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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한화오션, 올 상반기 VLCC 16척 수주...그리스 선사들 발주 행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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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한화오션, 올 상반기 VLCC 16척 수주...그리스 선사들 발주 행렬

찬드리스· TEN 등 10년 넘게 잠잠하던 그리스 선사들, 한화오션 찾아
미·중 갈등에 지정학적 위험 커지자 '대안' 한국 조선소로 선회
한화오션 거제사업장. 한화오션은 올 상반기에만 16척의 VLCC를 수주했으며, 특히 미·중 갈등과 같은 지정학적 위험을 피해 안정적인 한국 조선소를 찾는 그리스 선사들의 발주가 이어지고 있다. 사진=한화오션이미지 확대보기
한화오션 거제사업장. 한화오션은 올 상반기에만 16척의 VLCC를 수주했으며, 특히 미·중 갈등과 같은 지정학적 위험을 피해 안정적인 한국 조선소를 찾는 그리스 선사들의 발주가 이어지고 있다. 사진=한화오션
한화오션이 그리스 '선박왕' 에반젤로스 마리나키스가 이끄는 캐피탈(Capital)사로부터 초대형 원유 운반선(VLCC) 1척을 추가로 따냈다. 이로써 캐피탈사가 한화오션에 발주한 VLCC는 모두 3척으로 늘었다. 한화오션은 올 상반기에만 16척이 넘는 VLCC를 수주하며 시장 지배력을 입증했다.

그리스 조선업계 소식통은 지난 26일(현지시각) 캐피탈사가 올해 초 VLCC 2척을 확정 발주한 데 이어 최근 옵션 1척을 추가로 행사했다고 밝혔다. 이번 옵션 선박 가격은 최근 1억2500만~1억3000만 달러(약 1699억~1766억 원)에 이르는 신조선가에 맞춰 약 1억2750만 달러(약 1732억 원)로 정해졌다. 이를 더한 캐피탈사의 VLCC 신조선 총투자액은 약 12억 달러(약 1조 6310억 원)에 이르며, 해당 선박들은 2027년부터 차례로 인도될 예정이다.

◇ 10년 넘게 잠잠하던 그리스 선사들까지 '컴백'


한화오션을 향한 세계 선사들의 발주 행렬은 마리나키스에 그치지 않는다. 그리스 선사 찬드리스는 16년 만에 VLCC를 발주하며 한화오션을 찾았고, 차코스 에너지 내비게이션(TEN)도 10년 만에 VLCC 신조에 나서며 2척 확정 발주와 1척 옵션 계약을 맺었다. DHT 홀딩스, 오만 국영선사 아시야드 쉬핑, 스위스 어드밴티지 탱커스 등도 한화오션에 VLCC 건조를 맡긴 주요 고객사다.

한편, 캐피탈사는 한국 밖에도 중국 조선소에 척당 약 1억4000만 달러(약 1902억 원)에 이르는 LNG 이중연료 초대형 유조선 6척을 발주하는 등 적극적으로 선대를 확장하고 있다. 이 선박들은 2028년까지 차례로 인도될 예정이다.

주요 글로벌 VLCC 발주사. 자료=글로벌이코노믹이미지 확대보기
주요 글로벌 VLCC 발주사. 자료=글로벌이코노믹

◇ 지정학적 위험에 '안전한' 한국으로


업계는 그리스 선주들이 한화오션으로 몰리는 배경으로 지정학적 위험을 꼽는다. 최근 미국과 중국의 갈등, 러시아 제재, 홍해 사태 여파로 중국 조선소의 사업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선주들이 상대적으로 안전한 한국을 대안으로 선택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세계 VLCC 신조 발주의 약 25%를 차지하는 그리스 선사들의 이런 흐름은 한화오션에 대형 호재가 되고 있다.

실제로 올해 1~5월 세계 VLCC 발주량은 37척으로, 지난해 전체 발주량(18척)을 이미 훌쩍 넘어섰다. 이런 시장 호황에 힘입어 한화오션은 지금까지 세계에서 운항하는 VLCC 919척 가운데 185척을 건조하며 '세계 1위 VLCC 조선소'의 입지를 굳혔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