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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따뜻한 독서편지(696)] 세상에서 가장 자유로운 도시, 암스테르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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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따뜻한 독서편지(696)] 세상에서 가장 자유로운 도시, 암스테르담

나는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는 가본 적이 없다. 그래서 그 도시가 어떻다고 자신 있게 말할 처지는 아니다. 그곳에서 태어났어도 마찬가지일 수 있겠지만, 일반적으로 ‘갔다 왔느냐’는 상당히 중요한 기준이기는 하다.

그럼 나는 왜 러셀 쇼토의 책 '세상에서 가장 자유로운 도시, 암스테르담'을 집어 들었는가 하는 점을 생각해보자. 내가 이 도시에 대해 들어 알고 있는 바는 마약 같은 민감한 사안에서 상당히 자유로운 태도를 보인다는 점이다. 어떻게 그럴 수 있을까, 결국 머리에 장전되어 있던 이런 의문이 쇼토의 책을 보자마자 과녁을 향해 발사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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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몇 장(章)은 산만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저자가 암스테르담의 일상을 간략하게 소개하고 개인적인 일상사를 이미지로 늘어놓았기 때문이다. 그곳 공기를 호흡해보지 못한 사람이라면 선뜻 마음에 와 닿지 않는다. 그래서 저자 소개를 다시 보았다. 저널리스트, 아 결국 암스테르담의 피상적 안내에 그치는 것인가. 이런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2부에서부터는 어조가 확연히 달라지기 시작했다. 암스테르담이 생성된 역사적 배경을 상세하게 소개하고, 주요 인물의 개인사가 유럽사를 교차하면서 깊이 있는 설명이 시작되었다. 또다시 저자 소개를 확인해보았다. 역사 관련 저술가이기도 했구나, 그제야 책의 다른 면모가 보였다.
이후 책은 ‘낮은 지대’가 어떻게 자유로운 도시로 성장했는지를 동인도회사의 설립에서부터 나치의 침공과 안네 프랑크의 이야기를 동원해가며 펼친다. 가장 흥미로웠던 대목은 네덜란드 종교전쟁이었다. 네덜란드가 오라녀 공 빌럼을 중심으로 구세력인 제도적 가톨릭과 분열하는 과정, 칼뱅파의 부상(浮上), 재세례파의 행적은 매우 인상적이었다. 다른 책에서는 자주 언급되지만, 자세한 설명이 빠지곤 하는 부분이기 때문이다.

역사적 사실에 치중하다 보니 맨 처음 책을 집어 든 동기 곧 암스테르담의 자유가 지닌 함의(含意)에 대한 고찰은 부족하다는 느낌이 없지는 않다. 그러나 역사적 줄거리가 없는 관습은 없는 법이 아닐까. 결국, 암스테르담의 과격한 듯 보이는 자유로움은 앞선 역사가 만들어낸 산물인 셈이다.
김우영 (사)전국독서새물결모임 회원(경기 안양여고 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