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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동물 진료비 부담 낮추겠다" ··· '토리 아빠 '윤석열 당선인 공약에 업계, 펫보험 활성화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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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동물 진료비 부담 낮추겠다" ··· '토리 아빠 '윤석열 당선인 공약에 업계, 펫보험 활성화 기대

국내1448만명 반려동물 키워 · '펫휴머니제이션' 현상도 확산
보험료 비싸고 보장범위 한정 · 펫보험 가입률 0.25%

저출산과 고령화로 1인 가구, 자녀 없이 부부만 사는 가구 증가 등 인구구조 변화가 빨라지고 있다. 코로나19로 집에 머무는 시간까지 늘면서 반려동물에 대한 수요도 늘고 있다. 특히 일곱 마리 반려동물을 키우며 '토리아빠'로 불리는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반려동물 관련 공약에 보험업계에서는 펫보험 시장 활성화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26일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가 발표한 ’지난해 한국 반려동물보고서‘에 따르면 국내에서는 604만 가구, 총 1448만명이 반려동물을 키운다. 우리나라 인구수가 약 5000만명인 점을 고려시 4명중 1명이 반려인이다. 특히, 반려동물을 가족처럼 여기는 '펫팸족(Pet+Family)'이 늘면서 반려동물을 단순히 예뻐하고, 먹이고, 재미있게 하는데 그치는 것이 아닌 반려동물을 통해 반려인의 삶의 질을 높이고 함께 생활하는 형태로 바뀌고 있다. 최근에는 반려동물을 사람처럼 대하는 '펫휴머니제이션(Pet Humanization)' 현상도 확산되고 있다.
반려동물을 기르는 사람들이 가장 신경 쓰는 부분은 반려동물의 건강이다. 반려동물의 안위가 최우선이라지만, 비싼 병원비는 부담스럽다. 자식 같은 반려동물을 위해 돈 쓰는것이 아깝지 않다고 해도 현실적으로 동물병원비가 비싼 것은 사실이다. 최근에는 언제 필요할지 모르는 반려동물의 진료비를 미리 마련코자 적금을 들거나 펫보험에 가입하는 반려인도 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국내 펫보험 시장은 활성화되지 않고 있다. 보험료도 3~9만원대로 높고 보장범위도 한정됐다. 반려동물 양육 가구 수는 매년 상승하지만 전체 마릿 수 대비 펫보험 가입률은 고작 0.25%대다. 이는 스웨덴(40%), 영국(25%) 등과 비교해도 크게 낮다. 등록 마릿 수로 계산해도 겨우 1% 넘는 수준이다. 최근, 일곱 마리 댕냥이(반려동물을 뜻하는 신조어)를 키우며 '토리 아빠'로 불리는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반려동물 관련 보험 공약에 보험업계의 기대가 커지는 이유다.

보험업계는 윤석열 정부 출범과 함께 '펫보험 시장'이 활성화 될 것을 기대한다. 윤 당선인은 올해 초 "반려동물에 대한 국민들의 진료비 부담을 낮추고, 보호체계를 정비하겠다"고 공약했다. 그는“진료항목 표준화, 항목별 공시제 등을 골자로 한 ‘표준수가제 도입으로 진료비 사전공시제도 시행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와 함께 그는 주요 반려동물의 다빈도, 고부담 질환에 대한 진료항목 표준화와 항목별 비용 공시제, 진료비와 치료비 소득공제와 부가가치세 면세 등도 약속했다. 윤 당선인이 반려동물 관련 용품·미용·카페·훈련·장례 서비스 산업 육성도 함께 공약한 만큼, 펫보험 상품의 다변화도 기대된다.

이런 가운데 국내 대형 보험사 중 펫보험에 적극 나선 곳은 메리츠화재다. 메리츠화재가 판매하는 최초의 반려동물 실손의료비보험'펫퍼민트'의 경우 전국 모든 동물병원에서 치료비를 보상한다. 치료비 70%와 50% 보상 중 선택가능한 데 보상 여부와 관계없이 3년마다 갱신 된다. 갱신을 통해 최대 20년까지 보장 가능하다. 소형견들의 고질병으로 꼽히는 슬개골, 구강질환, 피부병 등과 고양이에게서 자주 나타나는 방광염, 피부염 등도 보장한다.

삼성화재가 내세운 '다이렉트 펫보험'도 주목을 끈다. 생후 60일부터 만8세까지 가입 가능하다. 갱신을 통해서 만20세까지도 보장한다. 보험기간은 1년이나 3년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으며 보험료는 일시납이나 월납·분납이 가능하다. 입·통원 의료비 및 수술비, 배상 책임, 사망 위로금 등도 보장한다. 질병 상해의료비의 경우 자기부담금 공제 후 70%를 가입 금액 한도에서 보장한다. 반려견 플랜과 반려묘 플랜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으며, 자주 발생하는 질환은 특약으로 추가 가능하다.

최근, 펫보험 시장에 도전장을 던진 스타트업도 있다. 반려동물 헬스케어 서비스 플랫폼 '펫트너'는 올 상반기 중 펫보험과 종합건강검진서비스를 결합한 '펫트너 멍강검진패키지'를 선보인다. 반려견 전용 건강검진센터를 설립해 펫보험의 상품성도 개선한다. 이 밖에도 KB손해보험의 '다이렉트 펫보험', 현대해상의 '하이펫', DB손해보험의 '아이러브펫보험' 등 다양한 보험상품이 출시돼 있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구가 증가하고 펫보험에 대한 관심이 커진다지만 막상, 보험 가입률은 여전히 미미하다. 보험 가입률이 낮은데는 좁은 보장범위, 들쭉날쭉한 보험료를 꼽는다. 질병의 좁은 보장범위도 펫보험 가입이 소비자에게 매력적이지 않다. 반려동물의 가입 가능 연령도 보험 가입을 꺼리는 이유다. 반려동물의 수명이 길어졌다지만 가입 가능 연령은 여전히 낮다. 강아지와 고양이의 평균 수명은 15년이지만, 보험 가입 연령 제한에 10세를 넘어가는 상품은 없다. 반려인들 일각에선 차라리 적금 드는 것이 보험 가입보다 합리적으로 본다. 진료할 때 마다 늘 바뀌는 보험료를 감당하는 것보다 적금으로 여윳돈을 넉넉히 챙기는 것이 마음이 편하다는 것. 한 반려인은 "펫보험 효율성이 너무 떨어져 차라리 적금에 든다"며 "건강검진을 받는 데도 병원에 따라 15~50만원까지 차이가 심하다. 또 한 골절과 습진 같은 질환은 증상이 나와야 보상해주는 실비 보험 성격이 강해 다소 복잡해 재가입을 꺼린다"고 말했다.

반려인들이 내는 이같은 불평 관련 손해보험사들도 이를 반영하기 위해 상품 손질에 나서고 있다. 보험사들은 기존의 복잡했던 절차를 완화해 온라인으로 쉽게 가입 가능한 상품을 잇따라 출시 한다. 특히 질병 보장범위가 좁다는 의견을 받아들여 보장 범위도 늘렸다.

메리츠화재의 경우 반려견을 키우는 반려인 사이에서 가장 수요가 많은 ’슬개골 탈구‘와 ’각종 피부질환‘을 기존 보장에 포함 시켰다. KB손해보험은 'KB펫코노미 보험'을 출시해 기존의 까다로웠던 가입 절차를 사진 한 장으로 대체했다. 한 계약으로 최대 다섯 마리까지 보장해 편의성과 보험료 부담도 낮췄다. DB손해보험은 '아이(I)러브(LOVE)펫보험'을 출시해 3년 동안 보험료 갱신을 하지 않았다. 또 반려견의 최대 보장 연령도 20세까지로 늘렸다. 삼성화재의 '애니펫'은 반려견과 반려묘 모두 가입 가능 하다. 기존 펫보험이 제공하는 통원비는 물론 MRI, CT 같은 가격대가 높은 의료비도 보장했다.


이도희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dohee1948@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