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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지주회장, 법적 리스크 부담에도 자신의 길 걷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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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지주회장, 법적 리스크 부담에도 자신의 길 걷는다

신한금융 조용병 회장, 채용비리 무죄 3연임 위한 본격 행보
우리금융 손태승 회장, 1심 판결 승소에 금감원 항소 기업가치 제고 글로벌 행보
하나금융 함영주 회장, 5000억 규모 유증 확정 조직개편 디지털 부문 강화
(왼쪽부터) 신한금융지주 조용병 회장, 우리금융지주 손태승 회장, 하나금융지주 함영주 회장 [사진=각 사]이미지 확대보기
(왼쪽부터) 신한금융지주 조용병 회장, 우리금융지주 손태승 회장, 하나금융지주 함영주 회장 [사진=각 사]
법적 리스크 부담 속 금융지주 회장들의 행보가 주목된다. 무죄를 확정받은 조용병 회장에 비해 손태승 회장과 함영주 회장은 여전히 법적 리스크가 부담된다.

우리금융지주 손태승 회장의 지난 8일 계획된 DLF사태 관련 2심 선고가 오는 22일로 연기됐다. 법원이 장고에 나선 가운데 같은 사안으로 1심에서 패소해 소송 중인 하나금융지주 함영주 회장을 비롯한 금융권의 관심이 22일 나올 판결에 쏠리고 있다. 하반기를 맞아 우리금융지주 손태승 회장은 기업가치 제고와 함께 글로벌 행보에 더욱 집중하고 있으며, 하나금융지주 함영주 회장 역시 취임 100일 동안 내실을 다지며 '비은행, 디지털, 글로벌'을 중심으로 한 성과를 내고 있다.

◆ '법적 리스크' 해소 조용병 회장···3연임 위한 본격 행보


지난달 30일 채용비리 혐의에서 무죄를 확정 받은 신한금융지주 조용병 회장은 내년 3월 두 번째 임기 만료를 앞두고 3연임을 위한 본격적인 행보에 나서고 있다. 특히, 조용병 회장은 지난 5일 신한EZ손해보험을 공식 출범하는 성과를 이뤘다. 지난 2013년 LIG손해보험(현 KB손해보험) 인수를 시도했다 철회한 후 8년 만에 신한금융의 손해보험업 꿈을 이뤄냈 것이다. 조용병회장은 신한EZ손해보험 본사를 찾아 모든 임직원들에게 신한 배지를 직접 달아주는 등 이벤트를 진행하기도 했다.

조 회장의 행보는 여기에 그치지 않았다. 지난 7일에는 사회에 이바지하고자 신한문화포럼을 열고 5년간 청년층에 14조원의 금융 지원과 7000명의 직접 채용을 약속한 '신한 청년 포텐(Four-ten) 프로젝트'도 발표했다.

이 자리에서 조 회장은 "창업 이후 경험한 외환위기(IMF), 금융위기, 팬데믹(감염병 대유행) 등 다양한 위기를 고객, 사회, 주주의 성원 속에 극복할 수 있었다"며 "이제 40대 장년이 된 신한이 신한 청년 포텐 프로젝트를 통해 청년층을 지원하며 고객과 사회에 이바지하겠다"고 밝혔다.

◆ DLF사태 1심 승소한 손태승 회장···기업가치 제고, 글로벌 행보 박차


지난 8일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에 대한 DLF 사태의 2심 선고가 22일로 연기됐다. 손태승 회장은 1심 판결에서 승소했지만 금감원이 항소하면서 재판이 길어지는 모양새다.

금융권에서는 서울고법에서 추가 법리 검토가 필요하다는 판단 아래 선고를 미뤘다고 보고 있다. 2심 결과가 1심과 같은 선고가 나올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1심에서 승소한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은 하반기 업무에 전념하고 있다. 먼저, 지난 5일에는 세 번째로 자사주 5000주를 장 내 매입해 회장으로서 기업가치 제고에 대한 의지를 보여줬다. 최근 주식시장이 급격한 하락세를 보이면서 안정주로 인식되어 온 금융주들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속에서 손 회장의 행보는 돋보였다.

이밖에도 지난달 27일부터 미주지역 해외 IR(투자설명회)을 진행하며 지난 5월 싱가포르에 이어 국내외 투자자 저변 확대를 위한 글로벌 행보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지난 10일에는 2021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발간하고 △기후위기 적극 대응 △지역사회와 더 큰 나눔 실천 △ESG 문화 및 ESG 금융지원 확대 등 우리 사회의 지속 가능한 발전에 마중물 역할도 수행하고 있다.
손회장은 오는 15일 하반기 경영전략 회의를 열어 상반기 성과를 점검하고 기업 디지털 혁신과 신사업 발굴 등 하반기 추진 계획도 논의할 방침이다.

◆ 함영주 회장, 내실 다진 취임 100일의 행보···'비은행, 디지털, 글로벌' 중심 성과


지난 8일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에 대한 DLF 사태의 2심 선고가 22일로 연기됐다. 금융권에서는 이번 결과에 따라 내부 통제 기준 관련 의무의 책임자가 명확해질 것으로 본다. 특히, 손회장의 재판이 금융당국의 금융지주 회장들에 대한 제재 기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무엇보다 같은 사안으로 1심에서 패소한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회장도 그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런 가운데 함영주 회장은 취임 100일 동안 내실을 다지며 아시아 최고의 금융그룹 도약을 위해 '비은행, 디지털, 글로벌' 이라는 3가지 축을 중심으로 성과를 내고 있다. 지난 4월 비은행 부문 중 증권 분야의 경쟁력을 높이고자 5000억원 규모로 유상 증자해 자본을 확충했다. 자기자본 6조원으로 몸을 키운 하나금융투자는 사명도 7월1일부로 '하나증권'으로 바꾸며 환골탈태했다.

하나증권은 지난 4월 베트남 등 신남방 채널 공략을 위해 베트남 1위 국영 은행의 증권 자회사 BIDV 증권(Securities) 지분을 인수했다. 글로벌 시장에서 그룹차원의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지난달 조직개편을 단행하며 디지털 부문 강화에도 나섰다. 그룹 차원의 디지털 전략 컨트롤 타워 기능을 강화하고 관계사 실질 지원 확대를 위해 그룹디지털총괄 산하에 △디지털전략본부 △데이터본부 △ICT본부를 두고, 그룹전략총괄 산하에 신사업전략팀을 신설해 메타버스와 블록체인 등 미래 산업 대비와 그룹 투자·제휴 역량을 강화했다. 뿐만아니다. 전 관계사 임직원을 대상으로 디지털 교육과정 진행 등 디지털 인재 육성에도 나섰다.

글로벌 부문 강화에도 나섰다. 하나증권의 베트남 증권사 지분 투자 외에도 지난 4월에는 국내 은행 최초로 대만 진출에 성공해 '타이베이지점'을 신설했다. 하나금융그룹과 은행은 중국, 미국, 베트남, 홍콩, 일본, 대만, 인도, 독일, 싱가포르, 멕시코 등 대한민국 10대 교역 거점 모두에 네트워크를 둔 유일한 은행이 됐다.

함영주 회장은 지난 6월2일 새로운 비전인 '하나로 연결된 모두의 금융'을 발표하며 현장 영업을 강조하고 나섰다. 회장 선임 100일을 넘어선 7일에는 '커넥트 하나'를 진행하며 임직원과 소통의 장을 마련했다. 하나금융지주는 7월 하반기 경영전략 회의를 연다.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은 우선 과제로 리스크 관리와 고객 보호 등을 내세워 본격적인 업무 드라이브를 걸 예정이다.


이종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zzongyi@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