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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 워치] '기후위기'가 ESG의 핵심 트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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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 워치] '기후위기'가 ESG의 핵심 트렌드

문형남 국가ESG연구원 원장이미지 확대보기
문형남 국가ESG연구원 원장
전 세계 정·재계, 학계의 유명 인사가 한자리에 모이는 세계경제포럼(World Economic Forum: WEF, 다보스포럼) 2023년 연차총회가 지난 16일 4박5일 일정으로 스위스 휴양지 다보스에서 막을 올렸다. 세계경제포럼이 주는 메시지는 매우 중요하다. 왜냐하면 세계경제포럼은 세계적인 오피니언 리더들이 모이는 자리이기 때문이다. 세계경제포럼에서 주장된 내용들이 세계 각국에서 화두가 되고, 세계경제의 흐름을 바꾸기도 한다.

“4차 산업혁명은 2016년 1월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에서 처음 언급한 개념이다”라고 설명된 자료가 많다. 그러나 사실은 그렇지 않다. 이보다 앞서 독일에서 4차 산업혁명이 시작됐다. 그러나 글로벌하게 확산되지 않다가 2016년 1월 세계경제포럼을 계기로 4차 산업혁명이 전 세계적으로 확산됐으며, 클라우스 슈바프 세계경제포럼 회장이 쓴 ‘제4차 산업혁명’이 글로벌 베스트셀러가 되고 4차 산업혁명의 기본서로 알려지기도 했다.
이 같은 과거 사례를 볼 때 세계경제포럼에서 강조하면 글로벌 메가트렌드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세계경제포럼이 최근 발표한 ‘2023 글로벌 위험 보고서(Global Risks Report 2023)’를 들여다보고 세계경제포럼의 주장을 이해하면 ESG(환경·사회적책임·투명경영)의 메가트렌드를 알 수 있다. 세계경제포럼은 ‘기후·환경 위험’이 향후 10년 동안 글로벌 위험 인식의 핵심이고, 우리가 가장 준비가 덜 된 것으로 보이는 위험이라고 지적했다.

세계경제포럼이 발표한 ‘2023 글로벌 위험 보고서’에는 전 세계 정부, 기업, 학계, 국제기구, 시민사회 소속 전문가 1200여 명을 상대로 조사한 ‘글로벌 위험 인식 조사(GRPS)’ 결과가 담겼다. 응답자들은 향후 10년 동안 전 지구적으로 가장 심각한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는 위험 10개 중 1~4위를 기후위기 관련 내용으로 꼽았다.
1위부터 순서대로 살펴보면 1위는 ‘기후변화 완화 실패(Failure to mitigate climate change)’, 2위는 ‘기후변화 적응 실패(Failure of climate change adaptation)’, 3위는 ‘자연재해와 극단적 기상현상(Natural disasters and extreme weather events)’, 4위는 ‘생물다양성 손실과 생태계 붕괴(Biodiversity loss and ecosystem collapse)’ 등이다.

지난해 세계경제포럼 ‘2022 글로벌 위험 보고서’에서도 기후위기는 주된 위험으로 꼽힌 바 있다. 1~3위가 순서대로 ‘기후행동 실패’ ‘극단적인 날씨’ ‘생물다양성 손실’이었다. 전문가들은 한목소리로 기후변화와 그로부터 파생되는 추가 위험을 경고하고 있다.

‘2023 글로벌 위험 보고서’에 따르면 지금보다 한 차원 높은 수준의 기후위기 관련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 기후변화는 단순히 기온이나 날씨에 국한된 사항이 아니라 자연재해·생물다양성 손실·생태계 붕괴 등의 문제들과도 밀접한 연관이 있기 때문이다. 현재 미국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 EU의 ‘리파워EU’(REPowerEU) 등 다양한 정책이 바탕이 돼 온실가스 배출량은 줄어들고 있지만 이들 정책만으로는 기후변화를 막기 어렵다는 판단이다.

지난해 이집트에서 열린 제27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27)에 대해서는 “모든 화석연료를 단계적으로 폐지하기 위한 충분한 수준의 합의에 도달하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그리고 이로 인해 “홍수·폭염·가뭄과 기타 극단적인 기상현상이 더 심각하고 빈번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번 보고서는 결론적으로 “우리는 과연 기후위기에 대응할 수 있는가?”라며 “국제협력은 100년 전에는 상상할 수 없었던 수준에 도달했다. 국가별 대비와 글로벌 협력 사이에 더 나은 균형이 있어야 한다. 우리는 함께 행동해야 하고 다음 글로벌 충격에 대한 집단적 준비를 구축해야 한다”며 기후위기에 대한 전 지구적 공동 대응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세계경제포럼의 최근 몇 년간 ‘글로벌 위험 보고서’들을 볼 때, 세계적인 오피니언 리더 간에 ‘기후위기’의 심각성은 충분히 공감대가 형성되었다고 본다. 필자는 10여년 전부터 미국과 유럽의 기후테크 동향을 살펴왔으며, 지난해 하반기부터는 콘퍼런스 기조 강연과 여러 칼럼을 통해 2023년부터 ‘기후위기’ 또는 ‘기후테크’가 글로벌 메가트렌드가 될 것이라고 주장해왔다. 그런데 이번 세계경제포럼의 ‘2023 글로벌 위험 보고서’는 필자의 주장을 강하게 뒷받침한다.

‘4차 산업혁명’이 글로벌하게 확산될 때 우리 정부와 국내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대응해 4차 산업혁명 선도국이 된 과거 경험을 바탕으로 이번에는 ‘기후위기’ 또는 ‘기후테크’가 글로벌 메가트렌드로 인식되는 초기에 적극적으로 대응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서 세계 시장을 공략하고 일자리를 창출하여 경제 성장을 견인하는 데 앞장서야 할 것이다.


문형남(숙명여대 경영전문대학원 교수, 지속가능과학회 공동회장, ESG메타버스발전연구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