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양식품의 해외 매출 비중은 지난 2016년 26% 수준이었지만, 지난해 77%, 올 1분기에는 80%를 넘어서며 사실상 수출 중심 기업으로 전환됐다. 이 가운데 불닭브랜드가 전체 해외 매출의 약 80%를 차지할 만큼 비중이 크다. 글로벌 시장에서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루기 위해서는 ‘제2의 불닭’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이에 삼양식품은 매운맛을 키워드로 삼은 새로운 글로벌 브랜드 ‘맵’을 론칭하고 동남아 시장 진출에 나섰다. 브랜드명 ‘맵(MEP)’은 ‘맵다’의 영문 표현에서 착안해 한국 고유의 매운맛을 다양한 방식으로 풀어낸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칼칼함, 알싸함 등 매운맛을 세분화한 것이 특징이다.
맵 브랜드의 첫 출발지는 태국이었다. 삼양식품은 지난해 12월 태국 방콕의 ‘시암 스퀘어 원’에서 브랜드 론칭과 함께 이틀간 팝업스토어를 운영하며 현지 시장 공략을 시작했다. 이 행사에는 약 2500명이 방문해 뜨거운 관심을 보였고, 이후 태국 전역에 있는 세븐일레븐 1만4000여 개 점포에 ‘맵’ 라면이 단독 입점됐다.
동남아 시장의 특성에 맞춘 제품 현지화 전략도 눈에 띈다. 지난 2월 일본에서는 ‘흑후추소고기라면’과 ‘마늘조개라면’을 선보인 바 있다. 동남아에서는 현지 입맛과 식재료를 반영해 ‘그릴드 갈릭 쉬림프 라면’과 ‘블랙페퍼 치킨 라면’을 선보였다. 또 현지에서 1인분 라면의 용량이 작은 점을 감안해 ‘맵’ 제품은 80g 소포장 형태로 출시됐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말레이시아에 론칭한 ‘맵’ 브랜드의 초기 반응이 기대 이상으로 긍정적”이라며 “현지 소비자들 대상으로 하는 시식이나 인플루언서 활용한 프로모션 등 온오프라인 마케팅을 활발하게 진행할 것”고 밝혔다.
이정경 기자 jung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