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주 트렌드에 내수 정체, 과일소주만 해외서 역주행
일반 소주 수출 줄고, 과일소주가 전체 감소 폭 막았다
하이트진로·롯데칠성, 과일소주로 글로벌에서 성장 동력 확보
일반 소주 수출 줄고, 과일소주가 전체 감소 폭 막았다
하이트진로·롯데칠성, 과일소주로 글로벌에서 성장 동력 확보
이미지 확대보기소주는 오랫동안 ‘국민 술’로 불리며 회식 자리와 모임의 중심에 서 있었지만, 건강을 중시하는 소비 트렌드와 회식 문화 축소가 겹치며 사실상 정체 상태에 놓였다. 그 여파로 하이트진로는 2025년 14년 만에 대표이사를 교체했고, 롯데칠성음료는 창사 이후 처음으로 희망퇴직을 시행했다. 업계에서는 “내수 성장 여력이 크지 않은 상황에서 비용 효율화와 조직 재편을 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평가가 나온다.
반면 해외에서는 소주가 다른 대접을 받고 있다. 관세청에 따르면, 소주류 수출액은 2024년 처음으로 2억 달러를 넘어섰으며, 특히 과일소주의 상승세가 뚜렷하다.
올해 1~10월 전체 소주 수출액은 약 8601만달러로 전년 동기(8964만달러)보다 약 4%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표적인 소주 기업인 하이트진로의 과일소주 수출도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하이트진로의 과일소주 수출액은 2021년 600억 원에서 2024년 884억 원으로 3년 새 약 47% 증가했다. 2024년 기준 전체 소주 수출액 중 과일소주 비중은 58%에 달한다.
업계 관계자는 과일소주의 인기 비결에 대해 “해외 소비자들 사이에서 과일소주는 ‘가격 부담이 적고 맛 선택지가 넓은 한국식 보드카’로 인식되고 있다”며 “기존 보드카보다 도수가 낮아 접근성이 높고, 달콤한 과일 맛으로 마시기 편하다는 점이 강점”이라고 말했다. 이어 “미국에서는 코스트코 등 대형 마트와 주요 주류 체인을 통해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쉽게 접할 수 있고, 코코넛·레몬·딸기 등 해외 전용 라인업까지 더해지면서 선택 폭도 넓어졌다”며 “드라마와 K-팝을 통해 한국식 술자리가 자주 노출되면서 과일소주가 K-주류를 처음 접하는 관문 역할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하이트진로는 자몽·청포도·자두·딸기 등 6종의 과일소주를 수출하고 있으며, 수요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베트남 타이빈성 산업단지에 연간 500만 상자를 생산할 수 있는 주류 공장을 건설 중이다.
롯데칠성음료의 과일소주(순하리) 수출도 꾸준히 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롯데칠성의 과일소주 수출액은 올해 300억 원대를 넘어설 것으로 관측된다.
국내 내수 시장이 정체된 상황에서, 과일소주가 양사의 소주 수출 성장세를 이끄는 핵심 품목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다만 국내에서는 과일소주 유행이 한 차례 지나고 판매 비중이 한 자릿수대로 낮아진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한국의 반주 중심 음주 문화와 달리, 해외에서는 과일소주를 단독으로 즐기는 문화가 확산돼 있어 국가별 주류 문화 차이가 소비 흐름을 갈랐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황효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yojuh@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