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펫보험의 신개념 ’인슈어 테크‘ 블루오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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펫보험의 신개념 ’인슈어 테크‘ 블루오션?

보험과 기술의 합성어 장례비까지 모두 보장

국내 반려동물 인구 1500만 시대에 반려동물 시장도 4조원 규모로 성장했다. 하지만 펫 보험 가입률은 미미하다. 국내와 달리 해외에선 반려동물 보험이 보편화 돼 있다. 미국과 영국 등은 진료비나 공시제가 대부분 자리 잡고 있어 비용 예측이 가능하고 소유주들도 보험을 통해 진료비 부담을 덜고 있다. 이같은 선진국의 펫 보험 시장 성장에는 '인슈어테크'가 자리잡고 있다.

2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펫보험은 메리츠화재, 삼성화재, 한화손해보험, DB손해보험, 현대해상 등을 중심으로 출시됐다. 질병에 대한 입원비·수술비, 사고로 인한 손해보상부터 장례비까지 모두 보장한다. 하지만 이같은 펫보험 가입률은 반려동물을 기르는 전체 인구에 비해 1%에도 못 미친다.
해외 주요국에서는 펫보험 시장을 이끄는 원동력으로 '인슈어테크(Insurtech)'를 꼽는다. 인슈어테크는 보험(Insurance)과 기술(Tech)의 합성어다. 비용 절감은 물론 효율성과 생산성을 극대화해 보험 산업을 변화시키는 ’혁신적 기술‘이다. 코로나19 를 겪으며 많은 보험사들이 디지털 혁신을 통한 보험상품 판매와 청구 절차 가속화 등 기술 및 비용 절감에 대한 필요성을 느끼며 '인슈어테크'를 주목했다.

시장조사기관인 퀄리케트 리서치(Qualiket Research)에 따르면 글로벌 인슈어테크 시장은 2027년 연평균 10.25% 성장해 118억8000만달러에 달한다. 최근 인슈어테크는 글로벌 펫보험 산업을 타깃으로 점점 영향력을 키우고 있다.

미국 뉴욕에 본사를 둔 인슈어테크 선두 기업 ’레모네이드(Lemonade)‘는 판매 에이전트 없이 인공지능(AI)과 머신 러닝 기술을 이용해 영업을 해 타사 대비 평균 68% 하는 저렴한 가격에 반려동물보험을 제공한다. 레모네이드사의 반려동물 관련 월 보험료는 12달러로 입원 및 수술, 응급치료, 혈액 및 소변검사, MRI, 실험실 검사, CT 스캔, 초음파 검사 등을 보장한다.

영국 런던의 보오트바이매니(Bought By Many)는 여러 분야의 보험을 다루는 인슈어테크 스타트업들과 달리, 오로지 반려동물을 위한 '펫보험'에만 집중한다. 보오트바이매니는 펫보험 가입과 청구 절차를 모두 온라인으로 쉽게 진행한다. 온라인 수의사 상담 서비스 퍼스트벳(FirstVet)과의 제휴로 무료 상담도 해준다. 퍼스트벳은 유럽의 헬스케어 O2O 플랫폼으로 1년 365일, 24시간 온라인 수의사 상담이 가능하다. 퍼스트벳에는 5년 이상 경험을 지닌 수의사만 등록된다. 고객은 퍼스트벳 앱을 통해 병원에 가야 할지 여부, 반려동물을 돌보는 데 필요한 조언, 응급상황 속 처리방법 등을 상담 받는다.

국내 보험사들도 인슈어테크의 활약을 기대한다. 예를 들면 반감이 큰 내장형 식별장치 등록에 대한 대안으로 반려동물의 코주름을 이용한 비문(鼻紋)인식, 홍채인식, DNA인식 등으로 보험사와 계약자 간 정보 비대칭 완화도 시도한다.

펫보험 가입시 반려인 입장에서 무척 마음에 걸리는 것은 개체나 연령 판별에 활용하는 무선식별장치 등록이었다. 특히 인위적 조작이 불가능하도록 시술로 체내에 내장형 장치를 심어 야 해 비교적 반감이 컸다. 반려견의 경우 지난해 2월 동물 등록이 무선식별장치 방식으로만 가능하게 됐다. 전체 등록 마릿수는 늘었지만 내장형의 신규 비율은 2년 사이에 오히려 줄었다. 반려묘는 등록 의무화 대상이 아니므로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지적도 나왔다.
김경선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에 따른 격리 상황 증가는 반려 동물의 입양을 늘려왔다. 하지만 반려동물의 보험 가입률은 여전히 적다"며 "반려동물 보험을 공급하는 보험사들이 인슈어테크 기업과의 제휴에 나서거나 기술을 내재화하는 등 IT 기술과 디지털 플랫폼 활용을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도희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dohee1948@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