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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 워치] 청와대 영부인의 의상 논란과 ESG패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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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 워치] 청와대 영부인의 의상 논란과 ESG패션

이혜주 국가ESG연구원 공동대표
이혜주 국가ESG연구원 공동대표
최근 영부인의 과도한 의상관리에 대한 논란은 끝이 보이지 않는다. 이제는 영부인의 패션문화의 담론을 넘어서 정치적 담론으로 비약되어 사회적 혼란을 야기 시키고 있다. 여기서 논쟁은 한 국가를 대표하는 영부인의 역할이 '공적인가?' '사적인가?'로 시작해 패션이란 '미학적 코드인가?' '사치의 상징인가?'의 주제로 끝없이 번져나간다. 이와 같은 격렬한 토론을 자정(自淨)의 과정으로 여기면서 성숙한 국민에 부응하지 못한 영부인의 자질까지 건드리니 안타깝기 그지없다.

개인적·대중적 차원이든 패션은 시대에 따라 진화되는 속성상 착용자의 신체의 모습은 시대적 문화코드를 뜻한다. 오늘날 패션은 단순 기능성을 뛰어넘어 필요(need)에서 자아 욕구(want)와 열망(desire)이 표현된 대표적 감성산업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패션은 사회문화적 환경 요인과 함께 철학적 사상, 취향, 기술, 경험을 통해 확장되고 변용되어 착용자의 가치 총합으로 나타나는 특성을 지니며 특히 미디어 시대에서 패션은 실재와 가상을 융합하는 매체적이며 '가시'와 '비가시'를 연결하는 인터페이스로서 역할을 한다. 따라서 같은 의상이라도 어떻게 소통되고 활용되는가에 따라 해체되고 재컨셉화 된다.
그렇다면 국민이 존경하는 영부인의 덕목에 부응하고 국가 이미지를 높이는 시대적 스토리를 ESG 패션에서 끌어오면 어떨까. 수평적 소통과 관계를 원하는 MZ세대는 ESG 경영에 민감한 세대이다. 스웨덴의 10대 크레타 툰베리 등 다국적 청소년·청년들의 환경운동은 이미 전세계에서 유명해졌다. 트렌디한 대중적 문화코드를 맞춰야 생존하는 패션산업에서 ESG 경영의 적용은 필수적 과제이다.

패션산업은 기업가 권력이 아닌 다양한 감성, 능력, 가치관을 지닌 이해관계자와의 평등한 소통을 통해 그들의 가치를 재빨리 반영해야 한다. 다시 말하면 탄소배출과 오염, 쓰레기량을 축소하여 순환경제를 추구하는 한편 생태계 파괴를 지양하며 엄격한 사회적 영향 평가를 통한 윤리적 책임을 중시한다. 또한 반부패, 뇌물, 횡령, 아동노동, 인종차별을 경멸하며 인권과 도덕성, 인종형평성을 존중하면서 도덕적인 사회 가치 창출에 전념한다. 또 ESG 관리와 관련된 공시의 의무화를 통해 기업의 투명성을 확보하는 등 이해관계자와의 신뢰도를 높이고자 한다.

환경오염의 주범자라는 오명을 안고 있는 글로벌 패스트 패션기업인 H&M, 막스앤스펜서(Marks & Spencer)를 비롯한 30개 이상 기업이 연합해서 ESG 경영의 '순환 패션 파트너십(CFP)' 체계를 출범시켰다. 동시에 비건 패션 트렌드가 콧대 높은 프랑스의 명품 브랜드 에르메스(Hermès)까지 변화시키고 있다. 미국 스타트업 마이코웍스는 명품 브랜드 에르메스와 함께 비건 가죽과 섬유로 만든 여행용 가죽 제품을 제작했다. 비건 패션은 모피, 가죽, 양모 등 동물을 착취하지 않고 식물, 과일 등 대체 재료나 바이오 소재를 기반으로 옷과 액세서리를 생산하는 방식이다.

ESG 경영 추세에 발맞춰 2021년 문재인 대통령은 영국 글래스고에서 개최된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에서 "(온실가스 감축은) 개발도상국에서 선진국이 된 유일한 대한민국이 앞장서야 할 과제이며 한국은 2030 NDC를 상향하여 2018년 대비 40% 이상 온실가스를 감축하고 2050년까지 모든 석탄 발전을 폐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은 2차 세계대전 이후 유일하게 산림녹화에 성공한 나라로 산림복원 협력에 앞장서겠습니다. 국민 모두가 동참해야만 이룰 수 있는 목표입니다. 사람과 사람, 나라와 나라가 먼저 손을 잡읍시다"고 주문했다. 문대통령은 ESG 트렌드를 성취하기 위해 "사람과 사람이 손을 잡자"고 강조했지만 바로 옆의 영부인의 손을 놓친 것 같다. 함께 힘껏 잡았다면 오늘날 영부인의 의상게이트 사건은 없었을 것이다. 국격을 떨어뜨리는 소모적인 논란을 잠재우기 위해 빨리 모든 진실을 투명하게 공시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이혜주 국가ESG연구원 공동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