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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메프 사태] 무이자 할부 겨우 재개됐는데… 兆단위 피해에 다시 ‘찬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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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메프 사태] 무이자 할부 겨우 재개됐는데… 兆단위 피해에 다시 ‘찬물’

여전채 금리 하락에 카드 '무이자 할부' 서비스 확대 기조
티메프 사태 피해액 확산에… 카드업계 고객혜택 줄일지 고심

티몬 본사 건물. /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티몬 본사 건물. / 사진=연합뉴스
카드업계가 고금리로 개점휴업이던 5개월 무이자 할부를 속속 재개하고 있다. 이는 여신전문금융채권(여전채) 금리 하락으로 카드사들의 자금조달 비용이 완화된 덕분이다. 그러나 '티메프 사태'로 카드 등 금융권을 비롯해 셀러 등 조단위 피해가 우려돼 이같은 긍정적인 흐름에 제동이 걸리고 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AA급 여전채 3년물 평균금리는 지난 30일 기준 3.407%로 2년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이는 여전채 금리가 급격히 오르기 전인 2022년 3월 말과 비슷한 수준이다.
여전채는 카드사와 같이 자체 수신 기능이 없는 여신전문회사가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발행하는 채권을 총칭한다.

이에 따라 카드사들의 자금조달 압력이 낮아지면서 신한, 삼성, KB국민, 우리, 롯데카드 등 주요 카드사들은 온라인쇼핑몰, 여행, 항공, 면세점, 보험 업종에서 최대 5개월 무이자할부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불거진 '티메프 사태'로 카드업계에 다시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티몬과 위메프에 1조원 이상의 건전성·유동성 문제가 있다"고 언급하면서, 피해 규모가 조 단위로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했다.

특히 주목할 점은 PG(Payment Gateway)사들의 손실 부담에 대한 문제다. 이 원장은 "카드사와의 (책임 분담 등) 상황 조정에 대해서는 무시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챙겨보겠다는 것”이라고 밝혀, 카드사들도 손실 분담에 참여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PG사들은 이미 자신들이 모든 부담을 떠안을 경우 자신들도 지급불능 상황에 빠질 수 있다며 카드사의 책임분담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 이들은 온라인 결제에서 가장 많은 수수료를 받는 카드사들이 도의적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실제로 온라인 결제에서 PG사들이 받는 수수료는 0.2~0.3% 수준인데 반해 카드사들이 받는 수수료는 2%대인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들은 티메프의 미정산 판매대금 규모와 금융당국의 추가 지원 움직임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만약 카드사들이 손실 분담을 위해 대규모 여전채 발행에 나설 경우, 시장의 수급불균형이 커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현재까지 채권시장에서 티메프 사태의 영향은 크게 나타나고 있지는 않다. 지난달 30일 기준 카드채(3년물, AA급 기준)의 스프레드는 0.424%포인트로, 여전히 2021년 9월 이후 최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스프레드는 카드채와 국고채 간 금리 차이로, 스프레드가 커질수록 카드사의 자금 조달 여건은 악화된다.

금융계 관계자는 "여전채 발행이 증가한다고 해서 반드시 여전채 금리가 상승한다고 단정 짓기는 어렵다"면서도 “현재 티메프 환불에 대한 1차 책임은 PG사에 있다"고 말했다. 티메프 사태에서 카드사의 직접적인 손실 부담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낮을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된다.


김다정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2426w@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