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확대보기금융감독원은 10일 대구은행이 고객 동의 없이 예금 연계 증권계좌를 임의로 추가 개설한 혐의와 관련해 지난 9일 긴급 검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지난 8일 외부 제보 등을 통해 이번 사건을 인지하게 된 금감원은 사안의 중대성을 고려해 즉시 검사에 들어갔다.
금감원에 따르면 대구은행 일부 영업점 직원들이 평가 실적을 올릴 목적으로 증권계좌를 개설한 고객을 대상으로 동의 없이 타 증권사의 계좌를 추가 개설했다. 고객이 실제로 영업점에서 작성한 A증권사 계좌 개설신청서를 복사한 뒤 이를 수정해 B증권사 계좌를 임의로 개설하는 방식이다. 이들은 임의 개설 사실을 숨기기 위해 고의로 휴대폰 번호를 잘못 기입해 계좌 개설 안내문자(SMS)가 발송되지 않도록 차단하는 등의 방식을 동원했다.
이들이 이 같은 방식으로 개설한 불법 계좌 수는 1000여 건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구은행은 지난 2021년 8월부터 은행 입출금통장과 연계해 다수의 증권회사 계좌를 개설할 수 있는 서비스를 도입해 운영 중에 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이번 검사에서 임의 개설이 의심되는 계좌 전 건에 대해 철저히 검사하고, 검사 결과 드러난 위법·부당행위에 대해서는 엄정하게 조치할 예정"이라며 "대구은행이 본건 사실을 인지하고도 금감원에 신속히 보고하지 않은 경위를 살펴보고 문제가 있다면 이에 대해서도 책임을 물을 방침"이라고 밝혔다.
금융당국이 대구은행 직원들의 고객계좌 불법 개설에 대한 검사에 전격 착수하면서 이에 따른 여파에도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금융권 안팎에서는 이번 사고가 경중(輕重)에 따라 시중은행 전환을 앞두고 있는 대구은행의 인허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당초 대구은행은 인가 주요 요건인 자본금 1000억원 이상, 동일인 지분율 10% 이하, 비금융주력자 지분율 4% 이하를 모두 갖추고 있어 사업계획의 타당성, 지배구조 이슈 등에 큰 문제가 없으면 무리 없이 시중은행 인허가를 통과할 것으로 전망됐다.
일각에서는 대구은행이 금융 사고를 일으켜 검사가 시작된 만큼 금융위가 대구은행의 시중은행 인가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처럼 은행권에서 중대형 금융사고가 끊임없이 터지면서 임직원의 도덕적 해이 및 내부통제 부실 논란이 도마에 오르고 있다.
지난해 우리은행이 700억원대 횡령 사고를 일으켜 사회적 파장을 일으킨 데 이어 최근 경남은행에서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을 담당했던 직원이 562억원대의 거액을 횡령한 사건이 발생했다. 곧이어 KB국민은행에서는 증권업무 대행 직원들이 상장사 미공개 중요 정보를 이용해 120억원대의 부당이득을 취득한 사고가 벌어졌다.
금융당국이 지난해 국내은행 혁신 방안을 마련하고 연일 내부통제 강화를 강조하고 있지만, 은행권의 금융 사고는 그치지 않고 있다. 이에 금융당국은 내부통제와 관련한 금융회사 최고경영자(CEO) 및 임원들의 책임 범위를 사전 확정하는 ‘금융회사 지배구조법’ 개정에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금융위원회는 조문화 작업을 마치는 대로 곧 입법예고에 나설 방침이다.
손규미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bal47@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