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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경기침체 경고등 ···"연준 자이언트스텝은 이제 그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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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경기침체 경고등 ···"연준 자이언트스텝은 이제 그만"

미국 경기지표 빠르게 악화 제조럽 업황도 수축 국면
물가 안정서 경기 안정으로 통화정채 무게 중심 전환

미 연방준비제도 청사.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미 연방준비제도 청사. 사진=로이터

미국에서 올해 마지막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두고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당국자들의 발언이 금지되는 블랙아웃 기간에 들어선 가운데 '피벗(통화정책 방향전환)' 기대감이 무르익고 있다. 블랙아웃 기간 돌입 직전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금리 인상의 속도를 완화할 시기가 이르면 12월 회의가 될 수 있다"고 발언했기 때문이다.

6일(현지시간) 미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은 12월 FOMC에서 0.5%포인트 인상할 가능성을 75% 이상으로 내다보고 있다. 지난달 말 66%대에서 10%포인트 가까이 높아졌다.

전문가들은 연준의 통화정책 무게 중심이 점차 물가 안정에서 경기 안정으로 전환되고 있다고 본다. 실제, 미국 경기 침체 신호들은 누적되고 긍정적인 신호들이 점차 줄고 있다.

가장 빠르게 미국 경기를 알 수 있는 10월 미국 경기 선행지수는 전월보다 0.8% 하락한 114.9를 기록하며 8개월 연속 하락세를 보였다.

경기 침체 전조로 해석되는 장단기 금리 역전 현상도 뚜렷해지고 있다.

지난달 23일 10년물 국채 금리가 3.8% 아래로 내려간 반면 2년물 국채금리는 4.52% 근방을 기록하면서 국채 10년물과 2년물 간 장단기 금리차는 1980년 이후 최대 폭으로 역전됐다.

보통 미국 국채 10년물을 장기채권으로, 미국 국채 2년물을 단기채권으로 본다. 장단기 금리차란 미국 국채 10년물과 2년물 간 금리 차이를 뜻한다.

시장 참여자들은 당장 눈앞보다 먼 미래의 경제 불확실성이 더 크다는 점에서 단기채권을 선호한다. 단기채권은 경제상황에 대응할 리스크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에 장기채권보다 비싸다. 하지만 시장 참여자들이 10년 후 경기가 좋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 때문에 장기채권을 꺼릴 경우, 장기채권 금리가 낮아지고 결국 단기금리가 장기금리를 앞지른다. 때문에 장단기 금리 역전 현상은 향후 경제 상황이 좋지 않을 것이라는 시그널로 받아 들여진다.

실제 1980년대 이후 1980년, 1982년, 1991년, 2001년, 2009년, 2020년 등 6차례의 장단기 금리 역전이 있은 후 1~2년 이내에 예외 없이 경기 침체가 이어졌다. 특히 2006~2007년 장단기 금리가 역전 현상이 나타난 후 최악의 글로벌 금융 위기가 터졌다.

아울러, 미국 경제를 지탱하는 제조업 업황도 빨간불이 켜졌다. 11월 미국 공급 관리협회(ISM)의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49.0을 기록했다. 제조업 PMI가 50을 밑돈 것은 코로나19 팬데믹 때인 2020년 5월 이후 처음이다. PMI가 50 이상이면 경제가 호조를 보이고 있다는 것을 뜻하고 50 이하는 수축을 의미한다.

서정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12월 첫째 날 발표된 제조업 PMI는 30개월 만에 기준선인 50을 밑 돌면서 명망 높은 경제지표 중 하나가 침체를 공식화한 상황이다"며 "지난달 파월 연준 의장의 비둘기파적 발언까지 더해져 긴축 조절의 신뢰감이 한층 더해졌다"고 말했다. 다만, 연준의 금리 인상 속도 조절이 여전히 탄탄한 고용 시장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온다.

일각에선 고용시장이 안정된 모습을 보이면서 연준이 경기보다 물가에 집중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하지만 이는 고용지표 통계상 허점으로 실제 고용 시장은 견고하지 않을 것이란 목소리도 있다.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11월 비농업 신규 고용은 26만3000개 늘었다. 일자리 증가 폭은 다우존스가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20만 개)를 큰 폭으로 웃돌았다. 실업률은 전월과 동일한 3.7%로 집계됐다. 사실상 완전 고용 수준이다.

일자리 증가는 평균 임금 상승 압력으로 작용했다. 시간 당 평균 임금은 전월보다 0.6% 급등해 지난 1월 이후 큰 폭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기업들이 인력 확보를 위해 임금을 계속 올리고, 올라간 근로자 임금은 중장기적으로 물가에 상방 압력을 가할 가능성이 커진 셈이다.

다만 고용지표 통계상 허점으로 실제 고용시장이 견고하지 않을 것이란 주장도 있다.

이다은 대신증권 연구원은 "미국 비농업 취업자 수의 경우 기업 조사를 기반으로 작성된다. 하지만 N잡러의 일자리도 중복으로 계산된다는 점에서 허수가 많다"며 "이번 고용시장 지표는 경기에 대한 정확한 신호 라기보다 소음에 가깝다"고 말했다.


정성화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sh122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