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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보험료 내려라”…오바마케어 보조금 종료 앞두고 보험사 정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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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보험료 내려라”…오바마케어 보조금 종료 앞두고 보험사 정조준

보험사 직접 불러 가격 인하 압박 예고…유나이티드헬스·시그나 주가 급반락
20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제약회사 경영진들과 함께 워싱턴 DC 백악관 루스벨트룸에서 의약품 및 의약품 가격 인하에 관한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EPA/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20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제약회사 경영진들과 함께 워싱턴 DC 백악관 루스벨트룸에서 의약품 및 의약품 가격 인하에 관한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EPA/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연말로 종료되는 오바마케어(ACA) 보조금 만료로 보험료 인상이 불가피한 가운데, 보험사들을 압박해 미국인들의 부담을 낮추기 위해 수주 내 보험업계와 회의를 소집하겠다고 밝혔다.

19일(현지시각)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기자들에게 “보험회사들을 불러 회의를 열 것”이라며 “아주 솔직히 말해 그들이 보험료를 낮출 수 있는지 보겠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해당 회의가 다음 주 연휴 기간 플로리다 마러라고 리조트에 머무는 동안 열리거나, 워싱턴으로 복귀하는 내년 1월 첫째 주에 열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제약회사 경영진들이 관세를 피하기 위한 거래의 일환으로 의약품을 기부하겠다고 약속하는 자리에 참석했을 때, 즉석에서 이러한 구상을 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이날 뉴욕 장 초반 큰 폭으로 상승했던 유나이티드헬스그룹, 시그나 및 휴매너 등 주요 보험사 주가는 트럼프 대통령의 해당 발언 소식에 일제히 상승 폭을 반납하고 하락 전환했다.

미국 건강 보험사를 대표하는 업계 단체 AHIP는 보험료가 의료 서비스 비용을 반영한 결과이며, 보험사들의 이익률과 행정비용이 규제받고 있다고 밝혔다.

마이크 터핀 AHIP 최고경영자(CEO)는 이메일 성명에서 “건강보험 플랜은 계속 상승하는 의료비용으로부터 미국인들을 보호하기 위해 가능한 모든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인들에게 보험 구매를 위한 직접 보조금을 제공하는 방안을 여전히 선호한다면서도, 비용을 낮추는 합의가 이뤄지면 오바마케어 건강보험 거래소를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보험회사들이 너무 많은 돈을 벌고 있는데, 그 수익이 상당히 줄어야 한다”며 “그들을 완전히 배제해 상황을 혼란스럽게 만들지 않으면서도 합리적인 의료 체계를 만들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미국 의회는 이번 주 회기를 마치면서 보조금을 연장하지 않았고, 그 결과 2026년에는 2천만 명이 넘는 미국인의 건강보험료가 평균적으로 두 배 이상 오를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이는 이미 주거비·식료품·공공요금 등 생활비 부담에 시달리는 많은 유권자의 보험 가입을 더욱 어렵게 만들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의원들이 다음 달 의회로 복귀하면, 1월15일로 예정된 공개 가입 기간 종료 전까지 해당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시간은 2주도 채 남지 않는다. 민주당은 6개월 전부터 오바마케어 보험료 급등 문제를 집중적으로 부각시켰고, 올가을 6주간 이어진 연방정부 셧다운 기간에도 이를 핵심 요구 사항으로 내세웠다.


이수정 기자 soojung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