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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은행들도 유가증권 투자 손실 경각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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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은행들도 유가증권 투자 손실 경각심

4대 시중은행 330조 규모 보유
비중 낮지만 리스크 관리 필요

미국 캘리포니아주에 실리콘밸리은행(SVB) 전경.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캘리포니아주에 실리콘밸리은행(SVB) 전경. 사진=로이터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의 파산으로 과도한 주식·채권 등 유가증권 투자에 대한 위험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국내은행들도 유가증권 투자·손실 규모가 커지면서 리스크 관리 필요성이 대두 되고 있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4대 시중은행의 지난해 말 기준 보유 유가증권 규모는 총 331조6288억원에 달했다. 이는 1년 전 288조원 수준이던 것과 비교시 약 15% 증가한 수치다.
총자산(은행계정) 대비 보유 유가증권 비중은 평균 18%로, 1년 전(17%)과 유사하지만 소폭 높아졌다. 은행별로는 신한은행의 유가증권 보유 비율이 가장 높았다. 신한은행은 총자산 454조8425억원 중 95조4290억원을 유가증권 형태로 보유하고 있었으며 비중은 21%였다.

KB국민은행은 총자산이 500조3435억원 중 유가증권이 91조5786억원(18.3%)이었고 우리은행은 16.36%(유가증권 69조4515억원/총자산 424조5355억원), 하나은행 16.13%(유가증권 75조1697억원/총자산 466조1382억원)이었다.

은행의 자산 포트폴리오를 다각화 한다는 차원에서 유가증권 투자 비중을 높이는 것 자체는 문제 되지 않는다. 또 파산한 SVB와 비교시 국내 은행들의 유가증권 투자비율은 현저히 낮은 수준으로 큰 우려는 없다는 게 금융당국의 판단이다. 지난해 말 기준 SVB가 보유한 채권 규모는 1174억달러(한화 약 154조875억원)로 총자산의 55% 수준을 나타냈지만 국내 은행들은 20% 안팎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SVB가 안전하다고 평가되는 미국 국채에 집중 투자했음에도 급격한 금리 인상으로 인한 누적 손실로 파산하면서 경각심이 커지고 있다. 또 국내 은행들의 자산 규모가 확대됨에 따라, 절대적인 보유 유가증권 수준과 손실 규모가 커진다는 점도 우려를 키우고 있다.

실제, 지난해 말 기준 각 은행의 연간 유가증권 손익은 대부분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KB국민은행은 2021년 유가증권 투자에서 5365억원 흑자를 냈지만 지난해 1조2058억원 손실을 내면서 적자 전환했다. 같은 기간 신한은행의 적자 규모는 2776억원에서 6042억원으로 확대됐고 하나은행(-2458억→-6404억원)과 우리은행(-652억원→2436억원)도 마찬가지였다.

곽수연 한국신용평가 선임연구원은 "국내 일반은행의 유가증권 비중은 총자산 대비 16% 수준이다. 대부분(70~80%)의 자산이 대출채권으로 이뤄져 있다"면서 "유가증권의 대부분은 국채 및 금융채 등으로 구성돼 있는데 금리가 급격하게 상승하자 유가증권 손실이 크게 늘어났다"고 말했다.

정성화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sh122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