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B생명 영업력 약화 속 산은, 높은 가격 요구 · 산은 회장 바뀔 때마다 무리한 매각 추진 원인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산은은 KDB생명 주식매매계약(SPA) 해제를 JC파트너스에 통보했다. MG손해보험이 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되면서 MG손보의 대주주인 JC파트너스도 대주주 변경승인 요건을 갖추지 못하게 되면서다.
KDB생명 매각 불발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산은은 2009년 KDB생명(옛 금호생명)을 인수한 뒤 2014년에 두 차례, 2016년 한 차례 매각을 추진했지만 모두 실패로 끝났다. 이번 매각 실패까지 포함하면 총 네 차례나 매각이 무산된 셈이다.
실제로 2014년 산은은 DGB금융지주에 KDB생명을 매각하려 했지만, DGB가 제시한 가격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거래를 중단했다. 같은 해 국내 소형 사모펀드가 예비입찰에 참여했지만 이 때도 가격 차이를 극복하지 못해 무산됐다.
또 2016년에는 중국계 자본이 KDB생명 본 입찰에 응했으나, 산은은 가격 조건이 맞지 않다며 우선 협상대상자에서 제외했다.
금융권에서는 KDB생명의 기업가치가 제고 되지 않은 상황에서 산은이 공적자금을 회수코자 성급하게 매각을 추진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무리하게 매각을 추진하다 보니 인수의향자와 가격 차이를 극복하지 못하고 번번이 실패로 끝났다는 것이다.
앞서 산은은 2009년 KDB생명을 자회사로 편입하면서 영업인력을 대폭 줄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KDB생명의 영업 경쟁력이 낮아졌고 아직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보험업계의 중론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KDB생명 영업 경쟁력은 크게 약화 했는데도 산은 입장에서는 공적 자금 회수를 위해 높은 가격을 요구했다"며 "또 산은 회장이 바뀔 때마다 애물단지를 처리하는 식으로 매각을 서두른 부분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도희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dohee1948@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