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확대보기이란발 중동 전쟁과 그에 따른 인플레이션 압력에도 금 가격이 오히려 급락하며 전통적인 ‘안전자산’ 역할이 흔들리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2일(현지시각)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금은 통상 전쟁과 물가 상승기에 상승하는 대표적 자산으로 여겨지지만 이번 이란 전쟁 국면에서는 오히려 큰 폭으로 하락했다.
실제로 전쟁 이전 대비 한때 14%까지 떨어지며 예상과 반대 흐름을 보였다.
◇ “달러·금리 때문?”…설명 부족
그러나 금은 파운드화 기준으로 11%, 유로화 기준으로 10%, 엔화 기준으로 11% 하락해 단순히 달러 요인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 물가를 반영한 실질금리 상승도 금에는 부정적이다. 특히 물가연동국채(TIPS) 수익률이 오르면 금의 매력은 상대적으로 떨어진다. 하지만 최근 금 가격은 이러한 변수와도 완전히 일치하지 않는 움직임을 보였다.
◇ 핵심 원인은 ‘과도한 쏠림’
WSJ는 금값 하락의 가장 큰 이유로 ‘과도한 투자 쏠림’을 지목했다. 지난 1년간 금은 개인과 기관 투자자 모두에게 인기 자산으로 자리 잡았고 전쟁이 발생하자 가장 먼저 매도 대상이 됐다는 것이다.
특히 레버리지를 활용한 투자자들이 위험을 줄이기 위해 금을 대거 매도하면서 가격 하락이 가속화됐다. 대표 금 상장지수펀드(ETF)인 SPDR 골드셰어즈로의 자금 유입이 급증했던 점도 이러한 흐름을 뒷받침한다.
◇ 중앙은행 수요도 변수
최근 금 상승을 이끌었던 중앙은행 수요 역시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러시아 전쟁 이후 각국이 달러 대신 금을 외환보유고로 확대하면서 금값이 상승했지만 이번에는 상황이 다르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이번 사태를 “세계 석유 시장 역사상 최대 공급 충격”으로 평가했다. 이에 따라 원유 수입국들은 외환보유액을 축적하기보다 에너지 수입에 사용하는 것이 우선 과제가 되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수출이 막힌 중동 산유국들 역시 재정 압박을 받으면서 금 매도에 나설 가능성이 제기된다.
◇ 개인 투자자도 매도 압력
인도와 중국 등에서 금을 주요 자산으로 보유한 개인 투자자들도 유가 상승과 경기 부담이 커지면서 금을 현금화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다.
전문가들은 현재 금값 하락이 구조적 변화라기보다 단기 수급 요인에 따른 현상일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다만 중앙은행까지 매도에 나설 경우 추가 하락 여지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이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