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프랜차이즈협회 “배달 비용 부담에 문 닫는 곳 많아”

“많은 가맹점이 높은 배달 비용 때문에 부담과 고통을 겪으며 문을 닫아야 할 처지에 내몰리고 있습니다. 실제 최근 약 20%에 해당하는 가맹점들이 문을 닫았습니다.”

정현식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장은 27일 오전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배달의 민족 공정거래법 위반 신고 기자간담회’를 통해 이같이 말했다. 이날 오후 협회는 배달앱 배민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을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했다.
협회는 배민이 독과점적 지위에서 배달앱 수수료를 2차에 걸쳐 대폭 인상한 행위를 비롯해 각종 불공정행위를 자행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배민이 2년 전처럼 정액제로 돌아가거나 정률제를 유지해야 한다면 수수료율을 5% 수준으로 낮춰주기를 요구했다.

정 회장은 “배민은 2022년 3월 점주가 부담하는 배민 배달 수수료를 ‘주문 한 건당 1000원’에서 ‘주문 금액의 6.8%’인 정률제로 변경했다. 또 지난 8월에는 배민 배달 수수료율을 6.8%에서 9.8%로 인상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주문당 객단가를 2만원으로 봤을 때 6.8%의 수수료는 1360원으로 기존 1000원에서 36% 인상된 것이다. 여기서 올해 또 한 번 수수료를 인상하면서 2만원 기준으로 무려 44%가 뛰어 2000원까지 올랐다”고 덧붙였다. 약 2년 만에 배달 수수료를 1000원에서 2000원으로 인상한 것이라고 정 회장은 말했다.

정 회장은 또 “그럼에도 가맹점주들은 배민의 배달 비중이 약 40%에서 50%를 차지하기 때문에 사용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 하지만 배달 수수료가 너무 높아져 팔면 팔수록 손해가 되는 구조가 돼 버렸다”고 밝혔다.

이러한 상황에도 정부는 배달앱 이용료 인상에 대해 대책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 회장은 “정부는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에 대해서 2007년부터 현재까지 13차례에 걸쳐 매출액의 4.5%에서 0.5~1.5%로 대폭 인하한 반면에, 배달앱 이용료에 대해서는 배달앱 회사가 대폭 인상해도 이를 수수방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전문가들은 신용카드 수수료나 배달앱 이용료는 시장에서 수요와 공급의 원리에 따라 결정되는 가격이 아니라 독과점사업자가 정하는 가격을 자영업자들이 그대로 수용할 수밖에 없는 가격으로 보고 있다”며 “이처럼 시장실패가 존재하는 이용료에 대해 정부의 대책 마련을 촉구한다”며 “공정위에서 이번 신고를 신속하고도 엄정하게 조사해달라”고 요구했다.

정 회장은 이날 ‘이중가격제’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우리도 이중가격제를 하고 싶지 않다. 살기 위해 하는 것”이라며 “배달앱에서 배달 수수료가 공짜라고 하며 생색을 내지만 이 비용은 오롯이 가맹점이 부담하고 있다. 매출을 내기 위해서는 안 할 수가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협회는 쿠팡이츠와 요기요를 제외하고 배민만을 신고한 이유를 3가지 들었다. 먼저, 배민이 시장에서 부동의 1위 사업자이고, 가격남용행위를 비롯한 다양한 불공정행위를 광범위하게 한 것으로 판단한 것이다.

또 가격남용행위는 위법행위의 시기, 행태, 구체적인 내용 등이 다양하고, 이를 위법으로 인정하는 것이 복잡하고 어려워 1개 사업자에 집중해 처리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봤다.

마지막으로 ‘배달플랫폼-입점업체 상생협의체’가 지난 7월 23일 출범했는데, 배민의 가격남용행위 등에 대한 조사가 본격적으로 이뤄진다면 다른 2개 배달앱 회사의 경우 이용료 인하나 불공정행위를 스스로 시정할 것으로 충분히 예상된다는 점도 고려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정 회장은 “쿠팡이츠, 요기요 등 타 배달앱에 대한 불공정행위 자료도 수집 중”이라며 “이번 신고를 계기로 앞으로 배달앱 회사들의 다양한 횡포에 대해 적극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향후 계획에 대해서도 밝혔다. 정 회장은 고객을 상대로 캠페인을 펼치겠다고 했다. 그는 “수수료가 없고 배달비가 무료인 공공배달앱, 자사앱을 이용하자고 캠페인을 할 것”이라며 “가능하다면 소상공인끼리 별도의 공동 앱을 만들어서 대항하고 싶지만 쉽지는 않을 것 같다”고 토로했다.


김수식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imks@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