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고객과 CEO·CFO급 AI 인프라 논의
수개월에 불과했던 수요 가시성 4년 이상으로 확대
수개월에 불과했던 수요 가시성 4년 이상으로 확대
이미지 확대보기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가 메모리반도체 업체 샌디스크와 대형 고객사 간 거래 방식까지 바꾸고 있다.
분기마다 가격을 놓고 협상하던 관계에서 벗어나 고객사 최고경영진과 수년간의 AI 인프라 구축 계획을 논의하는 전략적 관계로 이동하고 있다는 것이다.
9일(이하 현지시각) 미국 투자전문매체 벤징가에 따르면 데이비드 괴클러 샌디스크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6일 진행된 2026회계연도 4분기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이 같은 고객 관계 변화를 강조했다.
괴클러 CEO에 따르면 과거 샌디스크와 대형 고객사 간 협상은 주로 구매·공급망 담당 부서가 분기별 가격을 정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그러나 AI 인프라가 기업의 핵심 투자 대상으로 떠오르면서 최근에는 세계 최대 기업들의 CEO, 최고재무책임자(CFO)까지 샌디스크와 직접 논의에 참여하고 있다.
그는 샌디스크가 고객사의 AI 인프라 구축에서 이전보다 훨씬 전략적인 역할을 맡게 됐다고 설명했다.
고객들의 장기 수요 확약도 빠르게 늘고 있다. 샌디스크의 일부 대형 고객은 다년 공급계약을 체결한 지 불과 한 분기 만에 추가 물량을 확보하기 위해 다시 계약 확대에 나섰다.
이에 따라 샌디스크가 확보한 고객 수요의 가시성은 4년 이상으로 늘어났다. 불과 1년 전만 해도 회사가 내다볼 수 있는 고객 수요는 수개월 수준에 머물렀다.
괴클러 CEO는 “최근 2~3개 분기 동안 최대 고객들과 장기간의 수요를 사전에 확정하는 작업을 집중적으로 진행했다”고 밝혔다. AI 데이터센터를 구축하는 고객들이 향후 필요한 메모리와 저장장치 물량을 장기간 확보하려 하면서 샌디스크의 판매 방식도 단기 가격 협상에서 장기 공급계약 중심으로 변했다는 얘기다.
실적도 AI 수요 확대의 영향을 받았다는 분석이다.
샌디스크는 2026회계연도 4분기에 89억7000만달러(약 12조6567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시장 예상치 83억9000만달러(약 11조8383억원)를 웃돌았으며 1년 전 19억달러(약 2조6809억원)보다 크게 늘었다.
조정 주당순이익(EPS)은 39.25달러(약 5만5400원)로 시장 예상치 34.45달러(약 4만8600원)를 넘어섰다.
샌디스크는 2027회계연도 1분기 매출을 103억~108억달러(약 14조5333억~15조2388억원)로 전망했다. 조정 EPS는 44~46달러(약 6만2100~6만4900원)를 예상했다.
시장 전망은 매출 103억7000만달러(약 14조6321억원), 조정 EPS 41.45달러(약 5만8500원)였다.
다만 강한 실적에도 주가는 하락했다. 샌디스크 주가는 실적 발표 당일 정규장에서 5.40% 떨어진 1350.50달러(약 191만원)에 마감한 뒤 시간외 거래에서도 7.96% 추가 하락해 1243달러(약 175만원)를 기록했다.
벤징가에 따르면 샌디스크가 강조하는 변화의 핵심은 단순한 낸드 가격 상승을 넘어선다. AI 인프라 투자가 수년 단위로 진행되면서 대형 고객들이 가격을 분기마다 흥정하기보다 필요한 물량을 장기간 확보하는 쪽으로 움직이고 있고, 이에 따라 메모리 업체와 고객사 간 관계도 단기 거래에서 장기 전략 협력으로 변하고 있다는 뜻이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알림] 본 기사는 투자판단의 참고용이며, 이를 근거로 한 투자손실에 대한 책임은 없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