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강연 내용은 ‘꿈을 찾는 진로독서와 글쓰기’로 진로독서가 왜 필요하며 어떻게 계획을 세워야 하는지, 진로와 관련된 도서는 어떻게 선정해야 하며 어디에 초점을 맞춰 읽어야 하는지, 그리고 진로노트 작성은 어떻게 해야 하는 지에 대한 것이었습니다. 학생들이 가장 관심을 보인 것은 진로독서 계획 세우기인데 그 중에서도 첫 단계인 ‘나의 이해와 진로’ 관련 도서 선정의 사례로 <수레바퀴 아래서>를 이야기할 때입니다. 비록 시대적 공간적 배경은 멀지만 현실적으로 공감요소가 많기 때문에 학생들의 관심을 끌었던 듯합니다.
헤르만 헤세의 자전적 소설이기도 한 <수레바퀴 아래서>의 주인공 한스 기벤라트의 일과를 보면 숨이 턱 막힙니다. 오후 4시까지 계속되는 수업 시간에 연이어 교장 선생님 댁에서 이루어지는 그리스어 과외 수업, 6시에는 목사님의 도움으로 라틴어와 종교 공부를 복습해야 하며, 일주일에 두 번은 수학 선생님께 지도를 받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한스의 일과는 아침 일찍부터 시작하여 밤 10시가 넘도록 학교 공부를 하고, 학원교습이나 과외 등의 사교육을 받는 우리나라 아이들의 일과에 비하면 숨이 막혀 죽을 지경은 아닙니다. 그리고 또 한 가지, 한스 기벤라트는 슈바르츠발트라는 마을에서 가장 영리하고 출중한 아이이기에 스스로도 그렇고 주변 사람들도 모두 그에게 거는 기대가 자못 크기 때문에 이렇게 빡쎄게(?) 공부를 하는 것이 당연합니다. 하지만 우리나라 아이들은 일등부터 꼴찌까지 누구나 이렇게 공부를 해야 하는 것이 문제입니다.
만약 한스가 이 시대에 살아간다면 엄친아 중 슈퍼 갑(?)이라 할 수 있겠지요. 하지만 신학교에 입학한 한스는 시를 쓰는 하일러를 만나면서 자신의 삶에 회의를 품게 되고 진정으로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생각하게 됩니다. 그 후 고향으로 돌아와 견습공으로 일을 하게 되는데 어느 날 시내에서 술을 마시고 돌아오다 물에 빠져 주검으로 발견됩니다. 총기가 넘치고 윤기가 흐르던 한 소년의 삶을 짓밟고 그를 죽음으로 몰아넣은 것은 누구이며 무엇 때문인가요? 한스는 주변 사람들의 욕구와 기대 때문에 한순간도 자기가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자기는 어떤 사람인지 스스로를 돌아보고 이해하며 자신의 특성에 맞는 꿈과 비전을 가질 기회가 전혀 없었던 것입니다.
예경순 (사)전국독서새물결모임 진로독서연구소장(서울교대 평생교육원 강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