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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연, 다중채무자 자활 지원 집중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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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연, 다중채무자 자활 지원 집중 필요

[글로벌이코노믹=이성호기자] 다중채무자 대책은 금융시스템의 안정화보다 취약계층에 대한 자활 지원에 집중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국금융연구원은 '다중채무자문제 해결을 위한 네 가지 접근방법' 보고서를 통해 "다중채무자를 지나치게 포괄적으로 정의하고 대부분의 다중채무자를 고위험군으로 분류해 시스템적으로 접근하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2012년말 기준 다중채무자(322만명) 중 DSR(소득대비 원리금상환비율) 40%를 초과하는 173만명(217조원)은 잠재위험군으로 분류됐다. 이 중 30일 이상 연체 중인 채무자는 23만명(15조원)으로 집계됐다.

그런데 연체 채무자의 대출 15조원 중 은행대출은 4조원에 불과해 다중채무자 대출의 부실화가 금융시스템의 혼란으로 연결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보고서는 주장했다.
서정호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소득이나 기타 자산대비 과다한 부채를 쓰고 있는 채무자들로 한정해 보다 현실적인 다중채무자를 산출할 필요가 있다"며 "다중채무자 중에는 금리가 낮은 대출상품을 찾다가 여러 군데에서 대출을 받은 경우도 있는데 이는 채무상환능력과 관련이 없다"고 설명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다양한 지원제도가 있지만 전체 잠재위험군 대비 이용 비율은 높지 않다. 이는 손실분담이 원칙적으로 채권·채무자 당사자 간에 개별적으로 결정되고 있어서다. 대부분의 제도들은 채권자와 채무자 간 개별적 협상이나 법원의 개입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손실분담 구조를 결정하는데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

서 연구위원은 효과적인 자활지원을 위해 필요한 네 가지 사항을 제시했다.

우선 다중채무자의 자활을 효과적으로 지원하기 위해서는 흩어져 있는 채무들을 최대한 한 곳에 집중하는 체계가 구축돼야 한다. 채무자의 부채관리를 쉽게 할 뿐 아니라 추심의 고통을 완화시키는 데 도움을 주고 당사자 간 채무조정 협의도 원활하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채권의 매수자와 매도자들 간에 협의체를 미리 구성하고 이를 통해 채권 유형별로 일종의 '공정가격'을 사전에 결정해 놓는 방안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손실분담의 원칙이 사전에 일괄적으로 정해지는 셈이다.
부실채권 매도자(혹은 자금제공자)에게 잔여이익에 대한 청구권을 부여하는 유인구조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연체채권 매입대금을 행복기금 채권 등으로 지급하되 일정기간이 경과한 후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 옵션을 부여하는 방안 등이다.

서 연구위원은 "비록 할인된 가격으로 부실채권을 매각하더라도 추가이익을 볼 여지를 남겨둔다면 연체채권의 집중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논의 중인 국민행복기금을 '저소득층을 위한 포괄적 자활 지원기구'로 확대 운영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보고서는 다중채무자의 자활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은 정부 주도로 구축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신용활동에 대한 정기적이고 전문적인 상담기능, 직업알선, 자활의지 진작 등을 지속적으로 가동할 수 있는 사회적 인프라 구축이 시급한 시점이라는 것이다.

아울러 그는 "다중채무자들이 채무탕감제도를 악용하지 않도록 소득·재산을 포함한 신용정보기반 확충을 적극 추진해야 한다"며 "정부와 금융계도 채무자의 도덕적 해이를 방지하는데 노력을 배가해야만 금융질서를 지켜갈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