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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BACK서] ‘남한산성’ 1등 공신 보조출연자들을 만나다 “우리도 배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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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BACK서] ‘남한산성’ 1등 공신 보조출연자들을 만나다 “우리도 배우다”

'남한산성' 보조출연자들 "영화에 꼭 필요한 장면" 사명감 드러내
/사진=영화 '남한산성' 스틸컷이미지 확대보기
/사진=영화 '남한산성' 스틸컷
[글로벌이코노믹 백승재 기자]
영화 ‘남한산성’이 드디어 베일을 벗었다. 관객들이 이병헌과 김윤식이 펼치는 정치 대립을 감상할 때 3분 남짓 나오는 전쟁 신에 뿌듯해하는 이들이 있다. 바로 보조출연자들이다.

추석 연휴가 한창인 3일 영화 ‘남한산성’이 스크린에 모습을 드러냈다. 혹독한 겨울을 배경으로 조선 역사 속 치욕스러운 한 때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영화는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영화는 1636년 인조가 즉위한지 14년이 지난 해 남한산성을 배경으로 한다. 영화는 청나라의 공격에 도망쳐 피신한 인조(박해일)의 결정을 두고 이조판서 최명길(이병헌)과 예조판서 김상헌(김윤석)이 대립하는 정쟁을 그린 영화다.

영화 ‘남한산성’의 주요 내용인 정쟁 뒤에서 묵묵히 영화의 한 축을 만든 것은 전쟁신 보조출연자들이다.

‘남한산성’ 전쟁신 촬영은 경기도의 한 야산에서 진행됐다. 촬영은 한 겨울에 진행됐으며 100명이 넘는 보조출연자들이 출연해 전쟁 장면을 연출했다.

추운 겨울 산에서 보조출연자들은 핫팩에 의지하며 수일 간 촬영에 임했다. 짧게는 하루, 길게는 며칠 간 산에 머무르며 촬영을 이어가는 보조출연자도 있었다.

새벽 3시 겨울 추위를 뚫고 강남에 모인 보조출연자들은 경기도로 향하는 버스에 몸을 싣고 촬영장으로 향했다. 도착하면 분장팀에게 배역에 맞는 분장을 받고 촬영장소로 이동한다. 촬영이 시작되면 각자 맡은 역할을 연기하기 시작한다.

/사진=영화 '남한산성' 전쟁 장면이미지 확대보기
/사진=영화 '남한산성' 전쟁 장면


보조출연자들의 수만큼 그 역할도 다양하다. 죽는 역할, 죽이는 역할, 도망치는 역할 등 대사 한마디 없지만 각자 치열하게 연기를 해내야 한다. 카메라에 직접 잡히는 역할은 베테랑 보조출연자들이 도맡아한다.

보조출연자들의 연기는 대부분 카메라에 잠깐 잡히거나 잘 보이지 않지만 많은 보조출연자들은 자신의 일에 사명감을 가지고 임한다. 비록 카메라에 잘 보이지도 않는 장면이지만 보조출연자들은 어떻게 쓰러져야 하는지, 잠깐의 합을 어떻게 맞춰야 할지 고민하고 연습한다.

나이가 꽤 들어 보이는 한 베테랑 보조출연자는 배우를 잡는 카메라 뒤편에서 장렬히 죽는 역할을 맡았다. 이 보조출연자는 촬영이 본격적으로 시작되기 전부터 어떤 식으로 쓰러질지 상대방과 끊임없이 합을 맞췄다.

왜 그렇게 열심히 하냐는 질문에 그는 “우리도 배우다”라고 진지하게 말했다. 그는 “잠깐의 장면이지만 영화에서 꼭 필요한 장면이다. 비록 대사 한 마디 없고 뒷모습만 보이더라도 우리 연기를 보고 관객들이 불편함을 느껴선 안 된다”고 말했다.

앞서 영화 관계자는 “영화 대부분은 명길과 상헌의 정쟁에 초점이 맞춰져있다”며 “전쟁신은 몇 분 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보조출연자들은 몇 분 안 되는 그 장면을 위해 수일밤낮으로 산을 뛰어오르는 행동을 반복했다.

영화에서 배우들이 빛날 수 있는 것은 작은 역할이지만 열심히 그 일을 해내는 보조출연자들이 있기 때문이다. 영화 ‘남한산성’을 볼 때 김윤석과 이병헌만 보지 말고 산을 열심히 뛰어오르는 보조출연자들도 한번 봐주길 바란다.


백승재 기자 tequiro0713@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