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회사 가진 보험사 증자로 해결· 중소형 보험사 자금 수혈 쉽지 않아
이미지 확대보기시장 금리 인상에 보험업계가 초 비상이다. 감독 당국 권고 사항인 RBC비율 150%를 맞추는 것이 빠듯하기 때문이다.
RBC비율은 보험사가 안은 부채 위험이 현실화했을 때 보험 계약자에게 지급 가능한 자금이 마련 됐는지를 따지는 건전성 지표다. 가용자본(지급여력금액)을 요구자본(지급여력기준금액)으로 나눠 산출한다. 숫자가 클수록 재무 건전성이 좋다. 보험업법에서는 최소 RBC비율을 100% 이상 유지토록 하며 금융당국은 150%를 권고한다.
RBC비율은 지난해까지 큰 무리가 없었다. 하지만 올해 들어 금리가 급등하자 급속도로 떨어졌다. 특히, 매도가능증권을 많이 보유한 보험사들의 경우 금리 인상으로 채권평가익이 크게 줄며 RBC가 떨어졌다. 매도가능증권은 당장 되팔 수 있는 채권으로 시가로 평가한다. 금리 하락 시에는 채권 가격 상승으로 RBC를 높이지만 금리 상승 시에는 반대로 작용한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당국이 유상증자를 통한 자본확충을 권고하자, 하나손보가 유상증자의 첫 스타트를 끊었다. 지급여력(RBC)비율을 높이고자 모회사인 하나금융지주로부터 지난 7월 1500억원의 자금을 수혈 받았다. 이는 하나손보 자본금(3111억원)의 50%규모다. 증자 완료 후 하나금융지주의 하나손보 지분율은 84.57%에서 89.59%로 올랐다. 당시, 하나손보는 금리 인상에 대비코자 선제적 대응에 나섰다며 금리가 가파르게 오를 경우 보험사가 보유한 채권의 평가손실은 커져 RBC 비율은 떨어지므로 이를 대비한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 하나손보의 1분기 RBC비율은 188.86%다. 직전 분기(203.45%)보다 14.59%포인트 하락했다. 가파른 금리 인상에 RBC 비율이 금융당국의 권고치(150%) 아래로 떨어진 보험사도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하나손보의 사전 대비가 돋보인다. 결국 하나손해보험은 지난 7월 1500억원 규모로 유상증자 해 RBC비율이 190%가 됐다. 그래도 지난해 말(203.5%) 대비 13.5%포인트 가량 악화됐다. 특히 금융당국이 보험사에 자본 확충시 유상증자를 우선 고려하라는 권고 후 행한 첫 사례였다.
그동안, 보험사는 신종자본증권, 후순위채권 등으로 자본 확충을 진행해 왔다. 하지만 이 같은 방식이 오히려 금리 인상기에 보험사 건전성에 부담만 키운다는 지적도 나왔다. 금리가 오르면 자본성증권의 발행 비용도 늘기 때문이다.
보험사의 유상증자가 양극화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금융지주처럼 모회사가 탄탄한 보험사는 상대적으로 증자라도 받지만 중소형 보험사는 자금을 수혈 받을 곳이 마땅치 않다. 증자가 쉽지 않은 것이다. 올해 유상증자로 자본확충을 진행한 보험사는 하나손보를 포함해 NH생명보험, DGB생명보험 등 금융지주 계열사가 대부분이다. 올해 상반기에도 4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는 순이익이 전년 대비 10.8% 늘어나 호실적이다. 그만큼 자회사에 자금 투입 여력도 많다.
최근, 한화손해보험도 1900억원 규모로 유상증자에 나섰다. 제3자 배정 방식을 택했다. 대주주인 한화생명이 물량 전량을 소화한다.
한화손해보험이 유상증자를 추진 한 것은 자본건전성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다. 한화손해보험의 2분기 RBC비율은 금융감독원 권고치(150%)에 미달한 135.9%다. 지난해 말까지 176.9%의 RBC비율을 유지했지만, 금리상승 영향이 컸다. 올해 1분기에는 122.8%로 권고치 아래로 떨어졌다. 2분기에는 금융당국이 보험사들의 책임준비금 적정성 평가 제도(LAT) 잉여액의 일부를 가용자본으로 인정해 주기로 제도를 변경하면서 RBC비율은 소폭 올랐다. 하지만 권고치인 150%에는 미달했다.
한화손보는 RBC비율을 끌어올리고자 자본성 증권도 발행했다. 하지만 미매각 사태로 흥행에 실패했다. 수요 예측에서의 850억원 중 무려 840억원이 매각이 안됐다. 6.5%라는 고금리에도 찾는 기관이 없었다. 시장에 팔리지 않은 물량은 주관사인 한국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이 절반씩 인수해 자본 확충 문제는 덜었다. 당분간은 자본성 증권을 통한 자본 확충이 쉽지 않다. 현재 한화손보가 자본 확충을 위해 쓸 수 있는 카드는 유상증자, 사옥 매각 뿐이다. 이번 유상증자에서 대주주인 한화생명의 힘을 빌렸지만, 한화생명 역시 2분기 RBC비율은 167.6%로 높지 않다. 상황이 좋지 못하다.
여타 중소 보험사들도 자본 확충에 비상이다. 캐롯손해보험도 올해 3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진행한다. 캐롯손보는 이사회를 통해 1750억원의 투자 유치를 확정했다. 연내 2차 증자도 마무리한다. 캐롯손보는 지난 6월 말 기준 RBC비율이 149.1%로, 당국 권고치 아래였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현재 채권 시장에서 보험사 물량은 발에 채일 정도로 많다. 중소 보험사들의 신용 등급이 낮아 흥행을 하지 못한다”며 “그나마 대주주가 있는 보험사들은 형편이 낫지만, 변변치 않은 곳은 사옥 매각 등 RBC비율 제고를 위해 사활을 걸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도희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dohee1948@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