고수이기에 이만한 선방을 하였다는 좋은 평을 쏟아냈습니다. 결국 알파고의 냉철한 계산능력과 예측능력을 인정하면서도 한편으로는 감정이 없는 기계의 위력에 엄청난 위협을 느꼈기 때문에 그러한 평이 가능했던 것이겠지요.
그렇다면 감정이 있는 인공지능 로봇을 만들어 이세돌과 대국을 하도록 만든다면 어떨까요. 감정을 갖고 있거나 윤리의식을 지닌 인공지능 로봇을 만든다면 어떨까에 대해 깊이 고민한 책이 바로 ‘철학, 과학 기술에 말을 걸다’라는 책입니다. 이 책은 신생 기술을 소개하면서 이러한 기술은 홀로 존재할 수 없다는 생각으로 인문학적·철학적 반성을 시도합니다. 신생 기술은 그 막대한 위력으로 우리를 혼란에 빠뜨리고 위기를 불러올지 모르므로 반드시 우리의 삶의 한 국면으로 논의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스스로 학습하고 진화하며 상황에 대처해나가는 알파고를 보면서 새로운 인공지능의 미래를 생각해보게 됩니다. 빅데이터를 통해 빠른 시간에 최상의 선택을 하는 인공지능이 사람들의 일자리를 빼앗고, 군사용 인공지능 로봇이 전투에 투입되어 사람들을 마구 죽인다면 이것은 심각한 문제이며 인류에게 큰 재앙이 될 것입니다. 게다가 영화에서 본 것처럼 인공지능 체계에 오류가 일어나 로봇이 감정을 갖고 인간에게 대항하게 된다면 그 또한 엄청난 두려움이 될 것입니다.
예경순 (사)전국독서새물결모임 진로독서연구소장(서울교대 평생교육원 강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