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는 이렇게 중요한 경제학을 접근하는 방법인데, 사실 ‘경제’라는 단어가 가진 이미지가 그리 호락호락해 보이지는 않는다. 그래프와 수치가 난무할 것만 같은 왠지 딱딱한 느낌. 그런데 우연히 읽게 된 '경제학, 인문의 경계를 넘나들다' 속에 나타난 경제 현상과 원리는 꽤 별스럽다. 씨름을 하듯 힘겹게 겨루기를 해야 하는 경제학이 아닌, 내가 살아가는 세상의 이야기를 재미나게 풀어나가는 방식이 꽤 흥미롭다. 약 50가지의 경제 용어를 신화와 역사, 소설과 과학, 영화라는 각 분야에 쓱쓱- 버무려, 섞일 수 없을 것 같은 각 영역을 '구렁이 담 넘어가듯' 절묘하게 융합해 놓았기 때문에 지루할 틈이 없다.
'맨큐'의 10대 기본 원리를 알기 쉽게 풀이한 대목은 마치 심리학 책을 읽어 내려가는 기분이 들게 한다. 일반적인 상식을 깨고, 눈에 보이는 현상뿐 아니라 그 이면에 담긴 본질에 다가선다. 어릴 때 아무 생각 없이 그림을 읽어내듯 보았던 이솝우화들을 기억하는가. 어느날 나그네의 외투를 벗기기 위해 비바람과 햇살이 내기를 한다. 결국 나그네의 외투를 벗긴 것은 따사로운 햇살이었다. 맨큐의 제4원리 '사람들은 경제적 유인에 반응한다'에서, '사람은 채찍보다 당근에 더 잘 반응한다'는 재미있는 결론을 도출한 것이다. 한국 사회의 '쓰레기 종량제'나 영국 정부의 '죄수를 호송할 때 사망자를 줄이는 방법' 등 실제 사실을 바탕으로 근거를 공고히 하기도 한다. 생소한 경제 용어나 원리를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나 삶 속에서 함께 풀어나가는 방식이 흥미를 배가 시킨다. 더 공부해보고 싶은 마음이 들게 하는 책이다. 아이들이 '경제' 과목을 공부하면서 이 책을 읽고 우리 생활 속에서 경제 원리를 역추적하여 탐구해보는 그림을 그려본다. 과연 가슴이 뛰는 장면이다.
성인인 나에게도 필요한 공부지만, 사실 청소년들이 꼭 알았으면 하는 것 중 하나가 '경제'였다. 그런데 나에게도 쉽지 않은 이 많은 용어들을 아이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을까. '비교우위' 이론만 하더라도 설명하자면 수도 없이 많은 석학들의 논문과 신문기사 자료가 있다. 양질의 자료이지만, 사실 아이들이나 경제적 상식이 부족한 사람들에게는 독해하기 어려운 암호문이 되기 십상이다. 그런데 이 책에서는 이 이론을 설명하기 위해 그리스 신화의 미다스를 가져온다. '미다스의 손을 가지면 굶어 죽는다'는 주제로 애덤스미스의 '절대우위'를 설명하고, 경영학 용어인 '핵심역량'과도 융합한다. 이는 '우리나라의 FTA(자유무역협정)'까지 이끌어온다. 이론을 우리 사회에서 일어난 실제 사건에 적용하여 결국은 발상의 전환을 이룬다. 워낙 이 분야에 조예가 없던 지라 설레발을 치는 것인지도 모르나, 마냥 멀게만 느껴졌던 대상과의 교유(交遊)가 이토록 친근하고 재미나다니 의외의 소득이다.
학습자가 어떤 지식을 받아들일 때, 따로 가르쳐도 결국은 통합적으로 이해를 한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그렇다면 경제학과 인문학의 조우가 있던 이 지식 콘서트가 꽤 의미 있지 않을까. 인문학(humanities)이 자신과 타인, 세상을 보다 깊이 이해하고 성찰하기 위한 학문이고, 사회가 흘러가는 기본 원리가 경제학이라는 데서 둘의 만남은 기가 막히게 절묘하다. 융합과 통섭을 외치는 시대적 요구에 기민하게 반응하는 글이자, 사람과 사회에 대한 이해, 그것이 우리가 창조적인 상상력을 발현하며 살아가는 토대가 된다는 것을 깊이 이해하게 만드는 책이다.
한소진 (사)전국독서새물결모임 아침독서편지 연구위원(덕신고 교사 한소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