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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경기침체 우려는 호재?···원·달러 환율 1420원대로 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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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경기침체 우려는 호재?···원·달러 환율 1420원대로 진정

4일 원·달러 환율 1428.0원 출발···전일比 2.2원↓

뉴욕 증권거래소 앞에 월 스트리트 표지판이 걸려 있다. [사진=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뉴욕 증권거래소 앞에 월 스트리트 표지판이 걸려 있다. [사진=뉴시스]
원·달러 환율이 1420원대로 떨어지며 진정세를 보이고 있다. 이는 최근 환율 폭등의 방아쇠가 된 영국의 '부자감세안'이 철회되며, 파운드화 가치를 끌어 올렸기 때문. 반면 미국 제조업은 부진한 모습을 보이며 미 연준의 긴축 속도 완화 전망에 힘을 싣고 있다. 이에 미 증시는 부활했으며, 이날 국내 증시 역시 반등해 환율 하락압력을 높일 것이란 분석이다.

4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이 전일 대비 2.2원 하락한 1428.0원으로 출발했다.
지난주 금요일 1430.5원으로 출발한 원·달러 환율은 유로·파운드화의 안정에 힘입어 장 초반부터 1420원으로 이탈을 시도했다. 그러나 오후 들어 저가성 매수 등이 유입되며 상승, 1435원선에 근접했다. 다만 장 마감에 가까워지자 상승분을 되돌리며 1430원대에서 약보합 마감했다.

이날 환율 하락세의 주재료는 영국의 부자감세안 철회, 그리고 미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긴축 속도조절론의 부상이다.

전일(현지시간) 쿼지 콰텡 영국 재무부 장관은 SNS를 통해 소득세 최고세율 45% 철폐를 추진하지 않겠다는 글을 올렸다. 당초 리즈 트러스 내각은 지난달 23일 총 450억파운드 규모의 감세안을 발표했으며, 이 중 고소득자 세율인하는 20억파운드에 해당하는 감세안이다.

이번 고소득자 감세안 철폐는 폭등한 경기침체 및 인플레이션 우려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감세안 발표 직후 파운드화는 37년 만에 최저치인 1파운드당 1.03달러 수준까지 하락했으며, 이를 수습하기위해 영란은행(BOE)이 1%포인트 이상의 가파른 금리인상을 단행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었다. 감세안 철회 발표 직후 파운드화 가치는 1.1326달러 수준까지 상승했다.

반대로 달러는 약세 흐름으로 전환했다. 현재 달러 인덱스는 111.513 수준까지 하락했다. 파운드화 가치 하락 외에도 경기침체 우려가 불거졌기 때문.

전일 미 공급관리협회(ISM)가 발표한 9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50.9를 기록했다. 이는 전망치(52)를 하회할 뿐만 아니라, 2020년 5월 이후 최저 수준이다. 세부적으로 고용지수는 48.7로 전월 대비 5.5포인트나 하락했으며, 신규수주 역시 4.2포인트 하락했다.
이렇듯 경기둔화 징후가 불거지자, 장기 경기전망을 반영하는 미 국채 10년물 금리가 3.6387%로 전일 대비 4.96%나 하락했다. 이로 인해 미 연준의 통화긴축의 속도를 완화해야한다는 의견이 힘을 얻고 있으며, 이에 2년물 금리 역시 4.1134%로 전일 대비 3.86%나 하락했다.

연준이 긴축속도를 완화할 것이란 전망에 위험선호심리 역시 살아났다. 전일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일 대비 2.66% 상승한 2만9490.89를 기록했다. 이어 대형주 중심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2.59% 상승한 3678.43을, 기술주 위주의 나스닥 지수는 2.27% 상승한 1만815.43을 기록했다.

이런 달러 약세 요인들을 반영, 이날 환율은 1420원 중후반대에 안착할 것으로 전망된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시장은 미 제조업 PMI가 예상을 한참 밑돌자, 연준이 긴축 속도를 늦출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며 "밤사이 뉴욕증시가 급등하면서 오늘 아시아 주식시장도 외국인 투심 개선과 더불어 상승압력이 커질 가능성이 농후하다. 국내증시도 지난주에 이어 외국인 순매수가 유입돼, 환율 하락에 일조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다만 민 연구원은 "분기말 수급에서 수입업체는 환율 하락 시 저가매수, 환율 상승 시 추격매수로 대응한다"며 "오늘 장중 환율 하락 시 결제수요가 공격적으로 유입되며, 1430원을 지지해줄 확률이 높다"고 덧붙였다.


신민호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o634@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