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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MM 매각 불발] HMM 어디로... 채권단 체제 유지하며 "원점 재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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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MM 매각 불발] HMM 어디로... 채권단 체제 유지하며 "원점 재검토"

산은, 당분간 시장상황 보며 동원 등에 재매각 등 저울질
KDB생명 하나금융에 매각 무산 때처럼... 장기화 가능성

HMM.   /사진=HMM
HMM. /사진=HMM


하림그룹의 HMM 인수 협상이 6일 최종 무산되면서 산업은행 등 매각 측의 향후 행보가 불투명해졌다.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하림그룹의 팬오션·JKL 컨소시엄과의 협상이 결렬되면서 산은이 HMM 매각을 원점에서 절차를 재개해야 하는 상황에 빠져 성공적인 매각을 장담할 수 없게 됐다.

매각이 급한 산은이 최종 입찰에 참여한 동원그룹 등에 HMM 재매각을 시도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시장상황이 만만치 않다. 또 최근 산은이 주도한 주요 기업 인수합병(M&A)이 연이어 불발되면서 HMM 매각도 KDB생명처럼 장기화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산은은 HMM 매각뿐만 아니라 최근 추진한 KDB생명 매각, 대한항공·아시아나 합병 등 주요 기업 인수합병이 잇달아 좌초하면서 책임론이 커지고 있다.

양측의 협상 무산으로 HMM은 다시 채권단 관리 체제로 운영된다. HMM은 지난 2016년 유동성 위기로 산은 등 채권단 관리 체제로 운영된 후 7년여 만인 지난해 시장에 매물로 나왔으나 결국 컨소시엄과 산은·해양진흥공사(이하 해진공) 사이에서 경영권에 대한 치열한 입장 차를 좁히지 못하고 매각 협상이 종결됐다.

산은 측은 “(HMM 매각 관련) 구체적으로 정해진 바 없으며, 향후 관계기관 간 협의를 통해 추후 처리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며 “매각 절차는 다시 시작해야하지만 시작 시점은 현시점에서 특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번 매각 불발은 각 이해관계자들의 첨예한 대립에서 비롯됐다.

해진공 등은 해운산업의 상징성과 중요성을 봤을 때 HMM 경영을 감독할 필요가 있다는 이유로 주식보유 요건을 줄이는 협상안에 끝까지 반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림 관계자는 이번 인수전에 대해 "실질적인 경영권을 담보해 주지 않고 최대주주 지위만 갖도록 하는 거래는 어떤 민간 기업도 받아들이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산은과 해진공은 향후 적정한 시기에 HMM 재매각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코로나19로 인한 물류난으로 호황이었던 해운업계 환경이 최근 급격히 악화됐다는 것을 감안하면 산은의 HMM 매각은 쉽지 않게 전개될 전망이다.

특히 이번 협상에서 매각 이후에도 경영을 감시하겠다는 해진공 측의 입장이 드러난 점, 현재 산은과 해진공이 보유한 1조6800억원어치의 영구채가 주식으로 전환되면 HMM의 발행주식 총수가 내년에 급증해 인수 대금이 커지는 점 등으로 HMM 인수 측의 부담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2025년 4월까지 산은과 해진공이 보유한 영구채를 모두 주식으로 전환하면 총 유통 주식 수가 지금의 6억8900만 주에서 10억2500만 주로 불어나게 된다. 이로 인해 매각 대금이 급격히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실제로 앞으로 HMM 인수는 대기업만이 가능하다는 말도 나오고 있다.

또 현재 해운업계 환경이 급변해 HMM의 경쟁력이 약화될 것이라는 전망도 문제다. HMM이 속해 있는 해운동맹 '디 얼라이언스'의 대표 선사인 독일의 하팍로이드가 세계 1위 선사인 머스크와 함께 내년 2월부터 새로운 해운동맹을 창설한다고 발표하면서 '디 얼라이언스'의 입지가 흔들리고 있기 때문이다.

통상 해운업체들은 특정 항로 내 선사 간 과잉 경쟁을 피하기 위해 동맹을 맺는다. 해운 동맹에는 대표적으로 '2M'과 '오션 얼라이언스', '디 얼라이언스' 등 3곳이 존재한다. 세계 5위 선사인 하팍로이드가 동맹에서 탈퇴하면 디 얼라이언스에는 아시아권 선사만 남게 된다. 여기에 더해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으로 수에즈 운하를 통과하는 물류 환경이 급변하며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

HMM 인수 부담과 해운업계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하림과 함께 HMM 인수전에 참여했던 동원그룹도 HMM 재매수에 신중한 태도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다정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2426w@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