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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은행 예·적금 우대금리 ··까다로운 조건에 실효성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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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은행 예·적금 우대금리 ··까다로운 조건에 실효성 없어

예대금리차 손본다는 새 정부 엄포에 은행들 선제적 금리인상 나서

서울시내 은행 ATM기의 모습. 사진=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서울시내 은행 ATM기의 모습. 사진=뉴시스
국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우리·하나·NH농협)이 기준금리를 0.25%p 인상하면서 예·적금 금리 인상에 나섰지만 조건이 지나치게 까다로워 실질적 인상 혜택을 체감하긴 어려울 전망이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14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1.5%로 0.25%p 인상하자, 다음날 신한은행과 KB국민은행, 하나은행이 예·적금 금리를 최대 0.35~0.4%p 인상하겠다고 각각 밝혔다. 뒤 이어 NH농협은행과 우리은행도 19일부터 예적금 금리를 각각 0.25~0.4%p, 최고 0.3%p 높이면서 주요 5대 은행 모두 인상 행렬에 동참했다.
은행들의 이같읃 발 빠른 행보에는 오는 22일부터 줄줄이 발표될 주요 4대 금융지주의 1분기 실적이 미치는 영향도 있다. 이번에도 '사상 최대'를 기록할 것으로 점쳐지는 가운데, 과도한 예대금리차를 손보겠다는 새 정부의 엄포에 여론 관리부터 선제적으로 나섰다는 것이 금융권 안팎의 해석이다.

은행연합회 공시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의 1년 만기 정기 예·적금 상품의 최고 금리는 대부분 연 1~2%대 수준이다. 4~5%대의 금리를 주는 적금 상품은 주로 신규 고객을 대상으로 하거나 월별 납입 한도가 작은 이벤트성 상품으로, 우대금리 조건도 복잡하게 얽혀있다.

KB국민은행은 연 최고 4% 이자를 주는 'KB쿠폰북적금 위드 요기요'를 내놨는데, 이 역시 기본이율은 1.4%에 불과하고, 오는 24일까지 2주간 판매하는 이벤트성 상품에 그친다. 특히 4% 금리를 받으려면 ▲매일매일 성공 우대이율 최고 연 0.5%p ▲마이데이터 우대이율 연 1.0%p ▲주택청약종합저축 우대이율 연 1.0%p ▲KB스타뱅킹 이체 우대이율 연 0.1%p 등의 조건도 갖춰야 한다.

신한은행은 연 최대 4.4%를 주는 '신한 안녕, 반가워 적금'을 판매중이다. 기본 이자율 1.4%에 4가지 조건 충족시 최대 3.0%를 우대한다. 최고 금리를 적용받으려면 첫 거래고객이어야 하며 급여이체를 설정해야 한다. 또 적금 가입 후 신한카드를 만들어 결제계좌를 신한은행으로 지정해야 한다. 뿐만 아니라 이벤트를 통해 특별금리우대 쿠폰도 발급받아야 한다.

하나은행은 주택청약종합저축을 가입한 날 함께 가입해 만기까지 유지하면 최고 연 5.0%를 주는 '내집마련 더블업' 적금을 판매 중이다. 하지만 한도가 매월 20만원으로 적고, 기본금리 역시 연 1.5%에 불과하기 때문에 최고금리를 받으려면 조건을 채워야 한다. 적금 만기시점에 주택청약종합저축을 보유하면 만기축하 우대금리 연 1.5%를 추가로 준다. 또 이벤트 특별금리를 연 2.0% 주는데, 이벤트 대상이 연말까지 5만좌 한도 내에서 하나은행 주택청약종합저축을 보유한 경우로 범위가 넓지 않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최근 들어 은행들도 복수의 거래 조건을 달기 보다 고객들이 상품의 콘셉트에 따라 간단한 실천을 통해 우대금리를 쉽게 받을 수 있는 형태로 바꿔나가고 있는 추세"라고 말했다.

이도희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dohee1948@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