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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따뜻한 독서편지(717)] 어쩔 수 없지 말입니다…라인홀드 니버의 도덕적 인간과 비도덕적 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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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따뜻한 독서편지(717)] 어쩔 수 없지 말입니다…라인홀드 니버의 도덕적 인간과 비도덕적 사회

[글로벌이코노믹 노정용 기자] 최근 인기리에 마친 드라마 ‘태양의 후예’를 비롯해 수많은 드라마 및 영화에 자주 등장하는 단골 소재가 있다. 국가 혹은 집단의 이해관계를 위해 개인이 희생해야 하는 갈등 상황이다. 먼 타국에 의료 봉사를 나간 선량한 여주인공이 극악무도한 범죄자에게 인질로 잡혀 있는데, 정치적 이해 관계 때문에 구해서는 안된다는 국가 지도자의 명령에 극중 인물들은 분노를 느낀다.

그런데 만약 드라마에서 인질로 잡힌 여성이 멋진 남자 주인공의 연인이 아니었다면, 실제로 그런 비슷한 상황이 일어났다면 어땠을까? 라인홀드 니버는 ‘도덕적 인간과 비도덕적 사회’에서 인간이 한 개인으로서 도덕적이고 양심적일 수 있지만 집단이나 국가에 속하게 되면 이기적일 수밖에 없음을 역설한다. 종교적 힘도 집단이 가진 이기성을 완전히 벗게 하기 어렵고, 특권 계급 또한 집단에서 위선과 이기적 태도를 보이며, 피지배 계급도 집단의 틀에서 벗어난 윤리성을 지니기 어려움을 수많은 역사적 사례와 학자의 연구 결과를 들어 설득적으로 설명해 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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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단이 이기적일 수밖에 없는 것은 책 속의 다소 이해하기 어려운 학문적 설명이 아니라도 삶 속에서 수없이 맞닥뜨리는 모순이며 인간이 지닌 어쩔 수 없는 한계임은 틀림없는 것 같다. 학교에서도 내 짝꿍이 하는 실수나 아픔에 대해서는 민감하며 호의를 베풀지만, 반별 게임 중 옆 반 친구들이 당하는 불이익이나 패배는 당연한 듯 여기며 매우 인색한 장면을 자주 목격한다.

니버는 집단의 이런 속성을 깨닫고 현실적으로 정치, 경제, 군사적 힘을 인정하며 이를 적절히 사용하려는 노력이 이루어져 나가야 한다고 보는 것 같다. 그러기 위해서 집단의 구성원이 집단 밖에서 고민하고 생각할 수 있는 힘을 발휘해 좀 더 도덕적이고 선한 선택을 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모든 인간이 집단에 속해 있으므로 인간의 이성과 도덕으로 쉽지 않은 일. 그럼에도 꾸준히 노력하여 해 나가야 하는 일이 집단의 이기성을 극복해 나가는 일일 것이다. 어쩔 수 없을 것 같은 일이지만, 꾸준히 책을 읽고 주변 사람들과 나누며 서로 타협해 가려고 노력하는 많은 이들의 삶이 그 작은 발걸음이 되길 기도해본다.
오여진 (사)전국독서새물결모임 독서연구팀(서울상원초 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