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아쿠아플라넷 일산 재규어 담당 사육사 문규봉 주임
국내 세번 째 재규어 '잭' 탄생… 인공 포육 성공적
"사육사 되려면… 동물을 사랑하는 마음과 성실함, 부지런함이 기본"
국내 세번 째 재규어 '잭' 탄생… 인공 포육 성공적
"사육사 되려면… 동물을 사랑하는 마음과 성실함, 부지런함이 기본"
이미지 확대보기한 무리의 여학생들이 가던 길을 멈추고 서서 탄성을 지른다. 저마다 스마트폰 카메라로 사진을 찍기에 바쁘다. 지난달 27일 찾은 한화 아쿠아플라넷 일산점 ‘더 정글’ 속 재규어 사육장에서다. 생후 4개월, 아기 재규어 ‘잭’의 인기는 여느 연예인 못지않았다.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잭에게서 눈을 떼지 못하는 것이 더 정글의 간판스타다.
한화 아쿠아플라넷 일산은 최근 경사를 맞았다. 지난 6월 24일 태어난 새끼 재규어 ‘잭’ 때문이다. 해외에서도 동물원 안 재규어 번식은 이례적으로 꼽히는 만큼 잭의 탄생은 국내외 큰 관심을 모았다. 지난 2011년 대전의 한 공영 동물원에서 태어난 두 마리 재규어에 이어 국내에서 벌써 세 번째 아기 재규어의 탄생이다.
이미지 확대보기잭은 올해 네 살이 된 재규어 부부 ‘칸(父)’과 ‘맥시(母)’가 낳았다. 하지만 초보 부모 맥시에게서 모유가 나오지 않자, 어쩔 수 없이 인공 포육에 맡기게 됐다. 어미를 대신해 잭을 24시간 보살피고 있는 재규어 담당 사육사 문규봉 주임(26)이 유모인 셈. 동물원 재규어 탄생 사례가 손꼽히는 만큼 임신부터 출산까지 사육사의 부담이 클 수밖에 없었다.
“조류 담당으로 입사해서 재규어를 맡게 되니 부담감 때문에 공부에 더 매진했죠. 한국동물원수족관협회(KAZA)를 통해 준비 과정부터 출산까지 자문을 많이 구했어요. 모유가 안 나와 완전한 성공이라고 볼 수는 없지만 인공 포육은 성공했으니 한시름 놓았습니다.”
아직은 서툰 초보 부부이지만, 칸과 맥시의 금술은 유달리 좋은 편이다. 임신 당시 칸은 자신의 음식을 맥시에게 양보하면서 지극정성으로 맥시를 챙겼다고 한다. “칸이 자신의 먹이를 맥시 앞에 내려놓고 정작 본인은 굶어요. 같은 공간에 있으면 꼭 음식을 양보하거나 맥시에게 꾹꾹이(앞발을 번갈아 가며 리듬감 있게 어떤 대상을 누르는 행동)를 해 로맨티시스트로 불리죠. 조만간 잭의 동생이 태어나지 않을까 싶네요.”
이미지 확대보기문규봉 사육사의 팔과 다리는 상처투성이다. “악의 없이 장난을 치는 거지만 사람의 피부가 약하다 보니 여기 저기 상처가 날 수밖에 없죠.” 그만큼 맹수를 사육하기는 쉽지 않다. 그런데도 문 사육사는 ‘잭’ 얘기만 나오면 얼굴에 미소가 번지고 웃음꽃이 핀다. 동물원 내에서도 ‘잭 아빠’로 불리는 그야말로 ‘아들 바보’다.
“우리 잭이 잘생겨서 인기가 많아요(웃음). 파란색 직원 유니폼도 기가 막히게 구분해요. 더 어렸을 때는 사육사가 여러 명 들어가도 나부터 알아보더라고요. 제가 밥을 많이 줘서 그런지도 몰라요. 그럴 때 보람을 느끼곤 했죠.”
문 사육사의 다음 목표는 먹이의 다양화다. “잭이 모르는 음식들이 많아요. 성인 재규어는 특식으로 메기나 돼지 등뼈를 씹어 먹기도 하거든요. 최근 잭에게 미꾸라지를 넣어 줬는데 놀기만 하지 먹지 못했어요. 나무 타는 법이라든지 야생성을 키워주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미지 확대보기문규봉 주임은 어려서부터 동물을 좋아했다. 그렇다 보니 동물이 한 데 모여 있는 동물원은 그에게 별천지였다. 자연스럽게 동물과 교감하는 사육사에 대한 꿈을 키웠다. 결국 진로도 동물 관련학과로 진학하며 2014년 한화 아쿠아플라넷에 입사했다.
언뜻 보면 사육사가 하는 일이 동물과 놀아주고 먹이를 주는 일 정도로만 보이지만 실제로 사육사가 하는 일은 결코 쉽지 않다. 상당한 체력과 인내심이 필요하다. 동물과는 의사소통이 힘들기 때문에 인내심이 필요한 것은 물론이다.
“동물은 사람과 달리 말을 못하잖아요. 아파도 말을 할 수 없으니 사육사의 세심한 관찰력이 중요하죠. 좋은 시설에서 스트레스 지 받지 않는 환경을 꾸며주는 것이 사육사의 몫인 것 같아요.”
그는 “사육사가 되려면 동물을 사랑하는 마음과 성실함, 부지런함은 기본”이라며 “피곤해도 동물들을 위해서 움직일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사육사는 공동체예요. 혼자서 동물을 다 볼 수 없거든요. 동물업계에 있는 모든 후배, 선배들이 동료나 다름없어요. 동물과 사람이 같이 어우러져서 고르게 잘 지내야 하는 게 가장 중요한 것 같아요.”
한지명 기자 yolo@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