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이 전일 대비 4.5원 상승한 1301.8원으로 마감했다. 종가 기준 환율이 1300원을 돌파한 것은 세계금융위기 당시였던 2009년 7월 이후 13년 만이다.
이날 추 부총리는 정부서울청사에서 '제2차 비상경제장관회의'에서 "전 세계적인 인플레이션에 따른 통화 긴축 가속화 및 이로 인한 경기 침체 우려 등으로 달러 강세가 계속되면서 원·달러 환율 상승세도 지속되고 있다"며 "환율 상승에 따른 시장 불안 등 부정적 영향이 최소화될 수 있도록 필요 시 시장안정 노력을 실시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런 강경한 구두개입성 발언에도 환율 상승세를 억제하지 못한 것.
이날 달러화 강세 흐름의 주재료는 전일 미 상원 청문회에서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의 매파적(통화긴축 선호) 발언 때문이다. 파월 의장은 "인플레이션을 잡을 것을 강력히 약속한다"며 "최우선 기조는 물가 상승률을 2%대로 낮추는 데에 정책 수단을 사용하는 것이다. 미국 경제는 매우 강력하며, 강도 높은 통화 정책을 감당할 수 있다"고 자신감을 피력했다.
특히 파월 의장은 경기침체 가능성을 인정하면서도 물가안정 의지를 앞세웠다는 점에서 더 큰 충격을 몰고 왔다. 그는 "경기침체 가능성이 존재하며 연착륙은 매우 도전적인 일이다. 가격 탄력성을 회복하지 못해 높은 물가 상승이 경제 전반에 퍼지는 것도 또 다른 위험"이라며 "우리는 물가상승률을 2%대로 돌려놔야 한다. 이를 위해 신속히 움직이고 있다"고 단언했다.
해당 발언은 뉴욕증시는 폭락세를 보였다. 전일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일 대비 0.15% 하락한 3만483.1에,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0.13% 내린 3759.9에 마감했다. 여기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도 0.15% 하락한 1만1053.1로 마감하는 등 뉴욕증시 3대 지수가 모두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여기에 이날 씨티그룹은 글로벌 경기침체 가능성을 50%로 상향했으며, 골드만삭스는 미국의 내년 경기침체 가능성을 기존 15%에서 30%로 상향했다. 이로 인해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전장 대비 12.1bp 하락한 3.161%를,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은 15.9bp 하락한 3.048%를 기록했다. 결국 위험선호심리가 크게 후퇴하며 달러화 강세를 부추겼고, 달러인덱스는 현재 104.45로 상승한 상태다.
신민호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o634@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