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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 워치] 끝없는 수자원 분쟁, 국가ESG의 역할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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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 워치] 끝없는 수자원 분쟁, 국가ESG의 역할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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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혜주 국가ESG연구원 공동대표
우주에서 바라본 지구는 구 표면의 70%를 차지하는 푸른 바다가 반영되어 아름답다. 자연이 선사한 최상의 치유 매개인 물은 인간의 기본욕구를 위한 필수 요소이나 인류는 물 부족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인간이 사용할 수 있는 담수는 겨우 2.5%에 불과하며 담수의 80%는 빙원과 빙하 속에 갇혀 있고, 나머지는 흙과 바위 사이에 흐르는 지하수이다. 유엔의 지속가능한 발전(MDGs)에서 물은 7번째 목표인 ‘안전하고 위생처리가 되는 깨끗한 식수 및 하수 처리’에 해당되는 지속가능한 ESG 전략이다. 인간에게 물은 생명의 근원이자, 대체 불가능한 자원이다.

유엔과 OECD는 우리나라를 ‘물 스트레스(water stress)’ 국가로 분류했는데 산업화에 따른 지표수 오염과 가상수(virtual water)를 통한 물 교역 증가가 그 원인이다. 팔큰마크의 물 스트레스 지표(Falkenmark water stress Indicator)는 연간 1인당 1700㎥ 미만의 물이 공급될 때, 해당 국가 및 지역은 물 스트레스를 경험한다고 정의했다. 가상수(Cyber Water)란 제품을 생산하는 과정에서 사용되는 물의 총량을 말한다.
물발자국(water footprint)이란 가상수 수종에 따른 수자원 고갈 정도를 고려해 최종적 담수 기준으로 제시한 것인데 물발자국 개념을 적용하면 실질적인 물 사용량을 알 수 있다. 인간은 빗물 중에서 푸른색의 블루워터(Blue water)만을 눈으로 인식하며 생태계의 식물류에 함유되어 보이지 않는 그린워터(Green water)는 소홀히 취급할 수 있다. 정부의 취수정책도 인간이 인식하는 0.8%의 수자원만 관리하는데 이 중 지하수가 0.76%를 차지한다. 인간이 소비하는 물량은 공업용수(16%), 생활용수(5%)로 그 밖의 80%는 농축산물의 재배과정에서 소비되는 농업용수가 차지한다. 따라서 농축산물 수입은 그 나라의 물을 수입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세계자연기금(WWF)은 지난해 ‘지구생명보고서’를 통해 환경오염이 지속될 경우 2050년 인류의 51%가 심각한 물 부족 현상을 겪을 것이라고 예고했다. ‘세계기상기구(WMO, World Meteorological Organization)’도 2050년에 물 부족 피해를 입는 인구가 24억3000만 명에 이를 것이라고 분석했다. 세계경제포럼(World Economic Forum)은 이미 인간은 워터 버블(water bubble) 속에 살고 있다고 했다. 현재 기후재앙으로 6억1600만 명이 넘는 지구촌 어린이들이 건강, 복지, 그리고 생존까지 위협받고 있다.
기후 문제가 진전되면서 국가 간 수자원 분쟁 또한 심각하다. 물 분쟁 유형을 살펴보면 ‘절대 영토주권주의’는 상류 유역의 국가에 의해 선호되며 ‘선점우선주의’는 기존의 역사적 권리에 준하며 ‘절대 영토보존주의’는 하천 유역을 하나의 시스템으로 판단해 상류 및 하류에 위치한 모든 국가는 물 사용에 동등한 권리를 가진다. ‘상호개발이론’은 강이나 하천에 인접한 모든 국가의 상호개발이 합의하에 해결하는 것을 뜻하며, ‘상호사용원칙’은 하류 지역이 상류 지역에 의해 피해를 볼 경우 국제하천 사용에 대한 협정을 거부할 수 있다.

아프리카 분쟁의 주요인은 ‘물’이며 예멘과 시리아의 분쟁은 물론 강을 차지하려는 터키 패권주의로 인해 이라크·시리아도 몸살을 앓고 있다. 나일강을 끼고 분쟁이 심화되는 에티오피아와 이집트, 그리고 물 부족으로 예멘·시리아 분쟁도 격화되고 있다.

무엇보다 해결되지 못한 큰 과제는 메콩강을 둘러싼 6개국의 갈등이다. 인도차이나 반도 5개 국가의 농어민이 메콩강에 의지해 생존하고 있는데 중국이 ‘란창강 수력개발 프로젝트’를 통해 메콩강 상류인 란창강에 댐들과 수력발전소를 건설하면서 당연히 하류는 물의 고갈로 인해 하천 담수화, 농업생산성 감소 등이 발생해 분쟁의 씨앗이 되었다. 중국은 메콩강 문제 해결을 위한 회의도 무시하고 있다. 더 큰 문제를 초래할 만리장성 규모의 ‘100년 프로젝트’는 ‘히말리야 저수조 사업’인데 타국으로 가는 물길을 막게 되어 우려된다.

히말리야와 연결된 고도 4000km 높이의 병풍 같은 티베트 지역의 지하에 거대 물탱크를 구축해 그 물길을 중국 내 위그루 사막으로 연결해 그린 초원으로 만들 계획이며 또 하나의 물길은 황허강 방향으로 뚫기 때문에 메콩강은 자연스레 메마른 강이 될 것이다.

한편, 중국의 14차 5개년 프로젝트로 2025년 말 준공을 목표로 진행되는 사업인데, 물이 넘쳐흐르는 양쯔강의 물길을 황허강으로 연결시키는 거대 운하사업이 완성되면 수심이 깊어져 1만 톤급 화물선의 통행이 가능해진다. 중국 전체 물류의 20여%를 차지하는 현재 양쯔강의 화물 트럭의 물류비와 비교할 때 새로 뚫은 물길을 이용한 화물선 물류비는 52분의 1로 저렴해진다. 이렇듯 중국의 만리장성급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음에도 우리 정부는 한국이 입는 피해를 간과하고 있다. 가령 양쯔강-황허강 연결사업으로 물길이 다양한 강으로 연결, 한국의 서해안으로 쏟아질 경우 현재 서해안의 생태계 파괴가 예견된다.

국제적 물 분쟁 해결을 위해서 기본적인 법률적 해석과 함께 사용 가능한 물의 총량에 대한 공학적 해석, 즉 우선 수리권을 고려한 모델(Water Rights Analysis Model), 자연순위에 기반한 HEC-ResSIM 등 ‘하천/저수지’ 모델을 이용한 물 공급 가능 및 기간 신뢰도 등의 지표를 활용하고 있다. 따라서 국내 물 분쟁의 경우도 현재의 법률적인 해석과 함께 지역별 사용 가능한 물의 총량과 공급 가능한 물에 대한 공학적 모델 적용이 필요할 것이다.


이혜주 국가ESG연구원 공동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