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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박한 예대금리차 공시제···은행 이자놀이 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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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박한 예대금리차 공시제···은행 이자놀이 제동?

폭주하는 대출금리 상승세 제동을 위한 당국의 비책···"실효성은 없을 것"
부각된 관치금융, 예대금리차 축소 위해 중저신용자 대출 기회 박탈될 수도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지난달 20일 오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은행장 간담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지난달 20일 오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은행장 간담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현 정부의 국정과제인 은행 예대금리 공시제가 다음달 시행을 앞둔 가운데, 해당 제도의 실효성에 대한 비판이 일고 있다. 해당 제도를 통한 실질적 금리인하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오히려 중저신용자 대출 취급이 위축되는 등 부작용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지난 6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금리정보 공시제도 개선방안’에 따르면 은행들은 이르면 다음달부터 예대금리 공시제를 시행한다. 해당 제도는 신규 취급액 기준 예대금리차 정보를 은행연합회 홈페이지에 비교 공시하고, 공시 주기를 기존 3개월에서 1개월로 단축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지난 대통령 선거 당시 윤석열 대통령의 핵심 금융 공약이었던 예대금리 공시제는 합리적이고 투명한 금리산정체계 구축과 은행 간 금리 경쟁 촉진으로 금융소비자의 권익을 향상시키자는 취지로 마련됐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기준 가계부채는 1859조4000억원이며, 5월 기준 변동금리 비중은 77.7%(1444조7500억원)다. 지난해 8월 이후 국내 기준금리 인상 폭은 1.75%포인트에 달한다. 이를 단순 추산 시 기준금리 인상 폭만 반영해도, 연간 가계이자는 28조8950억원 가량 늘어난다. 특히 현재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상단이 7%를 돌파한 점 등을 감안시 기준금리 인상분을 시중은행의 대출금리로 치환하면 가계부채는 더욱 확대된다.
이같은 가파른 대출금리 상승세에 힘입어 은행권은 지난해는 물론 올해 1분기까지 역대 최대 실적을 경신 중이다. 실제, 금감원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은행의 당기순이익은 16조9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39.4%(4조8000억원) 늘었다. 이는 역대 최대 규모의 순이익이다.

호실적의 비결은 46조원을 돌파한 은행들의 이자이익에 기인한다. 특히 은행 핵심 수익성지표인 순이자마진(NIM) 역시 1.45%로 전년 대비 0.03%포인트 개선됐다. 그러나 코로나19로 어려운 경기 상황에서 은행들이 가산금리를 과도하게 책정해 폭리를 취했다는 비판이 일었으며, 이를 해결할 방안의 일환으로 예대금리 공시제를 도입하게 된 것이다.

공시제 도입에 앞서 은행권은 경쟁적으로 대출 금리 인하에 들어갔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빅스텝(0.5%포인트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하기 전인 이달 초부터 5대 은행을 비롯한 시중은행들은 대출금리를 낮추고 예적금 금리를 인상하고 있다. 금융당국이 은행권의 '이자 장사'에 대해 경고한 가운데, 예대금리차 공시 전 선제적 금리 조정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공시제 시행 직후 예대금리차가 큰 은행들은 비난받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문제는 공시제의 실효성이다. 예대금리 공시가 기존에 존재하던 것이고, 공시 주기를 1개월로 축소한다 해도 금리변동기에는 매일 금리가 바뀌기 때문에 최신 금리 수준을 적기에 판단하기가 어렵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실질적 금리 인하 효과에 대한 실효성도 의문시된다. 먼저 최근 은행권 예적금 금리 인상 행렬은 '빅스텝'에 의한 자연적 상승분으로 분석된다.
반면 기준금리 인상에도 은행권 대출금리가 줄줄이 인하된 것은 세가지 요인 때문으로 풀이된다. 첫 번째는 대출총량제로 인한 대출 금리의 폭등이다. 지난해 각 은행들은 대출 증가세를 억제하고자 가산금리를 높여 가계대출을 줄였다. 이를 정상화하는 과정에서 가산금리가 정상화됐고, 대출 금리가 인하됐다는 분석이다.

두 번째는 가계대출 규모가 감소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달 기준 5대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699조6521억원으로 전월 대비 1조4094억원 감소했다. 5대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6개월째 줄고 있다. 해당 기간 9조4000억원 가량 감소했다. 이는 급격한 금리 인상기에 이자 부담이 늘어나자 대출 수요가 줄어든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은행권은 대출 금리를 줄여가며 고객 유치에 나선 것이란 진단이다.

끝으로 당국의 '경고'다. 지난달 20일 은행장 간담회에서 이복현 금감원장은 "금리 상승기에 은행들의 예대 금리차가 확대되는 경향이 있다. 은행들의 지나친 이익 추구에 대한 비판이 커지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또한 김주현 금융위원장도 취임 직후 "고객이 굉장히 어려운데 금융사는 돈을 많이 번다. 금융사의 이자수익이 과다하다고 느꼈을 때 상식선에서 질문할 수 있고, 이에 답변해야 한다"고 했다. 이러한 당국의 압박에 은행들은 울며 겨자먹기로 내린 것일 뿐, 정책적 효과와는 거리가 멀다는 것이 금융권의 중론이다.

한 은행 관계자는 "기준금리가 뛰었는데 대출금리가 내렸다는 것은 시장논리 상 맞지 않다"며 "현재 이자장사 논란이 커지면서 대출 금리가 인하되고 있지만, 이는 정책적 효과라기 보다는 당국의 기조에 맞추려는 노력에 가깝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당장 예대금리차 공시제로 대출 금리 줄세우기가 부각되면,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중저신용자 대출 취급 비중이 높은 은행이 불리해진다"며 "이에 은행은 대출문턱을 높이고 중금리 대출 비중을 줄이게 될 텐데, 결국 중저신용 차주의 대출 기회가 박탈되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신민호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o634@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