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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노조가 쏘아올린 주 4.5일제… 은행 vs 금융노조 격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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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노조가 쏘아올린 주 4.5일제… 은행 vs 금융노조 격전

전국금융산업노조, 내달 25일 총파업 가결
“근로시간 단축은 저출생·지방소멸 최종 해결책”
노조 측 “요구안 반영되면 사측과 임금인상률 논의”
‘고임금’ 금융권이 주장할 바 아니라는 일각 비판 있지만

29일 서울 중구 금융노조투쟁상황실에서 열린 총파업 투쟁계획 발표 기자간담회에서 한국노조총연맹 전국금융산업노조 관계자들이 손팻말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이민지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29일 서울 중구 금융노조투쟁상황실에서 열린 총파업 투쟁계획 발표 기자간담회에서 한국노조총연맹 전국금융산업노조 관계자들이 손팻말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이민지 기자
금융권의 ‘주 4.5일제’를 두고 노사의 기 싸움이 이어지면서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이 노동조합이 총파업에 나서겠다고 엄포를 놨다. 금융노조는 매년 임금 인상안 교섭이 결렬되면 중앙노동위원회 조정 신청에 이은 투쟁을 반복하고 있다. 금융권은 금융노조의 이런 관행이 건전한 노사 문화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지적이다.

한국노조총연맹 전국금융산업노조는 29일 서울 중구 금융노조투쟁상황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전날 있던 총파업 찬반투표에서 95.06%의 압도적 찬성표가 나왔다”며 “오는 9월 25일 총파업에 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김형선 금융노조 위원장은 “이번 총파업은 ‘주 4.5일제를 위한 최초의 산별 총파업’이라는 의미를 가진다”고 말했다.

노조 측 핵심 요구사항은 4.5일제 실시, 영업 개시시간 9시 30분으로 연장, 금융의 사회적 책임 역할 강화, 본점 이전 계획 통지의무 등 노조와 합의 강화 등이다.
김 위원장은 “저출생·지역소멸 등 현 사회적 문제는 장시간 근로를 강요하는 문화를 획기적으로 바꿔야만 해결 가능하다”며 “다만 사용자 측이 노조 요구안에 어떠한 대화나 논의를 거부하는 상황이라 파업에 나서기로 결정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금융노조는 약 20년 전인 지난 2004년 주5일제를 최초 도입한 노조라, 이번엔 주 4.5일제 혁신에 성공할지 여론의 관심이 모이는 상황이다.

이와 함께 은행 영업개시시간을 9시 30분으로 늦추고, 금요일 오후 시간은 문을 닫자고 노조 측은 주장했다.

김 위원장은 “영업 직원들은 9시 시작하는 고객 응대를 위해 매일 30분~1시간가량 일찍 출근하고 있다”며 “지난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영업시간 단축 사례와 마찬가지로 노사의 합의만 이뤄진다면 충분히 실현 가능한 방안”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노조가 영업직원 약 6500명을 상대로 실시한 지난 6월 기준 은행영업점 오전 출근 시간 현황 설문조사에 따르면 8시 30분 이전에 출근한다는 응답은 전체의 85%(5492명)에 달했다.

다만 이 같은 근로시간 단축 문제는 금융권이 나설 사안이 아니라는 여론에 대해선 충분한 설득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다른 직종과 비교해 임금이 높고 육아·휴직 여건도 안정적인데, 근로여건 개선에 높은 임금 인상률(총액임금 기준 8.5%)까지 요구해 부정적인 시선이 따랐기 때문이다.

김 위원장은 이와 관련 “근로시간 합의가 이뤄진다면 임금 인상률은 사측과 다시 논의해볼 여지가 있다”고 일축했다.

하지만 사측은 금융노조가 매년 이런 행동을 반복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노조는 2년마다 임금협상과 단체협상을 동시에 진행하는 해에 강경 투쟁을 하고 있다. 2년 전인 2022년에는 임금 6.1% 인상과 주 4.5일제 등을 요구했다. 사측과 협상이 결렬되자 총파업에 나선바 있다. 사측은 수용 불가능한 안을 제시하는 벼랑끝 대치를 하다가 막판에 합의하는 구시대적인 행태가 이제는 바뀌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민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j@g-enews.com