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만약 드라마에서 인질로 잡힌 여성이 멋진 남자 주인공의 연인이 아니었다면, 실제로 그런 비슷한 상황이 일어났다면 어땠을까? 라인홀드 니버는 ‘도덕적 인간과 비도덕적 사회’에서 인간이 한 개인으로서 도덕적이고 양심적일 수 있지만 집단이나 국가에 속하게 되면 이기적일 수밖에 없음을 역설한다. 종교적 힘도 집단이 가진 이기성을 완전히 벗게 하기 어렵고, 특권 계급 또한 집단에서 위선과 이기적 태도를 보이며, 피지배 계급도 집단의 틀에서 벗어난 윤리성을 지니기 어려움을 수많은 역사적 사례와 학자의 연구 결과를 들어 설득적으로 설명해 내고 있다.
집단이 이기적일 수밖에 없는 것은 책 속의 다소 이해하기 어려운 학문적 설명이 아니라도 삶 속에서 수없이 맞닥뜨리는 모순이며 인간이 지닌 어쩔 수 없는 한계임은 틀림없는 것 같다. 학교에서도 내 짝꿍이 하는 실수나 아픔에 대해서는 민감하며 호의를 베풀지만, 반별 게임 중 옆 반 친구들이 당하는 불이익이나 패배는 당연한 듯 여기며 매우 인색한 장면을 자주 목격한다.
니버는 집단의 이런 속성을 깨닫고 현실적으로 정치, 경제, 군사적 힘을 인정하며 이를 적절히 사용하려는 노력이 이루어져 나가야 한다고 보는 것 같다. 그러기 위해서 집단의 구성원이 집단 밖에서 고민하고 생각할 수 있는 힘을 발휘해 좀 더 도덕적이고 선한 선택을 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오여진 (사)전국독서새물결모임 독서연구팀(서울상원초 교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