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소비자물가 2%대 ‘둔화’…과일값 여전히 강세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지난달 소폭 둔화했다. 3개월 만에 3% 밑으로 떨어졌다.

2일 통계청 ‘4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3.99(2020년=100)로 작년 같은 달보다 2.9% 올랐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올해 1월 2.8%에서 2~3월 연속으로 3.1%에 머물다가, 3개월 만에 2%대로 둔화했다.
상품별로는 농축수산물이 1년 전보다 10.6% 상승했다. 농산물 탓이다. 무려 20.3%나 뛰었다. 반면 축산물(0.3%), 수산물(0.4%)은 안정적 흐름을 보였다. 농산물은 지난 3월에도 20.5% 상승폭을 나타낸 바 있다.

가공식품은 1.6%, 석유류는 1.3%, 전기·가스·수도는 4.9% 각각 상승했다.

기여도로 보면 농산물이 물가상승률을 0.76%포인트(p) 끌어올렸다. 외식을 비롯한 개인서비스 물가도 0.95%p 인플레이션 요인으로 작용했다. 중동 리스크로 인해 석유류 가격도 2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였지만, 물가상승률 기여도는 0.05%p에 그쳤다.

공미숙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워낙 중동 정세가 불안정했는데 석유류 가격이 생각보다는 많이 오르지 않았다"며 "외생변수인 석유류 가격을 주의해서 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근원물가 지수들은 2%대 초반까지 낮아졌다. 농산물과 석유류 제외 지수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2.2% 올랐다. 전달(2.4%)보다 0.2%p 상승률이 낮아진 셈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방식의 근원물가 지표인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는 2.3% 올랐다. 지난해 3%대에서 작년 11월 2%대로 떨어진 이후로 12월 2.8%, 올해 1~2월 2.5%, 3월 2.4% 등으로 하락세를 이어갔다.
자주 구매하는 품목 위주로 구성돼 체감물가에 가까운 생활물가지수가 작년 동월 대비 3.5% 상승했다. 3월(3.8%)보다는 상승폭이 0.3%p 줄었다.

과일과 채소가 여전히 높은 물가상승률을 기록했다. 신선식품지수는 전월보다는 3.7% 하락했지만, 작년 동월 대비로는 19.1% 오르면서 불안한 흐름을 이어갔다.

신선과실은 사과(80.8%)와 배(102.9%)를 중심으로 38.7% 상승했다. 특히 배는 관련 통계가 집계된 1975년 1월 이후로 최대 상승 폭을 기록했다.

토마토(39.0%), 배추(32.1%) 등도 상당폭 올랐다. 낮은 할당관세가 적용된 망고(-24.6%)·바나나(-9.2%), 정부 비축물량이 방출된 고등어(-7.9%) 등은 하락했다. 신선채소는 12.9% 올랐다.

공미숙 심의관은 과일값 강세에 대해 “정부의 긴급안정자금이 지원되기는 하지만 사과나 배는 저장량과 출하량이 적다 보니 가격이 크게 떨어지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며 “새로 출하될 때까지는 가격이 유지되지 않겠나 싶다”고 말했다.


김수식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imks@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