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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의 가치는 어디서 나올까…천재 '짝퉁화가' 가족의 웃지 못할 희극 '피카소 훔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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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의 가치는 어디서 나올까…천재 '짝퉁화가' 가족의 웃지 못할 희극 '피카소 훔치기'

[글로벌이코노믹 노정용 기자] 미국 디트로이트 인근의 낡고 오래된 예술가의 집. 집 주변은 온통 설치미술로 가득하다. 아들 조니는 변호사가 되어 4년만에 집으로 찾아온다.

그의 쌍둥이 누나이자 거리예술가인 캐시, 그리고 30년째 무명 예술가의 삶을 살고 있는 화가 아버지 오토, 신경쇠약으로 위태로워 보이지만 가족을 누구보다 사랑하는 엄마 벨 등 가족이 모두 4명이다.

그런데 무명화가로 지내던 아버지 오토가 제1회 오노요코기념상에서 추상미술상을 받게 되었다는 사실에 가족들은 들떠있고, 엄마 벨은 존 레논의 아들인 션레논의 방문 소식에 흥분해 있다. 그러던 중 디트로이트 미술관 관장 워커가 찾아와 피카소의 '책 읽는 여자' 그림이 도난당했다며 캐시를 의심하고, 오랜만에 집을 찾아 온 조니는 계속 뭔가를 숨기는 듯하다.

4년 만에 재회한 이 가족에겐 어떤 일들이 벌어지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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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단 사개탐사의 '피카소 훔치기'
극단 사개탐사의 '피카소 훔치기'는 디트로이트미술관에서 피카소 작품이 도난 당하는 사건을 둘러싸고 천재 '짝퉁 화가' 가족이 벌이는 웃지못할 코미디극이다.

피카소 작품이 도난당하고 아버지 오토가 미술상을 수상하는 시점이 묘하게 겹치고 이때 온 가족이 다시 한자리에 모인다. 한때 각기 다른 예술적 신념으로 다투고 멀어졌다가 재회한 것이다. 가부장적인 가정에서 일어나는 구성원 간의 소통의 부재와 그로 인한 고독, 상실감 등을 과감 없이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이 가족의 이해와 화해를 유머러스한 실소와 함께 즐기는 '피카소 훔치기'는 유쾌하면서도 감동적인, 예술과 인생의 의미를 다시 생각해보게 한다.

예술의 가치는 어디에서 오는걸까. 영혼의 현시, 아님 가격, 아님 감동인가. '피카소훔치기'는 지금의 우리가 예술의 가치를 어떻게 판단하고 어떻게 향유해야 할지 의문을 제기한다. 상업주의에 훼손되어 예술 작품이 경제적으로 환산되기 급급한 오늘날, 예술의 원론적 존재 이유를 묻고 있는 것이다.

극단 사개탐사의 '피카소 훔치기'이미지 확대보기
극단 사개탐사의 '피카소 훔치기'
이번 연극 '피카소 훔치기'는 지난해 8월 미국 유진 오닐 재단 (Eugene O'Neill Theater Center)이 주최한 '2015 National Playwrights Conference'에 최종 선발된 59개 희곡 중 하나다. 2015년에 신청된 1300편의 희곡 중 현 사회의 정서와 세계관을 담은 우수작 59편을 선별하여 미국 연극계에 내놓았는데, '피카소 훔치기'는 그 중 최우수작품으로 선정되어 2016년 1월 미국 켄사스유니콘 극장에서초연해 호평을 받았다.

극단 사개탐사는 다양한 작품을 통해 사회에 대한 시니컬한 시선과 섬세한 연출력을 인정받아온 박혜선에게 연출을 맡기고 홍원기, 정재은, 김수현, 김주완, 이봉련 등 대학로 최고의 배우들 5명을 캐스팅했다.
한편 '피카소 훔치기'는 오는 11월 5일부터 13일까지 대학로예술극장 소극장에서 공연된다.
노정용 기자 noj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