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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 실적착시②] 금융당국, ‘고무줄 실적’ 차단 예고...잔치는 끝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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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 실적착시②] 금융당국, ‘고무줄 실적’ 차단 예고...잔치는 끝난다

당국, 연내 보험사 계리 가정 가이드라인 마련
“보험사들, 제무제표 관련 더 소통할 필요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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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손해보험협회
금융당국이 보험사 실적 착시 논란을 해소하기 위해 하반기 새 회계제도(IFRS17) 개선을 예고했다. 이는 대형 손보사들이 또 역대 최대 실적을 경신하면서 보험업계의 '고무줄 실적' 논란이 해소되지 않은 데 따른 조치다.

실적 논란은 보험사 자체 건전성과 동양생명, ABL생명 등 인수합병(M&A)시 기업가치 평가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비판론이 커지고 있다.
1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실적발표에서 삼성화재·DB손해보험·메리츠화재·현대해상·KB손해보험 등 상위 5개 손보사의 합산 당기순이익(별도 기준)이 4조8211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22% 증가했다. 이미 몇 번이나 반복된 ‘최대 실적 경신’에 다시 실적 부풀리기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금융당국은 보험사들이 계리적 가정을 자의적으로 설정해 단기 실적을 부풀렸다고 의심하고 있다. 2년전 도입된 IFRS17은 계리적 가정 산출의 기본원칙만 제시한다. 이 때문에 ‘미래에 생길 이익을 앞으로 끌어 쓰는’ 형식의 회계가 가능하다.
예를 들어, 보험 중 무·저해지 상품은 예상 해지율 설정에 따라 이익 규모가 달라져 보험사가 해지율을 높게 설정하면 단기 실적 ‘뻥튀기’가 가능하다. 당국은 이러한 상황을 우려하며 제도를 다시 손보려고 하고 있다.

실적 논란으로 보험사 자체의 건전성과 인수합병(M&A)에 악영향을 줘 보험 시장 전반의 건전성을 해치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올해 말 기준금리가 인하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보험사 건정성 우려도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IFRS17의 건정성 기준인 신지급여력비율(K-ICS, 킥스)은 금리가 떨어지면 오히려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금리가 인하되면 일부 중소형 보험사는 킥스비율이 위험수준까지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달 금융당국은 '보험개혁회의의 10대 추진 전략' 중 하나로 '불분명한 계리적 가정에 대한 가이드라인 등 고무줄식 회계 이익의 우려 차단'을 제시했다. 구체적으로는 주요 계리 가정 업계 가이드라인 마련, IFRS17 계리 가정 관리기구 설치 검토, 재무정보 공시 실효성 확보, 회계·계리법인 외부검증 책임성 강화 등의 방안을 검토해 올해 안에 발표할 계획이다.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보험개혁회의에서 “연말까지 매월 회의를 개최해 판매채널, 회계제도, 상품구조 등의 종합 개선 방안을 검토하겠다”며 “최근 국민들의 관심이 높은 실손보험과 IFRS17 쟁점 사항의 경우 가급적 연말 전에 빠르게 개선방안을 도출·확정하겠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애널리스트들은 보험사 회계에서 참고할 자료가 부족하다고 토로하고 있다. 회계에서 보험 종류를 더 구체적으로 구분하고 각 보험에 적용한 할인률 등을 제무제표해 기재하는 등 회계의 신뢰성을 높여야 한다”고 말하면서 “기업이 제무제표를 제시하며 왜 이런 결과가 나왔는지 적극적으로 소통할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김다정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2426w@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