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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에서 라면 생수 팔아요” … 금산분리 규제 빗장 풀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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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에서 라면 생수 팔아요” … 금산분리 규제 빗장 풀리나

금융위, ‘금산분리 제도 개선 방향’ 4차 혁신위에 보고 …세 가지 방향에서 검토
은행에서 라면과 생수를 파는 시대가 온다. 금융당국이 디지털 전환과 빅블러 시대 맞춰 40년 만에 금산분리 규제에 대한 매듭 풀기에 나선 것.

16일 금융위는 은행 등 금융사가 생활 서비스 등 비금융 분야 사업에 자유롭게 진출토록 자회사 출자 제한을 풀고 부수 업무 확대에 나선다고 밝혔다. 금융위는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금산분리 제도 개선 방향’을 앞서 지난 14일 제4차 금융규제혁신회의에서 보고 했다.

금산분리 제도개선은 금융산업이 디지털화되고 금융과 비금융 간 경계선이 무너지는 환경 변화에 적극 대응코자 필요하다.

금융당국은 금융사의 자회사 출자 제한, 금융사의 부수 업무 개선에 집중할 방침이다. 당장, 금융위는 금산분리 완화 방향 관련 금융사가 할 수 있는 비금융 업무의 범위를 법령에 어떻게 규정할지 검토에 들어갔다. 현행, 포지티브(열거주의) 방식을 추가 보완하는 방식부터 네거티브(포괄주의) 전환을 하면서 위험 총량을 규제하는 방식 등 다양한 방안을 살핀다.
현재 금융사는 은행과 보험, 저축은행법상 비금융회사 주식을 15% 넘게 소유할 수 없다. 금산법에서도 동일계열 금융사가 단독 또는 공동으로 특정 비금융회사 주식 20%를 초과해 소유하는 것을 막고 있다.

금융사는 법에서 허용된 부수 업무만 수행할 수 있다. 비금융업을 영위할 수 없다. 다만, 현재 KB국민은행의 알뜰폰 사업 ‘리브엠’이나 신한은행의 배달앱 서비스 ‘땡겨요’ 의 경우 금융당국이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해 줌으로써 예외로 삼았다.

금융위는 금융안정을 위해 금산분리 기본 틀은 유지하되, 금융산업이 디지털화와 빅블러 등 환경 변화에 유연히 대응하고 지속 발전토록 부수 업무와 자회사 출자 규제 등을 합리적으로 개선할 뜻을 밝혔다.

금융위는 크게 세 가지 방향에서 금산분리 제도를 개선해 나갈 방침이다.

1안은 현행처럼 부수 업무와 자회사 출자가 가능한 업종을 열거(포지티브 방식)하되 기존에 허용된 업종 외에도 디지털 전환 관련 신규 업종, 금융의 사회적 기여 관련 업종 등을 추가하는 방식이다. 이 방식의 경우 법률 개정 없이 감독규정 개정과 유권해석으로 신속히 추진 가능하다. 금융사의 비금융업 진출에 따른 리스크도 제한될 수 있다. 다만 금융위는 “새로운 업종 추가에는 규정 개정, 유권해석 등의 별도 조치가 필요하다”며 “이 과정에서 법령의 위임 범위내 인지 논란은 제기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2안은 상품 제조와 생산 등 일부 업종을 제외하고 자회사 가능 업종을 전면 허용하되 자회사 출자 한도 등 위험 총량 한도를 설정하는 방식이다. 금융위는 상품을 만드는 제조업이나 건설업 같은 업무는 기본적으로 막되 그 밖에는 자유롭게 할 수 있도록 하자고 주장한다. 금융사의 자회사 출자 한도 위험 총량 규제를 통해 비금융업으로 무한 확장되는 것을 막자는 취지다.이 방안은 새로운 업종이 출현해도 신속하고 탄력적으로 대응 가능하고 금융사가 다양한 비금융업무를 수행할 수 있어 인력·자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단, 법률 개정이 필요해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고, 본업 관련성이 낮은 비금융업 영위에 따른 새로운 리스크 관리 부담도 커진다. 자칫, 리스크가 금융 부문에 전이될 위험도 있다. 금융사의 비금융업 수행 과정에서 중소기업·영세사업자 등 이해관계자들과의 갈등 발생 우려도 크다.

제3안은 자회사 출자는 네거티브 방식으로 전환하고 부수 업무는 포지티브 방식으로 확대하자는 방안이다. 1,2안의 절충안 적 성격으로 금융사 본체와 자회사를 구분해 각각의 특성과 리스크 수준에 맞게 규제를 설계하자는 것이다.

금융위는 금융규제혁신회의에 업무위탁 제도 개선 방향도 보고했다. 현재 증권사와 자산운용사 등 금융투자업의 업무위탁은 '자본시장법'이, 은행·보험·카드사·저축은행 등 타업권은 '금융기관의 업무위탁 등에 관한 규정'이 적용되면서 근거 규정이 다르다.

자본시장법은 내부통제 등을 제외한 본질적 업무에 대한 위탁을 허용하지만 업무위탁규정은 원칙적으로 본질적 업무의 위탁을 금지하고 있다. 은행, 보험 등은 핀테크와의 협업 등이 제한되고 있다. 예컨대 은행의 본질적 업무인 대출심사 중 일부인 담보가치평가 업무를 부동산 빅데이터 분석기술을 보유한 핀테크에 위탁하려 하는 경우 제도상 불가능하다.

금융위는 업무위탁규정의 상위법 위임 근거를 마련할 지 여부와 업무위탁 규율 체계를 통합·일원화 할지 여부 등 업무위탁 규정상 본질적인 업무에 대한 위탁 허용 방식, 수탁자에 대한 검사 권한 신설 여부 등도 검토한다.

금융위는 금산분리 및 업무위탁 제도 개선 방안과 관련해 금융권은 물론 관계부처, 핀테크산업협회, 중소기업중앙회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의견도 수렴해 내년 초 금융규제혁신회의에 구체적 방안을 상정하겠다는 구상을 갖고 있다.

금융위측은 "이번 제도 개선이 금융의 디지털화 촉진 및 금융업과 비금융업 간 시너지 제고를 위한 조치로 금산분리 제도 자체를 완화하는 것은 아니다"며 "산업자본의 은행 지배를 제한하는 금산분리 기본 원칙은 여전히 중요해 향후에도 금산분리의 기본 틀을 유지한다"고 말했다.

그룹 내 금융사가 비금융 계열사에 자금지원을 하는 수단으로 쓰일 가능성 관련, 금융위 괸계자는 "이미 은행법, 보험업법은 동일인 신용공여 한도 등의 규정으로 특정 회사에 대한 과도한 자금지원이 금지돼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이번 방안 중 네거티브화 방식에는 자회사에 대한 출자한도 같은 위험총량을 규정하는 등 금융사의 비금융사에 대한 출자 리스크를 관리하는 방안도 포함한다"고 덧붙였다.


정준범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jbkey@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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