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DB손해보험에서 35년동안 한우물을 파왔던 정종표 대표이사 사장이 새해 글로벌시장 경쟁력 강화와 미래 성장 먹거리 발굴에 나선다. 정 대표는 DB손해보험에서 인사·법인·개인 영업 부문을 두루 거친 '영업통'이다. 정 대표는 업계 최장수 최고경영자(CEO)로 13년간 DB손해보험을 이끈 김정남 부회장의 바통을 넘겨 받아 어느덧 취임 1주년을 눈앞에 두고 있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35년동안 DB손해보험에 몸 담고 있는 정 대표가 목표인 업계 1위에 도약을 위해 글로벌 시장 경쟁력 강화와 미래 성장 먹거리 발굴에 초점을 맞추고 공격적인 영업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그는 인사·법인·개인 영업 부문을 두루 거친 '영업통'으로 알려져있다. 1962년 출생으로 대구 계성고등학교와 연세대학교 법학과를 졸업했다. 이후 1987년 DB손해보험에 입사해 인사지원팀 상무, 법인1사업본부장 상무, 법인사업부문장 부사장, 개인사업부문장 부사장을 역임했다.
취임 이후 DB손보의 비약적인 성장을 이뤄냈던 김 부회장이 물러나면서 정 대표의 단독 체제에 대한 우려의 시선도 있었으나 한 해 동안 비교적 안정적으로 회사를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DB손해보험은 정 대표의 단독 체제 전환 이후 올해 2분기 별도 기준 473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렸다. 이는 전분기인 4452억원과 비교했을 때 6.2% 증가한 수치다.
3분기에는 일반손해보험 부문의 손익 부진으로 순익이 다소 주춤했다. DB손해보험의 3분기 누적 순이익은 1조262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2% 감소했다. 3분기 실적만 떼놓고 보면 3699억원의 순익을 기록하면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했을 때 20.5% 줄어들었다.
이는 하와이 산불과 괌 태풍에 따른 일회성 사고로 일반보험 손해율이 상승하면서 약 700억원, 금리상승 등 FVPL 평가손실로 인한 500억원 등이 반영된 영향인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 최고 수준을 보이고 있는 DB손해보험의 보험계약서비스마진(CSM) 약진은 고무적이다. CSM은 올해 새 회계기준 도입으로 새로 신설된 지표로 보험사의 미래 이익 규모를 가늠해볼 수 있다. CSM이 높을수록 이익이 많아진다고 볼 수 있기 때문에 보험사들이 앞다퉈 CSM 확보에 공을 들이고 있다.
DB손해보험의 CSM 잔액은 올해 3분기 기준 12조6000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3700억원 증가했다. 이는 업계 1위인 삼성화재와도 200억원대의 근소한 차이다.
전배승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DB손해보험의 견조한 신계약 성장세가 이어지면서 올 3분기 기준 CSM 잔액이 12조6000억원까지 상승했고 상반기에 이어 CSM 상각규모가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으며 예실차 또한 양호하게 관리되고 있다”며 “해외 사고 영향으로 일반보험 손해액이 급증했으나 자동차 손익은 상반기 수준에서 유지되고 있어 4분기 계절적 손해율 상승이 예상됨에도 불구하고 안정적인 보험손익 기반은 유지되고 있다고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DB손해보험은 내년, 목표인 업계 1위에 도약하기 위해 글로벌 시장 경쟁력 강화와 미래 성장 먹거리 발굴에 초점을 맞추고 공격적인 영업 드라이브를 걸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이뤄진 조직개편은 이를 위한 포석이라는 분석이다. 이는 정종표 대표이사 취임 이후 단행된 첫 조직개편이다. DB손보는 지난달 조직개편을 통해 법인4사업본부와 신사업마케팅본부 등 2개 본부와 해외관리파트, 미주보상파트 등 2개 파트를 신설했다.
우선 법인4사업본부는 일반보험 손익과 매출의 균형적인 성장과 신규시장 개척 역량을 제고하기 위한 조직 재정비 차원에서 설치됐다. 신사업 마케팅본부는 비대면 마케팅 기능을 강화하고 각 채널 간 시너지를 제고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해외관리파트는 글로벌 시장에서 신규 사업 추진과 사업운영 업무를 분리하기 위해 신설됐다.
DB손보는 올해 베트남 내 시장점유율 10위권 이내의 손보사 2곳을 인수한 바 있는데 기존 시장에 대한 관리가 요구되는 만큼, 관련 조직을 신설해 이를 강화하겠다는 의도로 읽힌다. 베트남과 더불어 DB손보의 주요 해외 사업 거점인 미국의 사업 강화를 위해 미주보상파트도 신설됐다.
이번 조직개편에는 정 대표의 의중이 강하게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정 대표는 취임 이후 일반보험 부문에서의 철저한 수익관리와 선제적 상품개발, 지속적 신시장 발굴을 강조한 바 있다.
또한 정 대표는 손보업계의 새로운 먹거리로 부상하고 있는 요양사업 및 펫보험 시장 선점을 위해 상품 경쟁력 강화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DB손해보험은 지난 7월 ‘펫블리 반려견보험’을 출시했다. 이 상품의 연간 보장 한도는 2000만원이며 수술 1일 한도는 250만원이다. 보험업계 최초로 반려견 MRI·CT촬영 시 일당 한도를 100만원으로 늘린 것이 특징으로 높은 가성비가 강점이다.
이후 DB손보는 서울시와 부산시 등과 유기동물 관련 협력체계를 구축하여 펫보험 홍보에도 나서고 있다.
같은 달 DB손보는 보험업계 최초로 요양서비스를 이용할 때 발생하는 비용을 사용한 만큼 실손으로 보장하는 ‘요양실손보장보험’도 출시한 바 있다. 이 상품은 독창성을 인정받아 6개월 간의 배타적사용권을 획득하기도 했다.
정 대표는 올해 초 발표한 신년사를 통해 "펫보험, 헬스케어 등 본업에 연계한 신수익 모델을 발굴해 사업영역을 확대하고,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해 해외 신흥시장 진출과 함께 기 진출지역 사업 강화를 통해 해외사업을 본격 확대해야 한다”며 “빅테크에 대응한 디지털 기반의 사업구조 혁신을 지속적으로 추진하여 신규 마케팅 기회를 창출하고 디지털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약력
△1962년생 △계성고등학교 졸업 △연세대학교 법학과 졸업 △DB손해보험 상무 △DB손해보험 부사장(법인사업부문장) △DB손해보험 부사장(개인사업부문장) △DB손해보험 대표이사 사장
손규미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bal4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