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거래소 ESG포털에 공표된 자료를 근거로 살펴보자. 여기에는 KCGS 등급 기준에 따른 ESG 종합 등급 부여 현황이 간단히 정리되어 있다. 우선, 평가대상 기업 수는 2020~2022년 3년 동안 755개, 762개, 773개로 매년 약 1%의 근소한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2022년 우수 기업들의 평가 결과가 매우 긍정적이지 못하다. A등급 비중은 2021년 23.85%에서 2022년 13.5%로 급격히 감소한다. 더 세분해서 보면, A+등급 기업 수는 2021년 12개사에서 5개사로 2/5로, A등급 기업 수는 2021년 170개사에서 117개사로 2/3로 대폭 줄어든다. 반대로, 2022년 D등급은 2020년(3.0%), 2021년(1.5%)에서 무려 33.1%로 급증해 세 기업 중 한 기업은 D등급으로 평가받았다.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최근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에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재생에너지의 전환을 가속했으며, 2045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하겠다고 발표했다. 2022년에는 전 세계적인 에너지 공급망 대란으로 발생한 에너지 부족 사태로 인해 2050 탄소중립 이행과정에서 멈추거나 후퇴했다. 그러나 새해부터 유럽이나 미국의 바이든 정부는 다시 탄소중립 정책의 고삐를 세게 잡을 것이다. 수출 기업과 관련 기업들 앞에는 피할 수 없는 다중 문(multi-layered door)이 놓여 있다. 이 문들 중에서 가장 무겁고 두터운 문이 ‘ESG의 문’이다. 무역전쟁에서 주요국들은 ESG를 자국을 방어하는 방패로 사용할 가능성이 높다. 앞에서 본 2022년 기업들의 ESG경영 평가는 매우 우려스럽다. ‘위기’라고 말할 수도 있다.
이미 올해 20일 만에 무역 적자가 100억 달러를 넘었다. 사상 최악이었던 2022년 472억 무역 적자액의 21%가 한 달도 못 되어서 났다. 혁신 없이는 답이 없는 것 아닌가! 정부에서는 노동, 연금, 교육 3대 혁신을 추진한다고 한다. 우리 기업들에 재무 중심 경영은 물론, 중요하다. 이젠, 재무 중심 경영을 넘어서 친환경과 탄소중립, 안전과 인권, 투명 경영과 이해관계자 참여의 ESG 혁신 경영으로 난국의 문턱을 넘어야 할 때이다.
이영한 서울과학기술대학교 명예교수(건축학), 지속가능과학회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