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태양광 지옥처럼 추악"…10만 일자리 위기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4일 공화당의 세금 및 지출 법안에 서명하면서 태양광 패널 설치비용의 30%를 세액공제해주는 제도를 없앴다. 트럼프 대통령은 풍력과 태양광에 대해 솔직한 비판가로, 지난달 폭스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태양광 발전소를 '지옥처럼 추악하다'고 불렀다.
이 제도는 2005년부터 시행돼 미국 주택용 태양광 산업 성장의 핵심 동력 역할을 해왔다. 2005년 시작 당시에는 패널 비용의 30%인 최대 2000달러(약 270만 원)까지만 크레딧을 받을 수 있었지만, 2008년 월스트리트 안정화를 위한 법으로 2000달러 한도가 없어져 고객들이 상한선 없는 금액을 받을 수 있게 됐다.
◇ 설치비용 부담 급증으로 수요 대폭 위축 우려
청정에너지 업체 에너지세이지에 따르면 평균 옥상 태양광 설치 비용은 세액공제 전 약 2만9000달러(약 4000만 원)이다. 기존에는 이 비용의 30%를 세액공제로 돌려받을 수 있었지만, 새 법 시행으로 이 혜택이 사라지게 됐다. 국세청(IRS) 최근 데이터에 따르면 평균 소비자는 설치비용으로 약 8000달러(약 1100만 원)을 돌려받고 있었다.
태양광 패널의 25년 수명 동안 많은 가정에서 전기요금을 약 5만 달러(약 6800만 원) 절약할 수 있지만, 세액공제 폐지로 경제성이 크게 떨어질 전망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옥상 태양광이 더 큰 유틸리티 규모의 태양열보다 약 3배 더 비싸기 때문에 비용 효율성이 떨어진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월스트리트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지난달 발표한 분석에서 태양광 세액공제가 완전히 폐지되면 향후 10년간 옥상 패널 수요가 85% 감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른 연구기관들은 설치 건수가 40~50% 감소할 것으로 추산했다.
태양광 산업 분석가 조 오르디아는 "세액공제를 없애면 더 이상 가정 수준에서 재생가능 에너지에 투자할 경제성이 없다"면서 "많은 태양광 기술자들이 일자리를 잃게 될 것"이라고 솔라 서지 팟캐스트를 통해 밝혔다. 그는 많은 주택 소유자들이 투자금을 회수하는 데 일반적인 7~8년이 아닌 12년을 기다려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반면 헤리티지 재단의 에너지, 기후, 환경 센터 소장인 다이애나 푸르흐트고트-로스는 크레딧을 되돌리는 것이 긍정적이라고 주장한다. 그는 '태양열로 인해 전기가 더 비싸지고 있다'면서 '이것이 민주당 성향 주에서 전기 가격이 치솟는 이유'라고 말했다.
◇ 연말 크레딧 만료 전 설치 '러시' 현상
메릴랜드주 켄싱턴의 주택 소유자 크리스틴 모와 재키 데카를로 부부는 법 변경 전 패널 설치를 마쳤다. 이들은 총 5.5kW 규모의 12개 패널을 약 1만7000달러(약 2300만 원)에 설치하면서 약 6000달러(약 800만 원)의 세액공제를 받을 예정이다. 현재 전기요금을 감안할 때 패널 설치비용은 5년 반 이내에 회수되지만, 크레딧이 없었다면 8년 가까이 걸렸을 것이라고 이들은 설명했다.
데카를로는 "크레딧 손실은 우리에게 훨씬 더 많은 부담을 줄 것"이라면서 "정부가 태양광에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믿기 때문에 현재 상황이 상당히 낙담스럽다"고 말했다.
DC 지역에서 활동하는 루미나 솔라의 영업 컨설턴트 찰리 케이저는 "태양광에 관심 있는 주택 소유자들은 연말 크레딧 사라지기 전에 지금 검토해야 한다"면서 "이미 태양광을 고려하고 있었던 사람들이 세액공제 만료 전에 서두르려는 전화가 쇄도하고 있다"고 전했다.
일부 업계에서는 제3자 소유권 방식으로 대안을 모색하고 있다. 이 방식은 회사가 패널을 소유하고 고객은 저렴한 가격으로 임대하는 것으로, 2027년까지 다른 법인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다. 미국 최대 주거용 태양광 업체 중 하나인 프리덤 포에버의 브렛 부시 최고경영자는 세액공제 폐지에 실망했다고 말했다. '나는 공화당원이다'라고 밝힌 부시는 그러나 '인플레이션 감축법의 결과를 보면 미국에 유입된 제조업과 일자리 측면에서 이것이 바로 트럼프와 현 행정부가 원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머지않아 자사 고객 중 5%만이 자신의 패널을 소유하게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한편 새 예산법은 전기요금을 더욱 인상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분석에 따르면 풍력과 태양광 발전으로 전환됨에 따라 미국인은 2030년에 연간 165달러, 2035년에 280달러를 더 지불하게 될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 태양광 일자리 인구조사에 따르면 주거용 태양광 산업은 약 10만 개의 일자리를 지원하고 있어 대량 실업 우려도 커지고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