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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따뜻한 독서편지(676)] 이세돌과 알파고의 대결, 그 이후…철학, 과학기술에 말을 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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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따뜻한 독서편지(676)] 이세돌과 알파고의 대결, 그 이후…철학, 과학기술에 말을 걸다

지난 며칠 동안은 이세돌과 알파고의 대결 소식으로 세간이 떠들썩했습니다. 나는 바둑에 전혀 관심이 없는 터라 처음에는 ‘알파고’가 무엇인지 몰라 어리둥절하기만 했습니다. 사람 이름치고는 좀 이상하고, 그렇다고 해서 세계적인 프로바둑기사가 고등학교 학생들과 대결하는 것도 아닐 거라 생각하니 궁금증이 발동하여 급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결국 이세돌의 상대가 사람이 아니라 인공지능을 갖춘 컴퓨터 시스템이라는 점에 놀랍기도 하고, 과연 그러한 게임이 가능할까 의아하기도 하였습니다.

그러나 나의 의구심과는 상관없이 5차례의 공개 대국을 벌인 결과, 드디어 알파고의 승리로 게임은 마무리되고, ‘인간 승리’라는 호평을 받은 이세돌은 점수로는 졌지만 사람들의 마음으로는 진 것이 아닌 게 되었습니다. 감정 없는 기계와의 대국에서 승부를 겨루며 외로움을 느꼈을 이세돌에게 많은 사람들이 찬사를 보내고, 세계 최고의 바둑 고수이기에 이만한 선방을 하였다는 좋은 평을 쏟아냈습니다. 결국 알파고의 냉철한 계산능력과 예측능력을 인정하면서도 한편으로는 감정이 없는 기계의 위력에 엄청난 위협을 느꼈기 때문에 그러한 평이 가능했던 것이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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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감정이 있는 인공지능 로봇을 만들어 이세돌과 대국을 하도록 만든다면 어떨까요. 감정을 갖고 있거나 윤리의식을 지닌 인공지능 로봇을 만든다면 어떨까에 대해 깊이 고민한 책이 바로 ‘철학, 과학 기술에 말을 걸다’라는 책입니다. 이 책은 신생 기술을 소개하면서 이러한 기술은 홀로 존재할 수 없다는 생각으로 인문학적·철학적 반성을 시도합니다. 신생 기술은 그 막대한 위력으로 우리를 혼란에 빠뜨리고 위기를 불러올지 모르므로 반드시 우리의 삶의 한 국면으로 논의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스스로 학습하고 진화하며 상황에 대처해나가는 알파고를 보면서 새로운 인공지능의 미래를 생각해보게 됩니다. 빅데이터를 통해 빠른 시간에 최상의 선택을 하는 인공지능이 사람들의 일자리를 빼앗고, 군사용 인공지능 로봇이 전투에 투입되어 사람들을 마구 죽인다면 이것은 심각한 문제이며 인류에게 큰 재앙이 될 것입니다. 게다가 영화에서 본 것처럼 인공지능 체계에 오류가 일어나 로봇이 감정을 갖고 인간에게 대항하게 된다면 그 또한 엄청난 두려움이 될 것입니다.
이런 의미에서 이세돌과 알파고의 대결은 우리가 과학에 대한 경계심을 일깨우는 계기로 삼을 만합니다. 인공지능은 우리 삶을 위한 과학이자 기술이며 도구이므로 인간을 압도해서는 안 됩니다. 인간을 능가하는 기계들이 많이 생겨나면서 우리의 삶은 이전에 비해 훨씬 풍요로워지고 편리해진 부분도 있지만, 그 이면은 소득 불평등과 실업만이 아니라 점점 더 정서적으로 삭막해지고 있습니다. 로봇이 감정 표현을 하고, 자유롭게 판단하여 의사 결정을 할 수 있는 윤리적 측면을 완전하게 갖춘다 하더라도 잘못된 시스템으로 초래될 엄청난 결과는 누가 책임지게 될까요? 과연 인간과 로봇의 조화로운 공존은 가능할까요?
예경순 (사)전국독서새물결모임 진로독서연구소장(서울교대 평생교육원 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