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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제로' vs 빙그레 '뉴트로’…닮은 듯 다른 뜨거운 '여름 빙과'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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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제로' vs 빙그레 '뉴트로’…닮은 듯 다른 뜨거운 '여름 빙과' 전쟁

빙과류 소매점 매출 6년간 28.9% 감소…저출산 여파로 어린이 인구 감소 영향
롯데 ‘제로 슈거’로 ‘헬시 플레저’ 트렌드 공략vs빙그레 기존 대표 제품 간 이색 콜라보

롯데웰푸드 제로 밀크 소프트콘, 제로 미니바이트, 제로 밀크 모나카, 빙그레 쌍쌍바 with 메로나, 비비빅 with 바밤바(윗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사진=각 사이미지 확대보기
롯데웰푸드 제로 밀크 소프트콘, 제로 미니바이트, 제로 밀크 모나카, 빙그레 쌍쌍바 with 메로나, 비비빅 with 바밤바(윗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사진=각 사
주 소비층인 어린이 인구가 줄면서 매출 감소 수렁에 빠진 빙과업계가 다양한 연령대로 소비층을 확대하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 빙과업계 양대 산맥인 롯데와 빙그레는 각각 ‘제로’와 ‘뉴트로’ 제품에 집중하는 한편 인수·합병 시너지로 수익성을 개선한다는 방침이다.

6일 식품산업통계정보에 따르면, 빙과류의 소매점 매출은 2017년 상반기 9225억원에서 지난해 상반기 6561억원으로 28.9% 감소했다. 업계에서는 빙과류 매출이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주요 원인으로 저출산 여파를 꼽고 있다. 국내 학령인구(6~21세)는 최근 10년간 918만 명에서 726만 명으로 20.9% 감소했다. 빙과류 주 소비층인 어린이 인구가 매년 줄어들면서 시장 규모가 함께 쪼그라든 것이다.
2022년 합계 출산율이 0.78명으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하는 등 인구 감소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이는 만큼 빙과업계도 새로운 소비층을 찾아 나서고 있다. 업계 1위인 롯데웰푸드는 지난 4월 ‘제로’ 브랜드 빙과류 제품 3종을 추가로 선보이며 건강함과 즐거움을 함께 추구하는 ‘헬시 플레저’ 트렌드를 공략하고 나섰다. 당류 함량이 높아 빙과류 소비를 기피하던 기존 소비자들을 ‘제로 슈거’를 앞세워 새로운 소비층으로 끌어안겠다는 전략이다.

빙그레는 해태아이스크림과 자사의 대표 제품 간 협업으로 과거의 것을 새롭게 재해석해 즐기는 ‘뉴트로(Newtro)’ 감수성을 자극하고 나섰다. 소비자에게 익숙한 장수 제품을 신선하게 선보이면서도 제품을 다양한 맛으로 확대해 소비자 선택권을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빙그레는 앞서 비비빅 흑임자맛·인절미맛 등을 출시하면서 ‘할매니얼’ 트렌드도 공략해왔다. 빙그레가 지난 3월 출시한 '쌍쌍바 with 메로나'와 '비비빅 with 바밤바'는 5월 초까지 각각 100만 개와 85만 개가 판매됐다.

롯데웰푸드 관계자는 “건강관리를 하면서도 즐거움을 추구하는 헬시 플레저 트렌드에 맞춰 제로 브랜드 빙과 3종을 확대했다”며 “기존 메가 브랜드 제품 마케팅을 지속하는 한편 ‘제로’ 제품 등 신제품 출시를 통해 소비자 수요를 사로잡겠다”고 말했다.

빙과업계 양대 산맥이 서로 다른 트렌드를 공략하고 나선 만큼, 다가오는 여름 성수기 시장에서 누가 1위를 차지할지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올여름은 일찍 찾아온 무더위에 더해 코로나19 엔데믹을 맞아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되는 등 위축됐던 빙과류 수요가 회복될 것으로 기대되는 만큼 시장 선점 여부가 더욱 중요해졌다.

지난 2020년 빙그레는 해태의 아이스크림 부문을 인수하면서 빙과업계 점유율 1위로 올라섰었다. 하지만 롯데제과(現 롯데웰푸드)가 지난해 롯데푸드를 흡수합병하면서 곧바로 왕좌를 탈환했다. 2022년 상반기 기준 롯데웰푸드의 빙과시장 점유율은 43.9%로(롯데제과와 롯데푸드 합산 기준) 빙그레와 해태의 점유율을 합친 41.76%보다 근소하게 앞섰다.

롯데웰푸드와 빙그레는 인수·합병을 통해 덩치를 불린 만큼 ‘규모의 경제’를 살려 수익성 개선에도 나선다는 방침이다. 빙과업계는 대형 장치산업인 만큼 중복되는 생산시설을 정리하고 물류 부문 통합과 원재료 공동 구매 등의 혁신을 통해 비용 절감을 이루겠다는 의도다. 마케팅 및 프로모션 비용 절감과 함께 브랜드 통합으로 인한 시너지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다만 빙그레는 해태아이스크림 인수 후에도 독립 법인으로 운영하는 만큼, 대표 제품 간 콜라보 제품을 출시해 시너지 효과를 상징적으로 드러내려는 것으로 보인다.
빙그레 관계자는 “빙그레와 해태아이스크림의 마케팅 협업을 통한 콜라보 제품 외에도 물류 통합 운영, 빙그레 유통망을 활용한 해태아이스크림 제품 이커머스(전자상거래)와 해외 수출 판매 등을 통해 시너지를 강화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성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jkim91@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