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이스탄불 회담 불참...유럽은 러시아 추가 제재에 뜻 모아

◇ 트럼프, 추가 제재 대신 바티칸 회담 제안
트럼프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과 통화한 다음 날,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 집행위원장과 전화로 이야기를 나눴다. 이 자리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푸틴이 전쟁을 끝낼 생각이 없다"고 말했고,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바티칸에서 하위급 회담을 열자고 제안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통화 전에는 러시아가 휴전을 거부하면 추가 제재를 검토하겠다고 시사했으나 통화 당일에는 "이건 내 전쟁이 아니다. 우리는 휘말릴 필요가 없다"고 밝혔다. 미국 안팎에서는 "지금 러시아를 압박하면 오히려 협상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 유럽, 우크라이나 지원 강화...러시아 추가 제재 합의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리는 협상 준비를 마쳤고, 이제 러시아의 답만 남았다"고 말했다. 유럽 정상들은 젤렌스키 대통령을 키이우에서 만나 트럼프 대통령과 전화로 의견을 나눴다. 이들은 바티칸 회담에서 '무조건적'이라는 표현을 두고 논의하다가 트럼프 대통령이 이 표현에 반대하자 쓰지 않기로 했다.
◇ 푸틴, 이스탄불 회담 불참...러시아, 휴전 거부
러시아는 유럽과 미국의 압력이 커지자 3년 만에 우크라이나와의 직접 협상을 제안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때 튀르키예에서 열릴 협상에 직접 나설 뜻을 내비쳤으나, 며칠 뒤 이스탄불에서 열린 회의에 푸틴 대통령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가 받아들이기 어려운 조건을 내걸고 하위급 대표단만 보냈다. 30일 동안 조건 없이 휴전하자는 제안도 거부했다.
유럽 정상들은 "푸틴 대통령이 평화에 관심이 없다"고 지적했다. 보리스 피스토리우스 독일 국방장관은 "러시아가 협상에 진지하게 임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 바티칸 회담 6월 중순 예정...실질적 진전은 미지수
바티칸에서 열릴 러시아-우크라이나 하위급 회담은 6월 중순으로 예정됐다. 유럽 정상들은 "미국이 한발 물러선 만큼 유럽이 우크라이나 지원과 러시아 압박을 이끌어야 한다"고 밝혔다. 시장에서는 "러시아가 기존 태도를 바꾸지 않는 한 협상에서 큰 진전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평가가 많다.
이번 협상 과정에서 유럽 정상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푸틴 대통령의 생각을 명확히 밝힌 점에 의미를 두고 있다. 업계에서는 "유럽과 우크라이나가 비용을 부담하는 한 미국의 무기 수출은 계속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