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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바게뜨, 해외 진출로 활력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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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바게뜨, 해외 진출로 활력 찾는다

‘계열사 공장 사고·노조 탈퇴 강요’ 등 곤욕
해외 사업 확장에 속도…佛·英 이어 伊 진출

(왼쪽부터) 허영인 SPC 회장과 마리오 파스쿠찌 회장, 허진수 파리크라상 사장이 함께 SPC그룹 주요 매장을 둘러보고 있다. / 사진=SPC그룹이미지 확대보기
(왼쪽부터) 허영인 SPC 회장과 마리오 파스쿠찌 회장, 허진수 파리크라상 사장이 함께 SPC그룹 주요 매장을 둘러보고 있다. / 사진=SPC그룹
국내·외에서 SPC그룹의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일단 국내에서는 좋지 않다. 계열사 공장 사고에 허영인 SPC 회장의 ‘파리바게뜨 제빵사 노조 탈퇴 강요’ 의혹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반면 해외에서는 다른 모습이다. 해외 사업을 공격적으로 확장하고 있는 가운데 최근에는 이탈리아 진출에 청신호를 밝혔다.

말 그대로 첩첩산중이다. 허 회장은 현재 ‘파리바게뜨 제빵사 노조 탈퇴 강요’ 의혹을 받고 있다. 검찰은 SPC 자회사 PB파트너즈가 지난 2019년부터 재작년까지 민주노총 파리바게뜨지회 조합원들을 상대로 노조탈퇴를 종용하거나 인사 불이익을 주는 등 부당노동행위를 한 것으로 보고 수사하고 있다.
앞서 검찰은 지난 22일 황재복 SPC 대표(전 PB파트너즈 대표이사)를 노동조합·노동관계조정법위반 및 뇌물공여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했다. 25일 검찰은 허 회장을 소환조사했다.

SPC로써는 진땀이 흐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연이은 공장 사고에 국내 소비자들에게 눈총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22년 10월 SPC 계열 SPL 평택 제빵공장에서 20대 여성 근로자가 소스 배합기에 상반신이 끼여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허 회장은 사고 발생 일주일여가 지나 대국민 사과를 진행했다. 그는 “사고에 대한 책임을 통감하며 국민 여러분의 엄중한 질책과 지적을 겸허히 받아들인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와 함께 재발 방지를 위해 총 1000억원을 투자해 그룹 전반의 안전 경영 시스템을 대폭 강화하겠다고 약속했다.

이후 SPC는 사고 후속 대책안에 따라 안전 경영 강화를 위한 안전경영위원회를 출범하는 등 안전 경영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이듬해 8월 계열사 샤니의 제빵공장에서 50대 노동자가 숨지는 사고가 일어나면서 또 한 번 국민의 공분을 샀다.

그나마 해외에서는 한숨을 돌리는 모습이다. SPC 베이커리 브랜드 파리바게뜨는 이탈리아 진출을 앞두고 있다. 지난 24 허 회장은 방한 중인 이탈리아 커피 브랜드 파스쿠찌의 최고경영자(CEO)이자 창업주 3세인 마리오 파스쿠찌(Mario Pascucci)와 만나 ‘이탈리아 내 파리바게뜨 마스터 프랜차이즈’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파스쿠찌는 1883년 이탈리아 몬테체리뇨네 지역에서 시작해 세계 17개국에 진출한 이탈리안 정통 에스프레소 전문 브랜드로 2002년 SPC그룹이 한국에 도입하면서 양사는 20년 넘게 인연을 이어왔다.
이번 MOU는 양사가 1년여간 협의한 끝에 맺은 결실로 파리바게뜨가 이탈리아에 진출하게 되면 프랑스, 영국에 이어 유럽 내 3번째 진출국이 된다.

MOU 체결식 이후 허 회장과 마리오 파스쿠찌 회장은 한국 파스쿠찌 대표 매장인 센트로양재점을 비롯해 파리바게뜨의 이탈리아 진출 시 모델로 참고할 수 있는 플래그십 매장인 ‘랩 오브 파리바게뜨’ 판교점 등을 함께 둘러봤다.

허 회장은 “EU에서 제빵시장 규모가 가장 크고 다양한 빵 문화가 발달한 이탈리아는 유럽에서 매우 중요한 시장으로 오랜 인연을 이어온 파스쿠찌와 함께 진출을 협력하게 되어 매우 기쁘고 든든하게 생각한다”며, “양사 간 협력을 지속 확대해 나가는 동시에 다양한 활동을 함께 펼쳐 양 국가 간 우호협력 증진에 일조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파리바게뜨의 해외 사업은 허 회장의 장남인 허진수 파리크라상 사장이 지휘하고 있다. 허 사장은 2019년 중국에 SCP 텐진 공장을 준공하고 같은 해 싱가포르 주얼창이 입점 등 해외에서 성과를 내고 있다. 2021년에는 합작법인(JV)으로 캄보디아와 인도네시아에 잇달아 진출했다. 현재 파리바게뜨는 해외 영역확장에 집중하며 550개의 매장을 출점했다.

매출도 꾸준히 오르고 있다. 해외 사업 매출액은 2020년 3120억원에서 2021년 4008억원으로 28.46% 성장한 이후, 지난 2022년 말에는 49.76%의 성장률을 보이며 6000억원을 기록했다.

한편 SPC는 지속적인 마케팅에 힘을 쏟고 있다. 지난해 미국 맨해튼 타임스 스퀘 (Times Square) 전광판과 NBC(엔비씨), FOX(폭스) 등 방송 프로그램을 통해 크리스마스 시즌 케이크를 홍보하고, 파리바게뜨가 공식 파트너십을 체결한 프랑스 축구 구단 ‘파리 생제르맹(Paris Saint-Germain)’의 경기장에서 한글 LED 광고를 진행했다.


김수식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imks@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