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메프 사태는 시간이 갈수록 ‘점입가경’이다. 위메프를 시작으로 티몬까지 정산 지연 사태가 벌어지자 피해자들은 본사를 직접 찾아 항의했다. 두 회사는 현장 환불을 진행했지만 이마저도 자금 부족을 이유로 중단된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큐익스프레스는 27일 구 대표가 CEO직에서 사임했다는 보도자료를 냈다. 이 자료에서 큐익스프레스는 티몬과 위메프 사태와 직접 관련이 없다며 선을 긋는 모습을 보였다.
29일, 피해자들이 애타게 찾던 그가 드디어 입을 열었다. 구 대표는 입장문을 통해 “이번 티몬과 위메프의 정산 지연 사태로 인해 피해를 입으신 고객님들과 관계되신 모든 파트너사 그리고 국민 여러분께 머리 숙여 깊은 사죄의 말씀을 올린다”며 첫말을 뗐다.
이어 “사태 발생 직후 큐텐은 피해 상황 파악과 피해자 및 파트너사 피해 구제 방안, 티몬과 위메프 양사 경영 정상화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전력을 다해 왔고, 저는 이 과정에서 모회사 CEO로서 제가 맡은 역할과 책무를 다하려고 백방으로 노력했다”며 “긴급한 상황에 대처하다 보니 입장 표명이 늦어진 점 대단히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 두 가지 문제부터 집중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하나는 고객(소비자) 피해를 최소화하겠다는 것이며, 또 하나는 신속한 대처로 사태 확산을 막겠다는 것이다.
구 대표는 “현재 양사가 파악한 고객 피해 규모는 여행상품을 중심으로 합계 500억원 내외로 추산하고 있다”며 “우선 양사가 현장 피해 접수 및 환불 조치를 실시했고, 지속해서 피해 접수와 환불을 실시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큐텐은 양사에 대한 피해 복구용 자금지원을 위해 긴급 유동성 확보에 나서고 있다. 큐텐 보유 해외 자금의 유입과 큐텐 자산 및 지분의 처분이나 담보를 통한 신규 자금 유입도 추진하고 있다. 구 대표는 “이를 통해 피해를 입으신 고객께는 하루빨리 보상이 이루어지도록 하고, 더 이상의 소비자 피해가 없도록 최우선의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판매자(파트너사) 피해 규모는 현재 여러 변수 요인으로 인해 정확한 추산이 어렵지만, 양사가 파트너사들과의 기존 정산 지원 시스템을 신속히 복원하지 못하면 판매자 피해 규모가 늘어날 것으로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에 구 대표는 “파트너사에 대한 지연이자 지급과 판매수수료 감면 등의 셀러 보상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파트너사 및 금융권 등 관계 기관과의 소통 및 협조 요청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피력했다.
티메프 운영에 대한 의지도 내비쳤다. 구 대표는 “2023년부터 티몬, 위메프 등을 인수해 국내 시장에서 유의미한 규모의 사업 기반을 확보했다. 이 과정에서 큐텐과 저는 여러 가지 난관에도 봉착했고, 존폐 기로의 역경도 여러 번 극복해 왔다”며 “이번 사태로 인해서 포기하지 않고, 한 번 더, 더 높이 도전할 수 있는 기회를 얻고 싶은 솔직한 마음”이라고 밝혔다.
한편 구 대표는 1세대 이커머스 인터파크의 창립멤버이자 G마켓의 창업자다. 2010년 G마켓을 이베이에 매각한 후 큐텐을 설립해 14년간 사업을 추진해 왔다. 큐텐은 싱가포르에 본사를 두고 일본·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중국·홍콩 등 동아시아 지역을 중심으로 온라인몰 사업을 확장했다.
이후 구 대표는 국내 이커머스에 관심을 가졌다. G마켓 매각 당시 그는 이베이 측과 최대 10년 동안 한국 시장에서 이커머스로 경쟁하지 않는다는 조건에 합의했다. 겸업 금지 기간이 끝나면서 그는 한국 시장 진출을 모색했다. 이를 위해 2022년 9월 티몬, 2023년 3월 인터파크 쇼핑, 4월 위메프 등을 인수했다.
김수식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imks@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