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니나 다를까. 실제로 메론킥은 출시 9일 만에 편의점과 대형마트 등 주요 유통채널에서 스낵 부문 판매 1위를 차지했다. 농심에 따르면 같은 기간 메론킥은 약 144만 봉지가 판매됐다. 과거 히트 제품인 ‘먹태깡’의 초반 판매량(약 100만 봉지)을 훌쩍 넘긴 수치다.
메론킥은 농심이 1978년 바나나킥 출시 이후 약 50년 만에 선보인 ‘킥(Kick) 시리즈’ 신제품이다. 국산 머스크멜론과 우유를 조합해 메론 특유의 달콤한 맛을 구현했고 바삭하면서도 입 안에서 부드럽게 녹는 식감을 살렸다. 바나나킥과 마찬가지로 휘어진 곡선 모양을 유지해 시리즈 정체성을 드러낸다.
‘유행에 한 발 늦었나’ 싶은 시점, 기자도 뒤늦게 메론킥을 찾아 나섰다. 편의점 진열대에서 해맑게 웃고 있는 메론킥 캐릭터 ‘로니’가 시선을 끌었다.

집에 돌아와 봉지를 열자 은은한 메론향이 퍼졌다. 특유의 달콤한 향이 자연스럽게 코를 스쳤다. 익숙한 휘어진 원통형 과자는 바나나킥을 닮았지만 색은 연한 연두빛으로 바뀌어 있었다. 메론이라는 과일의 색감은 식욕을 자극하는 계열은 아니지만, 달콤한 향이 시각적 아쉬움을 상쇄했다.
첫 입은 예상보다 ‘바삭’했다. 바나나킥보다 외피가 단단한 느낌이었다. 설탕 코팅이라도 덧입은 듯해 탕후루에서 느껴지는 얇은 바삭함이 떠올랐다.
메론맛도 인상적이다. 개인적으로 메론 인공향이 강하게 느껴지면 종종 '아세톤향'이 떠오르곤 했다. 메론킥은 그런 느낌 없이 자연스러운 향긋함이 돋보인다. 달달함의 정도도 좋다. 단 걸 좋아하지만 과도한 단맛은 꺼리는 이들에게도 잘 맞을 법한 밸런스다.
이 제품의 백미는 ‘다양한 먹는 방식’이다. SNS에서는 ‘냉동 보관’, ‘요거트, 아이스크림과 함께’ 등 메론킥을 즐기는 방법이 확산되고 있다. 직접 우유에 말아 먹어보고 냉동실에 얼려 보기도 했다. 특히 얼려 먹었을 땐 바삭함과 시원함이 배가되면서 여름 간식으로 손색이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최근 메론킥의 원조 격인 바나나킥은 전년 동기 대비 약 50% 증가한 판매량을 기록했다. 지난 3월, K팝 스타 제니가 미국 인기 토크쇼 '제니퍼 허드슨 쇼'에 출연해 바나나킥을 언급한 효과가 컸다. 농심 관계자는 “메론킥은 제니 언급 전부터 준비하고 있던 아이템”이라고 설명했다. 농심이 예상치 않은 뜻밖의 마케팅 호재를 맞은 셈이다. 덩달아 같은 ‘킥 시리즈’인 메론킥도 반사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농심은 킥 시리즈의 인기를 국내에 그치지 않고 글로벌 시장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오는 하반기부터 바나나킥과 메론킥을 미국, 일본, 중국 등 주요 해외 시장에 본격 수출할 예정이며, 연내 새로운 과일맛 신제품도 선보일 방침이다. 농심 관계자는 “50년간 받아온 국내 소비자들의 사랑에 더해 최근 유명 스타들이 보내준 성원을 동력 삼아 킥 시리즈를 글로벌 브랜드로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이정경 기자 jung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