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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 워치] 다중전쟁 소용돌이에서 빛날 한국의 저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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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 워치] 다중전쟁 소용돌이에서 빛날 한국의 저력

이영한 지속가능과학회 회장이미지 확대보기
이영한 지속가능과학회 회장

2022년 현재, 세계는 다중 전쟁(Multi-layered War) 중이다. 수그러들기 시작한 코로나19 팬데믹의 꼬리를 물고 추운 2월에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터졌다. 잔인하다던 봄, 우크라이나에서 타전된 폐허가 된 마을과 민간인 살상의 참상에 세계는 경악했다. 최근 푸틴 대통령은 “핵전쟁 위기가 고조되고 있다”며 러시아는 핵무기를 방어 수단이자 잠재적 반격 수단으로 간주한다고 말했다. 러-우크라 전쟁은 이젠 쉽게 끝날 수 없는 전쟁이 되었다. 서로가 승리한 전쟁으로 공표할 수 있는 상태가 되어야 정전이 가능한데, 서로가 물러설 수 없는 전쟁이 되어 버렸다. 더 불행한 장기전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미국 정부는 자국의 이익 추구에 몰두하고 있다. 미국은 기준금리 인상과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등 각종 입법 조치로 세계 경제의 목을 조이고 있다. 중국의 시진핑은 확진자 수가 영(零)에 달할 때까지 전 도시를 봉쇄하고 바이러스를 청소하라는 ‘청령(淸零)’을 공포하여, 국내외적으로 심대한 경제적·사회적 문제를 야기하였다. 최근 ‘청령’에 반대하는 ‘백지 시위’가 중국 주요 도시와 대학에서 일어났고 세계적으로 확산 중이다. 시진핑은 제로 코로나에서 후퇴하겠다고 하지만, 앞으로 중국은 ‘청령’과 ‘위드 코로나’ 그리고 ‘경제난’의 악순환에 의해 지금보다 더 극한 상황으로 빠져들 수도 있다. 유연하지도 과학적이지도 못한 시진핑 전제 통치 체제의 한계가 곧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미국, 러시아, 중국은 이제 ‘강대국’이 아니라 ‘강국’일 뿐이다. ‘대국’의 나눔과 품격을 상실하고 있어서다. 오히려 탐욕의 싸움꾼들이 되고 있다. 이들의 폭력과 횡포로 인해 세계는 다시 또 골수의 병이 재발하고 있다. 글로벌 리더십 위기로, 자유와 개방, 호혜(互惠), 인류 공영이 미덕인 시대는 가고 장벽과 차별의 시대가 오고 있다.

국내적으로도 세계 공급망의 불안정성과 미국 기준금리 급상승의 충격파 등으로 고환율, 고금리, 고물가, 고무역 적자의 ‘4중고(四重苦)’가 서로 악순환의 고리로 증폭하여 갈수록 태산이다. 또한, 2030년까지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 40%를 달성해야 하는 매우 무거운 과제가 앞에 놓여 있다. 상극의 팬덤 정치와 윤석열 대통령의 낮은 지지도로 인해 사회 전반에 걸쳐서 불안정성이 높아가고 있다. 경기침체, S공포, 금융위기, 외환위기 등 ‘침체’, ‘공포’, ‘위기’의 단어들이 사회 구석구석까지 범람하고 있다. 이 폭탄들이 언제 터질지 알 수 없는 진퇴양난이다. 이러한 다중 위기 상황은 한동안 계속될 것이다. 다중 위기의 시대인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K팝이 전 세계 젊은이들의 사랑을 받고 있으며, K방역이 국제적으로 팬데믹 대처 성공 사례로 평가되고 있다. 삼성전자, 현대차, LG에너지솔루션 등 한국 기업들이 세계 시장에서 지배력을 확대해 가고 있다. 또한 정권교체가 평화적으로 일어나고 언론의 자유가 보장된 건전하고 역동적인 민주주의 국가이다. 국토 어딜 가나 잘 가꾸어진 공원과 푸른 숲 그리고 맑은 강이 있다. 최근에는 대기 공기 질도 괄목할 만큼 맑아졌다. 이러한 일련의 성공은 어려운 여건에서, 무(無)에서 지속적인 우상향으로 창조한 것들이다. 대한민국은 사회, 경제, 환경, 문화, 과학 등 전 분야에서 건강하며, 세계에서 주시하는 나라가 되었다. 이젠 외부에서 어지간한 충격이 온다고 해도 무너질 만한 나라가 아니다. 대한민국은 강한 레질리언스(역경으로부터 다시 일어나 강해지고 자원을 더 풍부하게 할 수 있는 능력)를 가진 나라다.

2023년은 가장 혹독한 고난의 한 해가 될 것이다. 그 고난은 2024년, 2025년까지 계속될 수도 있다. 2023년은 대 인내(Great Endurance) 시대의 서막일 수도 있다. 한국인은 곰이 100일 기도한 후에 소망했던 인간으로 재탄생했다는 단군신화의 믿음을 공유하고 있다. 역사적으로 보면, 국가 간 전쟁은 역사의 변곡점이었다. 현재 다중 전쟁에서 어느 나라가 승자, 패자가 될까? 한국인은 잔혹한 전쟁도 이겨냈다. 위기를 새로운 도약으로 탈바꿈해 왔기에 오늘이 있다. 다중 전쟁의 소용돌이에서 한국은 승자 편에 설 것이다. 한국인에게 고난은 새로운 시작을 위해 거쳐야 할 시련이기 때문이다.


이영한 서울과학기술대학교 명예교수, 지속가능과학회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