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금융권에 따르면 렌딧, 루닛, 자비스앤빌런즈(삼쩜삼), 트래블월렛, 현대해상이 U-Bank(유뱅크) 컨소시엄을 구성해 조만간 제4인터넷전문은행에 도전하기 위해 예비인가를 신청할 전망이다. 현대해상은 해당 컨소시엄에 최대 30%까지 지분투자를 할 것으로 예상된다.
유뱅크 컨소시엄은 SK텔레콤에도 참여 제안을 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SK텔레콤 측은 거절했다고 알려졌다.
금융당국은 지난해 7월 은행권 과점구조를 해소하기 위해 인터넷은행 등의 신규 인가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소상공인연합회(소소뱅크), 한국신용데이터(KCD), 자비스앤빌런즈(삼쩜삼뱅크) 등이 인터넷은행 신규 인가 신청을 준비 중이다.
또 최근 기존 인터넷은행이 금융소외 계층을 위한 자본 공급 역할을 잘 하지 못하면서 소상공인을 위한 인터넷은행 서비스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졌다.
현대해상의 인터넷은행 설립 도전은 이번이 4번째다. 현대해상은 2000년 처음 대우증권과 인터넷은행 설립을 추진했으나 사업이 무산됐다. 이후 2015년 인터넷전문은행설립 법안이 통과하면서 현대해상은 인터파크를 중심으로 컨소시엄을 맺고 예비인가를 신청했지만 심사에서 탈락했다.
2019년에도 현대해상은 토스가 추진하는 토스뱅크 컨소시엄 초기에 참여했다가 주주구성 등의 이유로 참여를 철회하면서 다시 인터넷은행 진출에 실패했다.
현대해상은 지난해 연말 임원인사에서 정경선 전무를 최고지속가능책임자로 선임하면서 사실상 2세 경영의 포문을 열었다. 정 전무는 현재 디지털전략본부와 브랜드전략본부, 커뮤니케이션본부 등을 총괄하고 있어 인터넷은행 설립과 직접적으로 연관이 있다는 분석이다. 보험업계는 현대해상의 인터넷전문은행 도전이 정 전무의 기회이자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현대해상은 이번 인터넷은행 설립으로 포화된 보험산업에서 사업다각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보험 판매 시장이 GA채널로 이동하면서 경쟁이 치열해진 상황에서 인구 고령화로 고객이 줄어들고 있어 시장이 포화됐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현대해상 관계자는 “금융업 중심으로 사업 다각화를 할 수 있는 방안 중에 인터넷은행 설립이 가장 매력도가 높았다”며 “미래성장동력 발굴 면에서 이점이 있다”고 말했다.
유뱅크 컨소시엄이 타깃 고객으로 삼은 시니어, 외국인, 자영업자들이 보험사 입장에서 매력적인 미래 고객이라는 점도 장점이다.
최근 기후위기가 심화되는 상황에서 손해보험사들은 대기업뿐만이 아니라 중소기업 등에도 배상책임보험이나 화재보험 등을 팔 수 있는 기회를 노리고 있다. 또 최근 유병자 고객을 대상으로 한 간편심사형 상품이 활성화 되고 있는 가운데 현대해상에 인터넷은행이라는 새로운 창구가 생긴다면 고객들에게 더 쉽게 접근할 수 있게 된다.
김다정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2426w@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