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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배구조 분석] 삼성바이오, 논란 대상 삼성바이오에피스 지분 다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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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배구조 분석] 삼성바이오, 논란 대상 삼성바이오에피스 지분 다 산다

삼성바이오 지난해말 보유 현금및현금성자산 392억원 불과, 2조7655억원 소요…100% 자회사되며 관계기업 논란에서 벗어나, 인수 자금 마련은 주주들의 부담 지적도

사진=삼성바이오에피스이미지 확대보기
사진=삼성바이오에피스
삼성바이오로직스(삼성바이오)가 분식회계 의혹의 논란의 대상인 삼성바이오에피스(에피스)의 잔여 지분을 아예 사들이기로 했습니다.

삼성바이오는 미국 바이오젠이 보유하고 있던 삼성바이오에피스 지분을 전량 인수하기로 지난 1월 28일 이사회를 열어 결의했습니다.
삼성바이오는 미 바이오젠이 보유한 삼성바이오에피스 주식 1034만1852주를 2조7655억2000만원(약 23억 달러)에 매입할 계획입니다. 1주당 26만7410원에 해당하는 금액입니다. 액면가는 5000원입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2012년 2월 28일 자본금 164억7000만원으로 설립되었으며 삼성바이오와 바이오젠의 합작법인입니다. 설립 후 수차례의 증자를 통해 2020년말 자본금은 1034억1852만5000원입니다.

바이오젠은 2012년 에피스 설립 당시 15%의 지분을 투자했으며 2018년 6월 콜옵션을 행사해 에피스 전체 주식의 절반(50%-1주)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삼성바이오는 바이오젠이 보유한 에피스 주식 1034만1852주보다 1주 많은 1034만1853주를 갖고 있습니다.

삼성바이오는 바이오젠과 주식 매매 계약 체결에 따라 매입 대금을 전액 지불하면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삼성바이오의 100% 자회사로 편입하게 됩니다.

매입 대금 중 특정 조건을 만족할 경우 추가로 지급되는 비용인 5000만 달러를 제외한 인수 대금은 향후 2년간 분할납부할 예정입니다. 이번 계약은 1차 대금 10억 달러 납부가 완료되는 시점부터 효력이 발생됩니다.
삼성바이오는 삼성바이오에피스 인수자금 마련을 위해 유상증자를 실시합니다.

삼성바이오는 주당 63만9000원의 유상증자를 실시해 약 3조2000억원의 자금을 마련한 후 바이오젠이 보유한 에피스 주식 매입자금으로 1조2024억원을 우선 투입할 계획입니다. 유상증자에서 들어온 나머지 2조원 상당은 시설자금으로 사용할 방침입니다.

삼성바이오의 유상증자는 오는 4월 7~8일 유상증자 청약을 거쳐 15일 증자대금을 납입 완료하면 28일 유상증자 신주를 상장할 예정입니다. 신주 물량은 500만9000주로 예정되어 있습니다.

삼성바이오의 지난해 말 현재 현금및현금성자산은 별도기준으로 392억원에 불과합니다. 삼성바이오는 바이오시밀러 공장 증설을 위해서도 현금 마련이 절실한 실정입니다.

삼성바이오의 지난해 말 재고자산은 1조129억원으로 전년의 6460억원보다 3669억원이 불어난 것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삼성바이오가 바이오젠이 갖고 있던 삼성바이오에피스 지분 전량을 인수키로 함에 따라 그동안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증선위)와 검찰로부터 지적받아 온 분식회계 의혹 논란이 다소 수그러들지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삼성바이오는 지난 2015년 삼성바이오에피스의 회계처리를 종속회사에서 관계회사로 변경하면서 수조원이 넘는 평가이익으로 당기순이익을 끌어올리고 기업가치를 뻥튀기 했다는 고의 분식 회계 의혹을 받고 있습니다.

증선위는 삼성바이오가 2015년 이전에 공시하지 않았던 바이오에피스 합작사 미국 바이오젠의 콜옵션을 등장시킨 뒤 지배력이 상실될 수 있다는 이유를 들어 바이오에피스를 관계회사로 변경한 점을 들어 삼성바이오가 회계처리기준을 고의적으로 위반했다고 결론을 내렸습니다.

검찰도 삼성바이오의 분식 회계 의혹을 이재용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와 연계시켜 삼성바이오 측을 몰아세우고 있습니다.

미 바이오젠은 지난 2018년 5월 18일 삼성바이오에피스에 대한 콜옵션 행사의사를 밝혔고 그해 6월 29일 콜옵션을 행사했습니다.

미 바이오젠의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주식 50%-1주를 갖게된 콜옵션 행사 시기와 삼성바이오의 삼성바이오에피스 회계처리 변경에는 2년이 넘는 시차가 발생하기 때문에 분식회계 의혹 논란이 그치지 않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삼성바이오의 삼성바이오에피스에 대한 2015년의 회계 처리 변경은 아직까지도 삼성바이오의 회계 처리에 발목을 잡고 있습니다.

삼성바이오는 지난해 9월 분기보고서 주석에서 만일, 증선위 조치 사항에 따라 연결재무제표를 재작성 하는 경우 2015년 삼성바이오에피스 투자주식에 대한 공정가치 평가 효과 제거로 수치가 달라질 수 있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삼성바이오는 당분기말 관계기업투자주식, 이연법인세부채(이연법인세자산 차감 후 순액) 등 부채항목, 이익잉여금 등 자본항목은 각각 2조3358억4100만원, 6010억2500만원, 1조7348억1600만원이 감소할 것이며, 당분기 지분법이익 및 당분기 총포괄손익은 각각 152억4500만원, 473억700만원이 증가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삼성바이오의 재무제표는 증선위의 조치를 따르게 되면 재무상태에서 수조원의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위험성을 알려주고 있습니다.

증권가에서는 삼성바이오가 바이오젠의 삼성바이오에피스의 보유지분 전량을 매입하면 100% 자회사가 되면서 관계기업이나 종속기업 논란에서 벗어날 수 있으나 지분 매입을 위한 자금은 주주들의 부담이 될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김대성 글로벌이코노믹 연구소장 kimds@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