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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기자의 BACK담화]페미니스트 한서희와 마약, 그리고 유아인의 애호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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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기자의 BACK담화]페미니스트 한서희와 마약, 그리고 유아인의 애호박

페미니스트 선언을 한 유아인과 한서희. /출처=각 SNS이미지 확대보기
페미니스트 선언을 한 유아인과 한서희. /출처=각 SNS
“나는 페미니스트다”

26일 배우 유아인이 자신의 SNS를 통해 남긴 글의 제목이다. 지난 9월, 연습생 한서희도 같은 말을 해 화제의 중심에 섰다. 두 사람의 페미니스트 선언을 조명해봤다.

애호박. 유아인이 페미니스트 선언을 하게 만든 것은 바로 이 ‘애호박’이었다.

한 누리꾼이 “유아인은 그냥 한 20미터 정도 떨어져서 보기엔 좋은 사람일 것 같다. 친구로 지내라면 조금 힘들 것 같음. 막 냉장고 열다가도 채소 칸에 뭐 애호박 하나 덜렁 들어있으면 가만히 들여다보다가 갑자기 나한테 '혼자라는 건 뭘까?'하고 코 찡끗할 것 같음”이라고 글을 남겼다, 유아인은 이를 본 뒤 "애호박으로 맞아봤음?(코 찡끗)"이라고 답글을 남겼다. 이를 본 누리꾼들은 유아인에게 여성을 때리는 전형적인 ‘한남’이라고 낙인찍고 공격하기 시작했다.
이에 유아인은 누리꾼들과 설전을 벌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여기에 한서희가 가세했다. 한서희는 유아인이 “여성이니까 여성 인권에만 힘쓴다는 말은 남성들에게 남성이니까 남성 인권에만 힘쓰라는 말과 같다. 타인의 이해와 존중을 원한다면, 개인에 매몰되지 말고 타인을 존중하며 함께하라는 말씀 드렸던 것”이라는 말을 물고 늘어졌다.

설전에 ‘페미니스트’ 한서희가 등판하면서 논쟁은 더욱 가열됐다.

한서희는 자신의 SNS에 유아인의 SNS 게시물을 캡처한 화면을 올린 뒤 “여성이니까 여성인권에만 힘쓴다. 흑인한테 백인인권 존중하는 흑인인권운동 하라는 거랑 뭐가 다른 건지. 페미 코스프레하고 페미 이용한건 내가 아니다”라는 글을 남겼다.

이에 한서희를 추종하는 이들은 유아인에 비난을 쏟아내며 그를 몰아세우기 시작했다.

계속된 비난에 유아인은 자신의 SNS를 통해 “나는 페미니스트다”라는 제목의 글을 공개했다. 글에서 유아인은 자신이 생각하는 페미니즘에 대해 말했다.

유아인은 자신이 페미니스트가 된 연유가 어릴 적 본 제사 풍경 때문이라고 말했다. 유아인은 “제삿날이면 엄마는 제수(祭需)를 차리느라 허리가 휘고, 아빠는 병풍을 펼치고 지방(紙榜)을 쓰느라 허세를 핀다. 일찍이 속이 뒤틀린 소년이던 내 눈에는 그렇게 보였다”라며 제사를 ‘이상하고 불평등한 역할놀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모든 아들딸들, 인류는 여전히 다양한 형태의 ‘전쟁’을 치르고 있다. 고통이 아니라 편의와 즐거움을 위해 만들어진 기술로 우리는 교류가 아닌 전쟁을 치르고 있다. 이 시대의 전쟁은 더 이상 남자들의 전유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지난 9월 말 돌연 한서희는 자신이 페미니스트임을 밝혔다. 다음날 그의 이름은 각종 포털사이트 실시간 인기검색어 순위를 오르내렸고, 그를 지지하는 사람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일부 커뮤니티에서는 한서희에게 ‘충성’을 맹세하기도 했다.

이후 한서희는 페미니스트의 대표주자로 많은 논란을 만들었다. 지난 13일에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트랜스젠더를 여성으로 인정하지 않는다는 내용의 글을 게재해 트랜스젠더 방송인 하리수와 설전을 벌이기도 했다.

한서희의 페미니스트 선언에는 언제나 '마약'이 따라다녔다.

앞서 한서희는 빅뱅 탑과 대마초를 피운 혐의 등으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 보호관찰 120시간, 추징금 87만원을 선고받았고 2심 양형 역시 동일하게 유지됐다.

2심 이후 한서희는 페미니스트 선언을 했다. 때문에 그의 페미니스트 선언이 마약 투약혐의를 가리기 위한 연막이 아니냐는 주장이 계속 제기됐다. 한서희는 이를 전면 부인했다.

유아인의 '애호박'과 한서희의 '마약'. 어쩌면 이 두가지가 두 사람의 페미니스트 선언을 관통하는 단어일지 모른다. 애호박은 유아인을 '한남'으로 만들었다. 하지만 유아인이 주장한 페미니즘은 '한남'의 시각과는 거리가 멀었다.

한서희는 페미니스트 선언 이후 일부 페미니스트들의 영웅처럼 떠받들어지고 있다. 그를 열광하는 추종자들은 마치 마약에 취한 사람들처럼 한서희를 옹호하고 그에게 동조한다.

애호박과 마약, 유아인과 한서희. 두 사람의 페미니즘이 어떤 평가를 받을지 궁금하다.


백승재 기자 tequiro0713@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