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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오 연임 여전히 '안갯속'…DGB금융 새 리더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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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오 연임 여전히 '안갯속'…DGB금융 새 리더십은?

경영 성과만 놓고 보면 '합격점'…나이 걸림돌
이복현 "중간에 룰 바꾸는 것" 당국 노골적 반대도 부담
김태오 DGB금융지주 회장이 지난 7월3일 당시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금융감독원장-금융지주회장 간담회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김태오 DGB금융지주 회장이 지난 7월3일 당시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금융감독원장-금융지주회장 간담회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DGB금융지주가 차기 회장 선임을 위한 경영승계 절차에 돌입한 가운데, 김태오 현 회장의 연임 여부가 금융권의 '뜨거운 감자'로 부상하고 있다.

금융권 일각에선 김 회장은 재임하면서 사상 최대 실적을 냈고 핵심 계열사인 대구은행의 시중은행 전환이 추진되는 등 경영 연속성을 위해 연임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금융당국이 금융지주 회장들의 장기집권에 부정적인 시각을 갖고 있어 김 회장의 용퇴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도 우세해지고 있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DGB금융은 지난달 25일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를 열고 차기 회장 후보 선정을 위한 킥오프 회의를 개최했다.
일반적으로 다른 금융지주사들은 회장 임기를 3~4개월 앞둔 시점에 회추위를 가동한다. 그러나 DGB금융은 지난 2019년 차기 회장 후보군의 자질과 역량을 충분한 시간을 갖고 검증한다는 이유로 회장 임기 만료 6개월 전에 경영승계 절차를 개시하도록 최고경영자 경영승계 규정을 바꿨다.

투명하고 공정한 모범 지배구조를 갖추겠다는 점에서 DGB금융의 이번 시도는 긍정적인 평가가 많다. 다만 회장 선임 일정이 길어지다 보니 선임 과정에서 변수가 많고 유력 후보군 예측도 힘들다는 단점이 있다. 당장 김태오 현 회장의 연임 여부도 결론이 나지 않는 상황이다.

김 회장 연임의 최대 걸림돌은 나이 제한이다. DGB금융 배구조 내부규범을 보면 회장은 만 67세가 초과하면 선임 또는 재선임 될 수 없다. 김 회장은 1954년 11월 생으로 현재 만 68세이며 올 11월 이후에는 만 69세다.

내부규범은 이사회 결의를 통해 얼마든지 수정 가능하다는 점에서 김 회장의 연임이 아예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다만 '셀프 연임'으로 비춰지는 모양새가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당국도 부정적인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특히 윤석열 정부에서 금융지주 회장들의 장기집권에 대해 명확한 반대 입장을 여러 차례 드러냈던 터라 김 회장의 3연임 도전을 좋게 바라볼리 없다.
실제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5일 한 행사장에서 기자들을 만나 김 회장의 3연임과 관련 현재 회장이 연임이 가능하도록 바꾸는 것은 "축구를 시작하고 중간에 룰을 바꾸는 것"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하지만 DGB금융이 다른 금융지주 대비 너무 엄격한 연령 제한 규정을 갖고 있고 경영 성과만 높고 봤을 때 김 회장이 연임에 나서도 크게 무리가 없다는 주장도 있다. 주요 금융지주들은 세부적인 규정의 차이는 있지만 연령 제한이 대체로 만 70세 미만이다.

김태오 회장은 2018년부터 DGB금융을 비교적 성공적으로 이끌어오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 대구은행이 시중은행 전환을 앞두고 있다는 점에서 무엇보다 경영 연속성에 무게를 둬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김 회장은 취임 이후 하이투자증권 인수에 성공하고 하이자산운용(옛 DGB자산운용)은 종합운용사 인가를 받으면서 다른 지방지주 보다 선제적으로 비은행 포트폴리오 강화에 힘썼다. 은행 의존도가 높은 금융그룹일수록 은행업이 호황일 때는 호실적을 내지만, 반대일 경우 실적 악화가 불가피해 비은행 포트폴리오가 강화는 안정적 수익기반에 중요한 요소가 되고 있다.

비은행 강화로 2018년 3835억원이던 당기순이익은 지난해 4016억원까지 늘었다. 같은 기간 총 자산은 74조2000억원에서 96조8000억원으로 불었다. 올해도 호실적이 예상된다. 상반기에만 순익으로 3098억원을 거둬들이면서 반기 기준 사상 최대 순익을 기록했고 연간 최대치 달성 가능성이 높다는 게 시장의 관측이다.

일각에선 김 회장이 이미 마음속으로 용퇴를 결정했지만 혼란을 피하고자 발표 시기를 늦추고 있다는 분석도 내놓는다. 잔여 임기가 6개월가량 남은 시점에 용퇴를 발표하면 그룹 안팎의 잡음이 커지는 탓에 남은 기간 '유종의 미'를 거두는데 중점을 두고 안정적으로 경영승계가 이뤄지도록 하겠다는 의도가 있다는 것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현실적으로 당국과 맞설 가능성은 높지 않지 않겠냐"면서 "최근 차기 회장 선정이 끝난 KB금융도 윤종규 회장이 이미 3년 전 용퇴를 결정했다고 밝힌 만큼 김태오 회장도 적절한 타이밍을 찾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성화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sh122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